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나면 '개인 사업자'…도로 위 목숨 건 '유령 직원'의 눈물
사고 나면 '개인 사업자'…도로 위 목숨 건 '유령 직원'의 눈물
보험사 로고 달고 위험천만 현장 출동
법적 보호 사각지대 놓인 교통사고 조사원 실태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유령 직원’의 법적 지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인가?
교통사고 조사원들이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바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을 인정받기 어렵다는 점이다. 근로기준법은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으며 임금을 목적으로 일하는 사람, 즉 ‘근로자’에게만 적용된다. 근로자로 인정받아야 퇴직금, 주휴수당 등 각종 권리를 보장받고, 무엇보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산재보험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다.
법원은 계약서의 명칭(프리랜서, 개인사업자 등)보다는 실질적인 근로 형태를 보고 근로자 여부를 판단한다. 기사 내용처럼 보험사 옷을 입고 명함을 사용하며, 사실상 보험사의 지휘와 감독을 받는다면 이는 근로자성을 인정받을 수 있는 중요한 근거가 된다. 하지만 이들은 대부분 위탁 계약을 맺고 있어, 법적 분쟁으로 이어지기 전까지는 스스로 ‘나는 근로자다’라고 주장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산재보험의 사각지대와 특수고용노동자(특고) 지정
산재보험은 업무상 재해를 입은 근로자에게 신속하고 공정한 보상을 제공하는 사회보험이다. 그러나 원칙적으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게만 적용되기에, 교통사고 현장 조사원들은 이 안전망 밖에 놓여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가 바로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고)’ 제도이다. 특고는 계약 형태와 무관하게 근로자와 유사하게 일하면서 재해 위험에 노출된 사람들을 산재보험법 적용 대상으로 포함시키는 제도이다. 현재 택배 기사, 퀵서비스 기사, 대리운전 기사 등 여러 직종이 특고로 지정되어 산재보험의 혜택을 받고 있다.
특고 지정만이 유일한 해결책?
교통사고 조사원들이 산재보험의 보호를 받으려면, 이 직종이 특고로 지정되어야 한다. 특고로 인정되면 업무 중 사고 발생 시 치료비와 휴업급여 등을 받을 수 있고, 사망 시에는 유족급여도 지급받게 된다. 기사에서 동료들이 목숨을 내놓고 일한다고 말할 만큼 위험한 환경에 노출되어 있는 이들에게 특고 지정은 최소한의 사회적 안전망이 될 것이다.
하지만 고용노동부가 ‘실태 조사 후 검토’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힌 만큼, 특고 지정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수 있다. 그동안에도 이들은 계속해서 사고 위험에 놓여 있는 만큼, 관련 법규와 제도의 조속한 개선이 절실한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