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하는데 한 번도 못 만난 의사, 마취 직전에 인사만 하고 간 원장…혹시 대리 수술일까?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수술하는데 한 번도 못 만난 의사, 마취 직전에 인사만 하고 간 원장…혹시 대리 수술일까?

2021. 11. 20 10:38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부분마취 가능한 수술인데⋯환자 동의 없이 수면마취로 진행된 성형수술

의사 두명뿐인데 당일 수술 대기자는 수십명? 수술 전후 절차도 엉성⋯대리 수술 의심

사실이라면, 보건범죄단속법 위반·사기죄 해당⋯CCTV 등 증거보전 신청해야

최근 성형수술을 한 A씨는 대리 수술을 받았다는 의심을 떨칠 수가 없다. 수술 당일, 직원들은 수술 부위를 제대로 알지 못했고 A씨 동의 없이 수면마취를 했다. 이에 A씨가 병원에 CCTV를 보여달라고 했지만 거절당한 상황. 이럴 경우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게티이미지코리아

얼마 전 성형수술을 받은 A씨는 찜찜한 마음을 떨칠 수가 없다. 병원에서 겪은 이상한 일들 때문이다.


수술 당일 병원을 찾은 A씨에게 "어떻게 오셨느냐"고 묻는가 하면, 사전에 합의한 수술 부위도 제대로 알지 못했다. 의사는 두명 뿐인 병원인데 수술을 앞둔 환자가 수십명씩 대기 중이었다. 수술을 받기 전까지 의사를 만나지도 못했다.


혼선 끝에 수술실에 들어간 A씨. 잠시 수술실에 얼굴을 비춘 원장님도 인사만 건네고 자리를 떠버렸다. A씨가 하는 수술은 부분마취로도 가능한 것이었지만, 해당 병원에선 A씨 의견도 묻지 않은 채 수면마취를 하고 수술을 진행해버렸다. 또한 수술을 마친 뒤에도 의사는 만날 수 없었다.


여러 정황상 의사가 아닌 다른 사람이 대리 수술을 한 것 같은 의심이 든 A씨. 병원 측에 CCTV를 보여달라고 요청했지만, 단번에 거절당했다. 이런 상황에서 A씨는 어떻게 대처를 해야 할까?


변호사들 "대리 수술 가능성 있어 보인다"⋯이럴 땐 CCTV 증거보전 신청 등 필요

사안을 검토한 변호사들은 "A씨로선 대리 수술 의혹을 가질만한 정황으로 보인다"고 입을 모았다. 환자가 수술 전후로 집도의를 전혀 만날 수 없었고, 무리하게 수면마취를 진행한 점 등 때문이었다. 현실적으로 병원 내 의사가 모두 감당하기 어려운 수의 수술 환자들이 대기 중인 점에서도 그랬다.


윈앤파트너스 법률사무소의 조대진 변호사는 "여러 가지로 대리 수술이 의심되는 상황"이라고 했고, 법무법인 명재의 이소임 변호사도 "A씨 주장대로라면, 대리 수술 의혹을 가질만한 정황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서울종합법무법인의 류제형 변호사는 "병원 측에 의사가 직접 집도를 했다는 증거자료나 해명 등을 요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후 병원 측이 보인 대응들도 주된 증거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만약 문제의 병원에서 CCTV 영상을 임의로 삭제할까 염려가 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런 경우 법원에 '증거보전 신청'을 하면 된다. 소송을 정식으로 제기하기에 앞서, 앞으로 소송에 필요할 것 같은 증거를 미리 확보하는 절차다.


법원에서 "소송이 시작될 때까지 기다리기엔 증거가 훼손될 우려가 있다"고 인정하면, 병원 측에 CCTV 영상 등 관련 증거를 미리 법원에 제출하도록 할 수 있다.


대리 수술이 사실이라면? 보건범죄단속법 위반·사기죄 해당

이소임 변호사는 "만약 대리 수술 행위가 사실이라면 A씨가 병원을 상대로 형사고소에 나설 수 있다"고 했다. 병원 측 행위가 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보건범죄단속법) 위반에 해당한다는 이유에서다.


우리 보건범죄단속법은 의사가 아닌 사람이 의료행위를 일삼을 경우, 부정의료업자로 판단해 처벌한다(제5조). 이 경우 무기 또는 2년 이상의 징역에 처할 수 있다. 또한 100만원 이상 1000만원 이하의 벌금도 함께 부과한다. 직접 부정의료행위를 한 사람뿐 아니라, 병원 등도 양벌규정에 따라 함께 1억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그러면서 이 변호사는 "형사상 사기죄 적용도 가능해보인다"고 했다. 병원과 의사를 믿고 수술을 결심한 환자를 수면마취로 잠들게 하고 대리 수술 등을 했다면 명백한 기망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