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해준 병원이 사라졌어요"…SNS '공짜 시술' 미끼에 보험사기범 될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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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해준 병원이 사라졌어요"…SNS '공짜 시술' 미끼에 보험사기범 될 위기

2025. 09. 16 16:51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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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병원 주도 사기 가능성…치료 필요성·과정 입증이 관건, 경찰 조사 전 변호사 상담 필수"

안구건조증 치료를 협찬해준다는 말에 속아 치료를 받은 A씨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보험사기 공범으로 몰릴 위기에 처했다./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무슨 일인지 너무 놀라 병원에 연락했더니 '사라진 병원'이랍니다."

어느 날 경찰로부터 '보험사기' 수사 연락을 받은 직장인 A씨의 하소연이다. 안구건조증을 고치려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보험사기 공범으로 몰릴 위기에 처했다.


평소 심한 안구건조증으로 근무 중 인공눈물을 달고 살던 A씨에게 한 줄기 빛과 같은 소식이 찾아온 것은 2023년 9월이었다. 한 안과에서 인스타그램 다이렉트 메시지(DM)를 통해 안구건조증 치료를 '협찬'해주겠다는 제안을 해온 것이다. 유명 게이머도 다닌다는 말에 솔깃해진 A씨는 병원을 찾았다.


병원 측은 A씨에게 10회에 200만 원짜리 레이저 치료 패키지를 권했다. A씨가 비용 부담을 토로하자, 병원 관계자는 "실손의료보험(실비보험)이 있으면 환급받을 수 있다"며 "특별히 피부 관리도 서비스로 넣어주겠다"고 그를 안심시켰다.


결국 A씨는 그 제안을 받아들여 10월부터 치료를 시작했다. 하지만 마지막 '서비스' 피부관리 이후 피부가 완전히 뒤집어지는 부작용을 겪었고, 모든 치료가 끝난 뒤에는 경찰로부터 청천벽력 같은 연락을 받았다. A씨가 치료받았던 병원이 보험사기 혐의로 수사선상에 올랐다는 것이다. A씨가 수소문했을 때, 그 병원은 이미 흔적도 없이 사라진 뒤였다.


"실비 처리 다 돼요"…'공짜 피부관리'는 덫이었나?


법률 전문가들은 A씨의 사례가 병원이 주도하는 전형적인 보험사기 수법일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안과 치료와 무관한 '피부 관리'를 서비스로 제공한 점이 결정적인 단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법무법인 대환의 김상훈 변호사는 "불필요한 시술을 통해 보험금을 수령하는 전형적인 보험사기에 연루된 것으로 보인다"며 "안구건조증 치료비 충당 명목으로 불필요한 피부 시술이 진행됐다면 처벌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이런 유형의 사기에서 병원은 실손보험 적용이 되지 않는 미용 시술(피부 관리 등)을 '서비스'로 제공한 뒤, 해당 비용을 실손보험 처리가 가능한 다른 치료 항목에 덧씌워 허위로 보험금을 청구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환자는 '공짜 시술'에 만족하고, 병원은 부당이득을 챙기는 구조다. 환자 본인은 억울할 수 있지만, 수사기관의 시각은 다를 수 있다.


경찰 수사 왜?…환자도 '미필적 고의' 공범 될 수 있다


A씨가 결백을 주장하더라도 안심할 수 없는 이유는 '미필적 고의(未必的 故意)' 때문이다. 미필적 고의란, 자신의 행위로 범죄가 발생할 가능성을 알면서도 이를 용인하는 심리 상태를 말한다. 법무법인 대한중앙의 조기현 변호사는 "보험사기의 경우 경찰과 검사는 환자가 병원의 사기에 가담한다는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는 점을 최대한 넓게 적용해 기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즉, 수사기관은 '상식적으로 무관한 피부 관리를 서비스로 받는 시점에서 보험금 허위 청구를 의심할 수 있지 않았느냐'고 추궁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A씨가 명확하게 자신의 입장을 소명하지 못하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 보험사기 공범으로 처벌받을 수 있는 것이다. 조 변호사는 "벌금형만 받아도 향후 보험 가입에 불이익이 발생하므로 무혐의 주장이 가능한 사안이라면 최초 경찰 단계부터 일관되게 주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라진 병원", 무혐의 입증 어떻게?…변호사들 "이것부터 챙겨라"


전문가들은 A씨가 혐의를 벗기 위해선 '사기 의도가 없는 실제 환자'였음을 증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더든든 법률사무소의 조수진 변호사는 "경찰 조사 시 병원 측이 모든 과정을 주도했고, 본인은 실제 안구건조증으로 치료가 필요했다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며 "인공눈물을 상시 사용할 정도로 증상이 있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선 객관적인 증거 확보가 필수적이다. 변호사들은 ▲병원 측과 주고받은 인스타그램 DM·문자메시지 ▲진단서·처방전·영수증 ▲실비보험 청구 내역 등 모든 자료를 수집해 경찰 조사에 대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법률사무소 새율의 최성현 변호사는 "실제 안구건조증 증상이 있었고, 병원 측 안내를 신뢰하고 따랐을 뿐이라는 점을 명확히 소명한다면 공범이 아닌 피해자로 인정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결국 A씨는 병원의 유혹에 넘어간 피해자일 가능성이 높지만, 법적으로는 보험사기 공범이라는 위험한 경계선에 서게 됐다. 안구건조증을 고치려다 더 큰 마음의 병을 얻게 될 처지에 놓인 A씨가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이제부터라도 철저한 법적 대응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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