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심부름으로 시동 끄려다 쿵…기어 건드린 중학생, 법적으로 '운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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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심부름으로 시동 끄려다 쿵…기어 건드린 중학생, 법적으로 '운전'일까

2025. 11. 24 17:58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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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동 끄려다 앞차 추돌

보험 처리 가능성과 엄마 처벌 여부는

아파트 단지에서 중학생이 엄마의 부탁으로 시동을 끄려다 기어를 건드려 앞차를 들이받았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아파트 단지 내에서 발생한 황당한 접촉 사고. 엄마의 심부름으로 시동을 끄려 운전석에 앉은 중학생 아들이 기어를 잘못 건드려 앞차를 들이받은 사건이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차주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지만, 네티즌들은 "엄연한 무면허 운전이다", "보험 처리 절대 안 된다"며 맹비난을 쏟아냈다.


시동 끄려다 '쿵'... 이것도 운전일까?

가장 먼저 따져봐야 할 것은 중학생 아들의 행동이 법적으로 '운전'에 해당하는지 여부다.


도로교통법상 운전은 차를 본래의 사용 방법에 따라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단순히 시동을 켜거나 기어를 조작했다고 해서 무조건 운전으로 보지는 않는다. 대법원은 여기에 더해 고의성을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삼는다.


쉽게 말해, "차를 움직여야지"라는 의도가 있었느냐가 핵심이다. 이번 사건의 경우, 아들은 운전할 마음이 없었고 오직 '시동을 끄라'는 엄마의 지시에 따랐을 뿐이다. 기어 조작 역시 실수로 일어난 일이라면, 법원은 이를 운전으로 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법원은 대리기사를 기다리며 에어컨을 켜려다 실수로 기어를 건드린 경우나(의정부지방법원 2022노889 판결), 차 안에서 잠결에 기어를 건드린 경우 등에 대해 "운전의 고의가 없다"며 무죄를 선고한 바 있다(대전지방법원 2020노230 판결).


'운전' 아니면 보험 처리 된다?

만약 법원이 이를 '운전'으로 보지 않는다면, 보험 처리는 어떻게 될까?


결론부터 말하면 보험 혜택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운전이 아니라면 '무면허 운전 면책 약관'도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대물배상(앞차 수리비)은 물론, 자차 보험 처리도 가능할 수 있다.


하지만 안심하기엔 이르다. 만약 아들이 호기심에 가속 페달을 밟았거나 차를 조금이라도 움직여보려 했다는 사실이 밝혀진다면 상황은 180도 달라진다. 이때는 명백한 무면허 운전이 되어 보험사는 보험금 지급을 거부할 수 있다.


설령 보험사가 피해자 보호 차원에서 앞차 수리비를 먼저 지급하더라도, 결국 그 돈은 부모가 다시 갚아내야 한다(구상권 청구). 내 차 수리비는 당연히 한 푼도 받을 수 없다.


"애한테 시킨 부모 잘못"... 형사처벌 받을까

네티즌들이 가장 공분한 지점은 "왜 중학생 아들에게 위험한 일을 시켰냐"는 것이다. 부모에게 법적 책임은 없을까?


일단 형사처벌 가능성은 낮다. 아들의 행위가 '운전'이 아니라면 부모의 '무면허 운전 방조죄'도 성립하지 않는다. 다친 사람이 없으니 '업무상 과실치상죄'도 적용되지 않는다.


하지만 민사상 책임은 피할 수 없다. 민법은 미성년자가 타인에게 손해를 끼친 경우, 부모에게 감독 의무를 게을리한 책임을 묻는다.


차량 소유자인 A씨는 당연히 피해 차량 수리비와 렌트비 등을 물어줘야 한다. 보험 처리가 되더라도 보험료 할증은 피할 수 없고, 처리가 안 되면 수백만 원의 생돈을 물어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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