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상속, ‘한정승인’ 결정이 끝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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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상속, ‘한정승인’ 결정이 끝이 아니다?

2026. 04. 02 15:51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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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공고 건너뛰면 손배책임”…잘못된 절차가 온 가족 빚더미로

상속받은 빚 때문에 '한정승인'을 받아도 신문공고, 채권자 통지 등 후속 절차를 이행하지 않으면 손해배상 책임을 질 수 있다. / AI 생성 이미지

법원에서 ‘한정승인’ 결정을 받으면 아버지가 남긴 빚더미에서 벗어날 줄 알았다. 하지만 진짜 함정은 그 이후에 있었다.


‘신문공고’와 ‘채권자 통지’라는 낯선 절차를 건너뛰면 오히려 손해배상 책임을 질 수 있고, 내가 포기한 빚이 삼촌과 고모에게 고스란히 넘어가는 ‘채무 대물림’의 덫에 빠질 수 있다는 사실에 눈앞이 캄캄해진다.


전문가들은 한정승인 후 법적 절차를 정확히 이행하지 않으면 빚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온 가족이 채무에 얽히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한정승인’ 받고도 신문공고 안 하면… “손해배상 책임 질 수도”


상속 재산보다 빚이 많을 때, 상속인은 물려받은 재산 한도에서만 빚을 갚는 ‘한정승인’을 법원에 신청할 수 있다. 하지만 법원의 결정문을 받았다고 안심하긴 이르다.


가장 중요한 ‘채권신고 공고’ 절차가 남았기 때문이다. 한 상담자는 “채무가 카드사, 세금 등으로 명확한데 굳이 신문광고까지 해야 하는지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변호사들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입을 모은다. 홍현필 변호사는 “비록 상속재산이 전혀 없어 배당할 금액이 없더라도, 공고 절차를 누락하면 향후 채권자로부터 과실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를 당할 법적 위험이 있습니다”라고 경고했다.


김상훈 변호사 역시 “이를 생략할 경우 추후 채권자로부터 손해배상 청구 등 불측의 책임이 발생할 여지가 있으므로 안전하게 공고를 진행해야 합니다”라고 강조했다.


만약 직접 채무를 정산하고 배당하는 절차가 복잡하게 느껴진다면, 법원에 ‘상속재산파산’을 신청해 법원이 지정한 파산관재인을 통해 공정하게 처리하는 방법도 대안이 될 수 있다.


내가 포기한 빚, 삼촌에게? 후순위 상속의 ‘3개월’ 계산법


만약 1순위 상속인인 자녀들이 모두 상속을 포기하면 빚은 어떻게 될까? 민법에 따라 상속권리와 의무는 다음 순위의 상속인에게 넘어간다.


상담자의 경우, 본인과 누나가 상속을 포기하면 2순위인 삼촌과 고모들이 상속인이 된다. 이때 가장 큰 불안은 상속포기 기간이 언제부터 계산되느냐는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후순위 상속인의 상속포기 기간(3개월)은 피상속인의 사망 시점부터 무조건 계산되지 않는다.


법무법인 쉴드의 남천우 변호사는 “선순위 상속인들이 모두 상속포기를 하여 후순위 상속인에게 권리와 의무가 승계되는 상황이라면, 후순위 상속인의 기산점은 선순위 상속인들의 포기 심판 수리 사실을 인지하여 본인이 상속인이 되었음을 안 날로부터 법정 기한이 시작되는 것으로 봅니다”라고 명확히 설명했다.


즉, 삼촌과 고모들은 조카들이 상속을 포기했다는 법원의 결정을 알게 된 날로부터 3개월 안에 상속포기나 한정승인을 결정하면 된다.


대표 한 명만 한정 승인? “나머지 가족도 각자 포기해야”


그렇다면 2순위 상속인들 중 한 명만 대표로 한정승인을 받으면 다른 가족들은 빚 문제에서 자유로워질까? 이는 매우 위험한 착각이다. 우리 민법은 상속인 각자가 개별적으로 상속 방식을 결정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심규덕 변호사는 “한 분이 한정승인을 해도 나머지 상속인들의 책임이 사라지지 않습니다. 한정승인한 분만 상속재산 범위 내에서 책임지고, 포기하지 않은 다른 분들은 채무 전액을 승계하게 되므로 전원이 각자 상속포기 절차를 밟아야 안전합니다”라고 조언했다.


홍현필 변호사 또한 “한정승인을 한 당사자만 상속재산 범위 내에서 책임을 질 뿐 상속포기를 하지 않은 다른 삼촌이나 고모들은 여전히 상속인으로서 채무 전액에 대한 변제 의무를 고스란히 가지게 됩니다”라고 지적했다.


결국 빚의 대물림을 완벽히 끊어내기 위해서는, 상속 순위에 해당하는 모든 가족 구성원이 각자의 이름으로 법원에 상속포기 의사를 명확히 밝혀야만 후환을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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