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비 5배" 아랫집 누수 독촉, 전부 물어줘야 할까?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수리비 5배" 아랫집 누수 독촉, 전부 물어줘야 할까?

2026. 07. 13 11:52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나 없이 진행한 누수 검사 결과, 노후 아파트 문제인데도 100% 내 책임일까?

아파트 누수는 원인에 따라 책임 소재가 달라지므로, 상대방의 일방적 검사와 과도한 수리비 요구는 법적 효력이 약하다. / AI 생성 이미지

1년 넘게 이어진 아랫집과의 누수 문제로 골머리를 앓던 A씨는 최근 상대방 변호사로부터 카카오톡 메시지 한 통을 받았다. 기존 견적의 5배가 넘는 수리비와 무리한 피해보상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이었다.


아파트 노후화로 인한 생활 누수인데, 이 금액을 모두 물어줘야 하는 걸까?


노후 아파트 생활 누수, 윗집이 100% 책임져야 하나요?


아랫집에 누수가 발생했다고 해서 무조건 윗집이 100% 책임을 지는 것은 아니다. 법적 책임은 누수의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법무법인(유한) 엘케이비평산 정진열 변호사는 "배관 파열이 아닌 건물 노후로 인한 방수 하자성 누수라면, 윗집이라는 이유만으로 손해 전부를 배상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A씨의 경우, 배수관이 터진 것이 아니라 아파트 노후화와 관련된 '생활 누수'라는 여러 업체의 의견이 있었다.


만약 누수 원인이 외벽이나 공용 배관 등 공용 부분의 하자 때문이라면, 책임은 집주인 개인이 아닌 아파트 관리단(입주자대표회의)에 있을 수 있다.


법률사무소 명중 임승빈 변호사는 "배관 파열이 아닌 방수 불량형 누수는 건물 노후화가 원인인 경우가 많아 100% 책임을 지는 사안은 아니다"라고 짚었다.


나 없이 진행한 검사와 5배 수리비 요구, 법적 효력은?


A씨가 가장 억울해하는 지점은 상대방이 진행한 누수 검사 과정이다. 함께 검사하기로 약속했지만, A씨가 도착하기 전 이미 검사를 마친 뒤 '윗집 책임'이라고 통보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법무법인 우선 이민철 변호사는 "지난 4월 질문자님의 참관 약속을 어기고 상대방이 일방적으로 진행한 누수 검사 결과와 5배 이상의 수리비 청구는, 법적으로 그 객관성을 인정받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변호사는 "당사자 일방이 사적으로 의뢰한 업체의 점검 결과는, 상대방이 동의하지 않는 한 재판 과정에서 증거 가치가 매우 제한적으로 평가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덧붙였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 역시 "상대 업체가 본인 도착 전에 검사를 끝냈다면 조사 과정과 결과의 객관성을 다툴 수 있다"고 조언했다.


'수리해 주겠다'고 한 말, 책임 인정이 될까?


A씨는 2차 검사 후 일단 "곧 수리를 해 주겠다"고 답한 적이 있다. 이 말이 모든 책임을 인정하는 것으로 해석될까 봐 불안한 상황이다.


변호사들은 이 발언이 불리하게 작용할 수는 있지만, 그것만으로 상대방이 요구하는 모든 손해액을 인정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임승빈 변호사는 "수리를 해 주겠다고 구두로 답한 정황이 남아 있어 책임을 일부 인정한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는 점은 불리하다"고 말했다.


다만 법무법인(유한) 엘케이비평산 정진열 변호사는 "구두로 수리 의사를 밝힌 정황이 채무 승인처럼 비칠 수는 있으나, 이는 대화의 전체 맥락과 시점에 따라 판단되는 부분이지 손해액 전부를 확정적으로 인정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변호사 통해 내용증명 받았다면…'무대응'은 금물


변호사들은 상대방이 이미 법률 대리인을 통해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만큼, 개인적으로 감정 섞인 대응을 하거나 무대응으로 일관해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법무법인 한강 김전수 변호사는 상대방이 변호사를 선임해 내용증명을 보낸 상황이라면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므로, 초기 대응이 매우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특히 누수 원인과 손해액에 다툼이 예상되므로, 관련 자료를 바탕으로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방어 논리를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는 구체적인 대응 방법으로 "소송이 아직 제기되지 않았다면 먼저 내용증명에 반박하고, 공동감정 또는 객관적인 누수진단을 요구한 뒤 선임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좋다"고 제안했다.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