실수로 깬 유리문, 합의금 100만원?…'고의' 없으면 형사처벌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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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로 깬 유리문, 합의금 100만원?…'고의' 없으면 형사처벌 안돼

2025. 10. 30 11:00 작성2025. 11. 11 14:08 수정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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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진 연인 집 유리 파손 후 재물손괴 고소…경찰 '25만원 배상' 결론에도 4배 합의금 요구 논란. 법조계 "과실은 무죄, 민사 배상으로 충분"

헤어진 연인의 집에서 실수로 유리문을 깬 A씨가 재물손괴로 고소당했다./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헤어진 연인의 집에서 실수로 깬 유리문 한 장, 100만원짜리 합의금 폭탄으로 돌아왔다.


전 연인의 자취방에서 실수로 유리문을 깼다가 재물손괴 혐의로 고소당한 A씨. 경찰 조사까지 받았지만 진짜 문제는 그 이후에 터졌다.


경찰은 유리값 25만원을 물어주고 사과하면 된다고 했지만, 전 연인은 합의금으로 100만원을 요구하고 나섰다. A씨는 과연 이 돈을 전부 물어줘야 할까.



"경찰은 25만원... 전 애인은 100만원" 엇갈린 계산서


사건의 발단은 사소한 실수였다. A씨는 전 연인의 집에서 실수로 유리문을 파손했다. 하지만 상대방은 대화 대신 연락을 차단하고 곧장 A씨를 재물손괴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경찰서에 출석한 A씨는 수사관과 조사를 진행했고, 깨진 유리의 실제 수리비가 25만원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수사관은 A씨에게 유리값 25만원을 배상하고 사과 문자를 보내는 선에서 사건을 마무리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A씨가 배상을 위해 연락을 시도하려던 찰나, 전 연인에게서 뜻밖의 연락이 왔다. 합의금으로 100만원을 달라는 요구였다. 실제 손해액의 4배에 달하는 금액에 A씨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합의금 액수가 너무 과하다"는 생각에 법률 전문가들을 찾기에 이르렀다.



"실수냐 고의냐, 그것이 문제로다"…형사처벌 가르는 '결정적 한 끗'


변호사들은 A씨의 사연에 대해 한목소리로 '고의성' 여부가 사건의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형법 제366조가 규정하는 재물손괴죄는 타인의 재물을 '고의로' 망가뜨렸을 때 성립하는 범죄이기 때문이다. 만약 A씨의 주장대로 고의 없이 실수로 유리를 깬 것이라면, 이는 형사처벌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리즈법률사무소 이정수 변호사는 "형법상 과실에 의한 재물손괴는 범죄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무죄로 주장해 볼 여지가 충분히 있다"고 조언했다.


즉, A씨는 형사상 범죄자가 아니라, 민사상 손해를 끼친 사람으로서 실제 발생한 손해액 25만원만 배상할 책임이 있다는 의미다. 상대방이 요구하는 100만원은 법적 근거가 희박한 금액인 셈이다.



"합의금 100만원, 꼭 줘야 하나?"…변호사들의 현실 조언


그렇다면 A씨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법률 전문가들은 몇 가지 현실적인 해법을 제시했다. 우선 상대방의 과도한 요구에 끌려다닐 필요는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김경태 변호사는 "상대방이 요구하는 100만원은 실제 손해액의 4배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다소 과도해 보인다"며 "경찰 조사에서 확인된 25만원의 손해액과 사과문자를 통한 합의안을 다시 제안해보라"고 말했다.


만약 상대방이 끝까지 100만원을 고수하며 합의를 거부한다면 어떻게 될까. 재물손괴죄는 피해자의 의사와 상관없이 처벌이 가능한 '비반의사불벌죄'다. 하지만 법무법인 선승의 안영림 변호사는 "실수로 깼다는 점을 입증하기 어렵다면, 혐의 인정 후 유리값에 약간의 위자료를 더한 수준에서 합의해 기소유예 처분을 받는 편이 현실적"이라고 설명했다. 기소유예는 혐의는 인정되지만 검사가 여러 상황을 고려해 재판에 넘기지 않는 처분이다.


상대방이 막무가내로 나올 경우, 법원에 실제 손해액인 25만원을 '공탁'하는 방법도 있다. 피해자가 돈을 받지 않으니 법원에 대신 맡겨 배상 의지가 있음을 증명하는 절차다. 이는 향후 재판으로 이어지더라도 A씨에게 유리한 양형 사유로 작용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법조계의 중론은 'A씨가 100만원을 모두 줄 의무는 없다'는 것이다. 실수로 벌어진 일이라면 형사처벌을 피할 가능성이 높고, 설령 처벌받더라도 초범이고 피해액이 적어 무거운 벌이 나오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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