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랫집의 '없는 소음' 스토킹, 법의 심판대 오르나
아랫집의 '없는 소음' 스토킹, 법의 심판대 오르나
1세 아기집에 "뵈는 게 없다" 협박…변호사들 "명백한 범죄"

1세 아기를 둔 가족이 층간소음 누명을 쓰고 아랫집 이웃에게 스토킹을 당하고 있다. / AI 생성 이미지
만 1세 아기와 임신한 아내를 둔 한 가장이 있지도 않은 층간소음 누명을 쓰고 끝없는 괴롭힘에 시달리고 있다.
수백만 원을 들여 소음 방지 매트를 깔고 화해의 손길을 내밀었지만, 돌아온 것은 30차례에 가까운 협박과 욕설이었다. 법률 전문가들은 만장일치로 '스토킹 범죄'라며 신속한 법적 조치를 촉구했다.
이사 첫날의 협박…수백만원 매트도 '무용지물'
악몽은 24년 10월, A씨 가족이 새 아파트로 이사 온 첫날부터 시작됐다. 아랫집 50대 남성은 다짜고짜 인터폰으로 "이사 조용히 좀 합시다"라며 경고했다.이튿날에는 직접 A씨의 집 문을 두드리며 "나는 혼자 사는 50대라서 눈에 뵈는 게 없으니 조용히 하는 게 좋을 것"이라며 섬뜩한 협박을 가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A씨는 사비 수백만 원을 들여 소음 방지 전문 매트를 시공하고, 이웃과 잘 지내고픈 마음에 과일까지 사 들고 찾아가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A씨의 진심 어린 노력에도 남성의 괴롭힘은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A씨의 개인 연락처로 30차례 가까이 전화와 문자를 퍼부으며 층간소음을 주장했고, 협박과 욕설은 물론 가족을 모욕하는 언행까지 서슴지 않았다.
경찰 신고 후 더 교묘해진 '우회 스토킹'
결국 A씨는 12월에 아랫집 남성을 스토킹 혐의로 경찰에 신고했다. 그러자 남성의 괴롭힘은 더 교묘하고 집요해졌다. 25년 1월 1일 새해 첫날부터 경비실을 통해 '아랫집에서 시끄럽다고 민원이 제기된다'는 내용의 연락이 오기 시작했다.
경비실을 통한 민원은 주 1~2회 꼴로 이어졌다. 정작 남성이 항의하는 시간대에는 A씨의 아기가 어린이집에 있거나 부부가 함께 집을 비워 아무도 없었다. 남성이 주장하는 소음은 '초등학교 1~4학년 아이들이 뛰는 소리'였지만, A씨의 자녀는 이제 막 돌을 지난 아기였다.
A씨는 "저희 집이 아니라 대각선, 아랫집, 윗윗집일 수 있다고 수차례 설명했으나 아랫집은 이상한 광기에 사로잡혀 계속해서 괴롭히고 있는 상태"라며 끝없는 고통을 호소했다.
법조계 "명백한 스토킹, 즉각 고소로 막아야"
A씨의 사연을 접한 법률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스토킹범죄'에 해당하며 즉각적인 법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조기현 변호사는 "상대방의 행위는 스토킹에 해당합니다"라고 지적하며 "경찰의 진정성 있는 수사를 촉구하고자 한다면 정식으로 형사고소를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라고 강조했다.
법무법인(유한) 랜드마크 양지인 변호사 역시 "잃을 것이 없다는 이웃집의 말이 섬뜩하네요. 신속히 정식 고소를 진행하시는 것이 더 큰 화를 막을 것 같습니다"라며 신속한 대응을 촉구했다.
라미 법률사무소 이희범 변호사는 "해당 사안을 스토킹 처벌법 위반으로 고소한 후 잠정조치를 받는 것이 최선으로 보입니다"라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남성의 협박·욕설이 담긴 문자 및 통화 기록, 경비실 민원 내역, 그리고 해당 시간에 집이 비어있었음을 증명할 객관적 자료를 확보해 정식 고소와 함께 접근금지명령을 신청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무고죄 고소는 상대가 허위임을 명확히 인지하고 신고했다는 점을 입증하기가 까다로워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