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을 넘었다" 사과하더니 "네 탓"…강제로 키스한 사람, 처벌될까요?
"선을 넘었다" 사과하더니 "네 탓"…강제로 키스한 사람, 처벌될까요?
지난해 12월 강제추행 피해…가해자 사과 메시지·목격자 확보, 고소 결심

지인에게 원치 않는 신체 접촉을 당한 A씨. 가해자가 사과 후 태도를 바꿔 책임을 전가하자, A씨는 사과 메시지와 목격자 진술을 확보해 고소하기로 했다. / AI 생성 이미지
A씨는 지난해 12월 인천의 한 숙소에서 지인 B씨로부터 원치 않는 신체접촉을 당했다. 술에 취해 지쳐 있던 A씨를 B씨가 강한 힘으로 방으로 끌고 갔고, 입 안에 손가락을 넣거나 강제로 키스를 시도했다.
사건 직후 B씨는 메신저를 통해 "선을 넘었다",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최근 B씨는 다시 A씨에게 접근해 "네가 다정하게 말한 것이 잘못"이라며 책임을 돌렸다.
결국 A씨는 회복했던 일상이 무너질 정도의 스트레스를 받아 B씨를 고소하기로 결심했다. B씨의 사과 메시지와 목격자 진술까지 확보한 상황, 과연 가해자를 처벌할 수 있을까?
"선을 넘었다, 미안하다" 사과하더니…돌변해 "네 탓"
A씨는 지난해 12월, 인천의 한 숙소에서 끔찍한 일을 겪었다. 당시 상당히 취하고 지친 상태였던 A씨는 B씨에게 목과 어깨를 붙잡혀 강한 힘으로 방에 끌려 들어갔다.
B씨는 A씨를 계속 붙잡은 채 입 안에 손가락을 넣고, A씨가 거부하는데도 키스를 시도해 혀가 입술에 닿게 했다. A씨는 놀라 거부했고, 그 충격으로 천식 발작까지 일으켰다.
사건 직후 B씨는 메신저로 "선을 넘었다", "미안하다"고 사과하며 "알딸딸했다", "중간 기억이 사라졌다"는 말을 남겼다. A씨는 감정 소모를 피하기 위해 문제를 삼지 않았지만, 최근 B씨가 다시 접근해 "네 탓"이라며 책임을 전가하자 고소를 결심했다.
강제추행 vs 준강제추행…'사과 메시지'와 '목격자'가 핵심 증거
변호사들은 A씨가 확보한 증거들을 토대로 강제추행 또는 준강제추행죄로 고소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봤다.
우선 B씨가 힘으로 A씨를 제압하고 신체접촉을 했다면 폭행을 수단으로 한 강제추행죄가 성립할 수 있다. 법무법인 베테랑 박건일 변호사는 "힘으로 신체를 붙잡아 이동시킨 점, 입 안에 손가락을 넣고 키스를 시도한 점은 유형력 행사에 의한 추행으로 평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만약 A씨가 술에 취해 저항하기 힘든 상태였고 B씨가 이를 이용했다면 준강제추행죄 적용도 검토된다. 법무법인 에스엘 이성준 변호사는 "피해자가 만취 상태이거나 축 늘어진 상태에서 이루어진 키스와 신체접촉은 준강제추행으로 인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변호사들은 특히 B씨의 사과 메시지와 목격자 진술의 증거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 제로변호사 홍윤석 변호사는 "상대방이 범행을 인정하는 취지의 메신저 대화는 매우 중요한 증거"라며 "목격자 진술과 기록이 일치한다면 입증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법무법인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 역시 "상대방이 술에 취해 기억이 없다는 주장은 고의가 없었다는 의미와 동일하지 않다"고 짚었다.
입에 손가락 넣는 행위, '유사강간'까지 검토 가능성
일부 변호사들은 B씨의 행위가 단순 추행을 넘어 '유사강간' 혐의까지 검토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사강간은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의 구강·항문 등 신체 내부에 손가락 등 신체 일부나 도구를 넣는 행위를 처벌하는 범죄다.
이성준 변호사는 "입 안에 손가락을 넣은 행위는 단순 추행보다 중하게 평가될 가능성이 있다"며 "유사강간 규정의 검토 대상이 될 수 있으므로 고소 단계에서 포괄적으로 주장하는 방식이 안전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법무법인 도모 김상훈 변호사도 "상대방이 입 안에 손가락을 넣고 키스를 시도한 행위는 단순 추행을 넘어 유사강간의 성립 여부까지 검토해야 할 사안"이라고 봤다.
시간이 지났어도 고소 가능…"공소시효 10년, 문제없다"
사건 발생 후 시간이 흘렀다는 점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강제추행죄의 공소시효는 10년이므로 지난해 12월에 발생한 사건은 시효가 충분히 남아있다.
법무법인 베테랑 황윤경 변호사는 "강제추행과 준강제추행의 공소시효는 10년이라, 2023년 12월 사건은 지금 고소해도 시간상 아무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법률사무소 새율 최성현 변호사는 "상대방이 '선을 넘었다'는 취지로 발언한 메신저 기록은 사실상 범행을 인정하는 진술에 준하는 것으로 핵심 증거로 기능할 수 있으며, 현장 목격자 진술도 피해 사실의 신빙성을 강하게 뒷받침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