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에 사용할 돈 빌려줬다면, 돌려받기 어려워…도박으로 생긴 '빚' 갚으려 빌려 갔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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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에 사용할 돈 빌려줬다면, 돌려받기 어려워…도박으로 생긴 '빚' 갚으려 빌려 갔다면?

2022. 02. 04 07:54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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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의 부탁으로 돈을 빌려줬지만, 그 뒤로 연락이 두절됐다. 도박으로 돈을 모두 날리고 빚을 진 채로 이곳저곳을 떠돈다는 소문이 돈다. /셔터스톡

최근 A씨는 곧 만기되는 적금을 깼다. 가까운 친구 B씨가 어머니의 병원비에 사용해야 한다며 돈을 빌려달라고 통사정을 해서다. 도박을 한다던 소문을 듣긴 했지만, 설마 어머니를 팔아서 돈을 빌릴까 했다. 그런데 돈을 돌려받기로 한 날짜가 지나도 B씨에게 연락이 없었다. 알고보니 B씨는 도박으로 가진 돈을 전부 날리고, 빚을 진 채로 이곳저곳을 떠도는 상황이었다.


A씨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B씨에게 돈을 돌려받고 싶다. 그런데 불현듯 어디선가 들었던 말이 생각났다. 도박에 사용되는 돈을 빌려줬다면 다시 받기 어렵다는 것. 정말일까.


원칙상 도박 자금은 반환청구 안 돼

결론부터 말하면 A씨가 들은 말은 사실이었다. 우리 법은 도박⋅뇌물처럼 불법적인 용도로 사용될 것이 확실한 경우, 돈을 빌려주면 되돌려 받지 못하도록 규정한다(민법 제746조). 이를 허용하면 불법을 조장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도박 자금으로 제공된 돈은 '불법원인급여'라고 부른다.


하지만 변호사들은 벌써 포기하기는 이르다고 했다. 대법원은 "수익자의 불법성이 급여자의 그것보다 현저히 크거나 급여자의 불법성이 미약한 경우에도 급여자의 반환청구가 허용되지 않는다면 공평에 반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대법원 1997. 10. 24. 선고 95다49530, 49547 판결).


돈을 빌린 사람(돈을 빌려 간 친구 B씨)이 훨씬 잘못한 동시에 돈을 준 사람(A씨)은 거의 잘못이 없는데도, 불법원인급여라는 이유로 무조건 "돈을 돌려주지 않아도 된다"고 할 수 없단 취지다.


도박이 아닌 도박 빚 갚기 위한 것이라면?

A씨에게 빌린 돈을 도박이 아닌 도박으로 생긴 빚을 갚는 데 사용한 경우에도 상황이 달라진다. 법률사무소 인도의 안병찬 변호사는 "친구 B씨가 도박으로 발생한 빚을 갚기 위해 빌려 간 것이라면, 소송을 통해 돌려 받을 수 있다"고 했다. 리라법률사무소의 김현중 변호사 역시 "도박으로 인해 싱긴 채무를 갚기 위해 빌린 것이라면 대여금 반환 청구 소송이 가능하다"고 했다.


다만, 법무법인 로베이스의 노민근 변호사는 이 경우도 "불법원인급여으로 인정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에 노 변호사는 "이러한 불상사를 막기 위해 친구 B씨가 도박 관련 자금으로 쓸지 몰랐다는 점을 입증할 자료를 준비해 놓는 편이 좋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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