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17일 아기 숨지게 한 친모, 대법서 '살인 무죄'…징역 3년 확정
생후 17일 아기 숨지게 한 친모, 대법서 '살인 무죄'…징역 3년 확정
원치 않은 임신으로 홀로 출산
아기 울음소리 피하려 이불 덮어 사망케 해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A씨는 18세이던 2022년 5월경 교제하던 남자친구 B씨의 아이를 임신했다. 임신 사실을 안 B씨는 미안하다는 말만 남기고 군에 입대했고, 방치된 채 홀로 남은 A씨는 유산을 시도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아 결국 이듬해 병원에서 딸을 출산했다.
범행은 아기가 병원에서 퇴원한 다음 날인 2023년 2월 2일에 발생했다. A씨는 대구 달서구 주거지에서 아기의 울음과 칭얼거림을 피하고자 전신에 두꺼운 겨울용 이불을 겹겹이 접어 올린 뒤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잠이 들었다.
약 3시간 뒤 잠에서 깬 A씨는 아기가 숨을 쉬지 않는 것을 발견하고 부친과 119의 도움을 받아 병원으로 후송했으나, 아기는 다음 날 저산소성 허혈성 뇌병증으로 끝내 사망했다.
1심 "아동학대살해" vs 항소심 "살인 고의 입증 안 돼"
재판 과정에서의 핵심 쟁점은 A씨에게 '살인의 고의'가 있었는지 여부였다. 수사 과정에서 A씨가 범행 전 인터넷에 '신생아 이불질식사', '이불 압박 살해' 등을 검색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에 1심 재판부는 A씨가 범행을 계획했다고 보아 아동학대살해죄를 인정해 징역 12년의 중형을 선고했다.
하지만 항소심의 판단은 달랐다. 사건을 맡은 대구고등법원 제1형사부는 A씨의 아동학대살해 및 살인 혐의를 무죄로 뒤집고, 아동학대치사죄만 유죄로 인정해 징역 3년으로 크게 감형했다.
재판부는 그 근거로 A씨가 인터넷으로 범행 방식뿐만 아니라 '베이비박스', '보육원' 등 입양 기관도 함께 검색한 점, 이불을 덮은 뒤 추가적인 압박을 가하지 않은 점, 잠에서 깬 직후 아기의 위험을 인지하고 119에 직접 신고하며 심폐소생술(CPR) 등 구호 조치를 다한 점 등을 짚었다. 살해의 확정적 고의나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취지다.
이어 재판부는 피해자를 보호할 의무가 있음에도 학대해 생후 약 2주 만에 사망에 이르게 한 죄책이 중하다면서도, 피고인이 불우한 환경에서 성장해 방치된 채 우울감 속에 우발적으로 범행에 이르렀고 만 20세의 초범인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대법원, 검사와 피고인 상고 모두 기각하며 원심 확정
이어진 상고심에서도 판결은 뒤집히지 않았다. 살인 혐의를 주장한 검사 측과 형량이 너무 무겁다는 피고인 측 모두 대법원의 문을 두드렸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사건을 맡은 대법원 제2부는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살인의 고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판시했다.
아울러 10년 이상의 징역형이 아닌 사건에서 양형 부당을 이유로 한 피고인의 상고 역시 적법하지 않다고 판단하며 징역 3년을 최종 확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