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이겼는데… 변호사비는 왜 내 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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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사기 이겼는데… 변호사비는 왜 내 돈으로?

2026. 04. 28 17:39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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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비용 피고 부담' 판결의 함정, 무변론 판결의 역습

전세사기 피해자가 민사소송에서 승소해도 변호사 비용을 온전히 돌려받기 어렵다. / AI 생성 이미지

전세사기 민사소송에서 승소하고도 '소송비용은 피고 부담'이라는 판결문만 믿었다가 되레 수백만 원을 자비로 부담하게 된 피해자들.


변호사에게 주기로 한 성공보수와 법원에서 인정해 주는 금액이 다른데다, 피고가 대응하지 않은 '무변론 판결'은 회수액이 반토막 나는 '숨은 덫'이 있었다.


"이겼으니 다 돌려받는 줄 알았다"…두 개의 변호사비 장부


전세사기 피해자 A씨는 기나긴 소송 끝에 승소 판결을 손에 쥐었다. 판결문에는 '소송비용은 피고들이 부담한다'고 명시돼 있어 변호사 비용까지 모두 돌려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변호사에게 지급해야 할 성공보수(전세금의 7%)와 소송에서 진 피고에게 받아낼 수 있는 돈의 액수가 다르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것이다. 이는 소송 당사자 간의 '사적 계약'과 법원의 '공적 기준'이 분리되어 있기 때문이다.


법무법인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는 "판결의 ‘소송비용은 피고 부담’은 원고가 실제로 지출한 모든 비용을 그대로 받는다는 의미가 아니라, 법원이 인정하는 범위 내 비용만 상환받는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즉, A씨는 변호사에게 약속한 7%를 모두 지급해야 하지만, 피고인에게는 법원 규칙에 따라 산정된 한도 내의 금액만 청구할 수 있다. 그 차액은 결국 승소하고도 A씨가 떠안아야 할 몫이 된다.


침묵하는 피고, 돌아온 건 '반값' 청구서


A씨의 사례를 더 깊게 파고들면 더 큰 함정이 드러난다. 바로 '무변론 판결'의 존재다. 무변론 판결은 피고가 소송에 일절 대응하지 않아 법원이 변론 없이 내리는 판결로, 사기꾼이 잠적한 전세사기 사건에서 흔히 볼 수 있다.


문제는 이 경우, 법원이 소송이 싱겁게 끝났다고 판단해 패소한 피고가 물어줘야 할 변호사 보수를 절반으로 깎아버린다는 점이다.


법무법인 심 심준섭 변호사는 "무변론 판결의 경우 변호사 보수가 절반으로 감액될 수 있습니다"라고 지적했다. 가령 A씨의 전세금이 2억 1천만 원일 때, 규칙에 따라 산정된 변호사 보수는 약 840만 원이지만 무변론 판결로 인해 실제 청구 가능한 금액은 그 절반인 420만 원으로 줄어든다.


결국 A씨는 변호사에게 성공보수로 1470만 원(2.1억의 7%)을 지급하고 피고에게는 420만 원만 돌려받아, 1050만 원이라는 예상 밖의 비용을 부담하게 되는 셈이다.


판결문만으론 부족…'비용 확정' 거쳐야 집행 가능


그렇다면 줄어든 금액이라도 받아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승소 판결문만으로는 한 푼도 받을 수 없다. 반드시 법원에 '소송비용액 확정신청'이라는 추가 절차를 밟아야 한다.


이 신청을 통해 인지대, 송달료, 법원이 인정한 변호사 보수 등 돌려받을 총액을 공식적으로 인정받는 것이다.


더신사 법무법인 남희수 변호사는 "통상은 소송비용액확정 신청을 별도로 해야 집행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법률사무소 존중 신현수 변호사 역시 "판결이 확정된 후 별도로 법원에 소송비용액 확정결정 신청을 하여 결정을 받아 집행할 수 있습니다"라고 조언한다.


이 확정 결정문이 있어야만 비로소 피고의 재산을 압류하는 등 강제집행에 착수할 수 있는 '집행권원'이 생긴다. 승리의 기쁨에 취해 이 마지막 단계를 놓친다면, 힘겹게 얻어낸 '비용 부담' 판결은 종이조각에 그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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