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익 미끼로 현금 1억 뜯고 '10만원' 조롱 은퇴 자금 노린 사기 전말
고수익 미끼로 현금 1억 뜯고 '10만원' 조롱 은퇴 자금 노린 사기 전말
믿었던 지인, 사라진 1억
퇴직금 노린 '계약서 사기'의 함정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아버지께서 지인 소개로 1억 원이 넘는 돈을 현금으로 주셨다고 합니다. 1년 가까이 숨기다 이제 와서 돌려달라니 고작 10만 원을 보내왔습니다.”
최근 한 온라인 법률 상담 플랫폼에 올라온 글은 은퇴 자금을 노린 투자 사기의 비극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전형적인 사기 수법이라며 즉각적인 법적 대응을 주문했다.
고수익 미끼로 1억 꿀꺽 돌아온 건 '10만원' 조롱
지인의 소개로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업체를 알게 된 A씨의 아버지는 처음 몇 번 이자를 받자 업체를 완전히 믿게 됐다.
이후 업체가 '세금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현금 거래를 유도하자, 그는 대출금과 연금까지 해지해 1억 원이 넘는 돈을 현금다발로 건넸다.
그의 손에 남은 것은 대표의 도장이 찍힌 '업무 제휴 계약서'와 '투자금 상환 약정서'뿐이었다. 하지만 거액을 추가로 넣자마자 매달 꼬박꼬박 들어오던 이자는 거짓말처럼 끊겼다. 1년 가까이 가족에게 이 사실을 숨기며 속앓이하던 아버지는 결국 모든 것을 털어놓았다.
가족이 원금 반환을 강력히 요구하자 업체는 '매달 나눠주겠다'는 새 약정서와 함께 단돈 10만 원을 입금했다. 이는 사실상 피해자를 조롱하는 행위였고, 이후 업체는 연락을 피하며 잠적했다.
변호인단 “사기의 교과서” 모든 정황이 범죄 가리켜
법률 전문가들은 차용증이 없거나 현금으로 거래한 점이 불리할 것이라는 피해자의 우려를 일축했다.
오히려 사기꾼들의 전형적인 수법이라 '계획된 범죄'임을 입증하는 데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한대섭 변호사(모두로 법률사무소)는 “계약서와 약정서는 양 당사자 간 투자 합의를 입증하는 가장 객관적인 증거”라며 “민사 소송과 형사 고소 모두에서 결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서류마다 업체 이름과 사업자등록번호가 다른 점은 '계획적 기망의' 의도를 입증하는 강력한 증거가 된다.
한 변호사는 “자신의 실체를 숨기고 추적을 피하려는 사기꾼들의 전형적인 수법”이라고 설명했다.
정준현 변호사(더신사 법무법인) 역시 '세금 문제'를 핑계로 현금 거래를 유도한 점을 지적했다. 그는 “추적을 피하려는 의도가 명백해 범행의 고의성을 보여주는 핵심 요소”라고 말했다. 초기에 이자를 주다 끊고, 원금 상환 약속 후 10만 원만 보낸 행위 역시 “시간을 벌고 피해자를 안심시키려는 기만적 행동으로, 돈을 갚을 능력이나 의사가 없음을 스스로 증명한 꼴”이라고 변호인단은 입을 모았다.
내 돈 되찾으려면? 형사 고소·가압류 '투 트랙' 필수
전문가들은 피해 회복을 위해 '투 트랙' 전략을 제시했다. 사기죄(형법 제347조)로 경찰에 형사 고소해 가해자를 압박하는 동시에, 민사상 '투자금 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준성 변호사(법무법인 공명)는 “형사 고소는 그 자체만으로 채무자에게 큰 심리적 압박을 준다”며 “수사 과정에서 합의를 유도해 피해를 회복하는 방향으로 사건을 이끌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가해자의 재산을 묶어두는 '재산 보전' 조치다.
민사 소송 전이나 소송과 동시에 가해자 명의의 부동산, 예금 등에 '가압류(假押留·채무자가 재산을 빼돌리지 못하도록 임시로 처분을 막는 조치)'를 신청해야 한다.
배재용 변호사(예서 법률사무소)는 “혼자 감당하기에는 법적 절차가 복잡하고 감정적 소모도 크다”며 “변호사와 함께 고소장 작성부터 증거 정리, 가압류 절차까지 체계적으로 대응해야 승산이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