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서에 사인 안 했는데"…파혼 후 예식장 위약금 폭탄 맞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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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서에 사인 안 했는데"…파혼 후 예식장 위약금 폭탄 맞을까?

2026. 01. 23 11:51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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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금만 냈을 뿐인데…예식장 취소, 위약금의 덫

파혼 후 결혼식 19일 전 취소를 통보하자 예식장이 위약금을 요구했다. / AI 생성 이미지

파혼 후 결혼식 19일 전 취소를 통보하자 예식장이 '위약금'을 요구했다. 계약서에 서명도 안 하고 계약금만 보낸 예비 신부는 "가계약 아니냐"며 억울함을 호소한다.


과연 계약은 성립된 걸까? 계약금을 포기하는 것만으로 이 족쇄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법률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계약서에 서명도 안 했는데"... 날아든 위약금 청구서


인생의 중대사인 결혼을 앞두고 파혼의 아픔을 겪은 A씨. 또 다른 문제가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결혼식 예정일 19일 전, A씨는 예약해 둔 예식장에 취소 의사를 전달했다. 그런데 예식장 측은 위약금을 물어야 한다고 통보했다.


A씨는 황당했다. 예식장을 둘러본 뒤 고민 끝에 계약금만 보냈을 뿐, 계약서에 서명하거나 계약서를 직접 받은 적도 없었기 때문이다. A씨는 "이 경우에도 계약이 성립 된 건가요? 계약금만 지불 한 가계약 상황이 아닐까요?"라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계약금만 보내도 계약 성립?…법률가들의 조언


전문가들은 계약서가 없더라도 계약이 성립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우리 민법은 계약이 당사자 간 의사 합치만으로 성립하는 '불요식 계약'을 원칙으로 하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창세의 김정묵 변호사는 "계약금만 입금한 상태라도 계약이 성립된 것으로 간주될 수 있다"며 "입금된 계약금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동의와 합의를 의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경태 변호사 역시 "계약은 반드시 서면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아니며, 계약금 지급만으로도 계약이 성립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법률사무소 조이의 윤관열 변호사는 "양 당사자가 계약의 주요 내용을 구두로 합의하고 계약금을 지급한 경우 계약이 성립된 것으로 간주될 수 있다"면서도 "이를 입증할 책임은 결혼식장 측에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라미 법률사무소 이희범 변호사는 "계약서에 명시적 위약금 규정이 없다면 위약금을 지불하지 않으셔도 된다"는 명쾌한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계약금 포기'가 정답일까?…"이행 착수" 여부가 관건


그렇다면 A씨는 위약금까지 모두 물어야 할까? 법률 전문가들은 '계약금 포기'를 통한 계약 해제 가능성에 주목한다. 민법 제565조에 따르면, 계약금은 별도 약정이 없는 한 '해약금'으로 추정된다. 계약금을 지급한 사람은 이를 포기하고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여기에는 '상대방이 이행에 착수하기 전'이라는 결정적 단서가 붙는다. '이행 착수'란 단순히 예약을 잡아두는 것을 넘어, 외부에서 객관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준비 행위(음식 재료 주문, 인력 배치 등)를 뜻한다.


결혼식 19일 전 취소 통보를 한 A씨의 경우, 예식장이 이미 '이행에 착수'했는지가 쟁점이 된다. 만약 예식장 측이 구체적인 준비를 시작하지 않았다면, A씨는 계약금만 포기하고 위약금 없이 계약 관계를 끝낼 수 있다.


이에 변호사들은 예식장 측에 계약 성립의 근거와 위약금 산정 내역, 그리고 어떤 이행 준비를 했는지에 대한 증거 자료를 서면으로 요청하라고 조언한다. 이후 합리적인 선에서 협의를 시도하거나, 분쟁이 해결되지 않을 경우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에 중재를 신청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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