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금 내면 끝인 줄 알았는데”...전역 D-30 병장의 안일한 판단, 군사재판 부르나
“벌금 내면 끝인 줄 알았는데”...전역 D-30 병장의 안일한 판단, 군사재판 부르나
00만원 아끼려다 군사재판… 전역 앞둔 병장의 '돌이킬 수 없는 선택'

전역일을 한 달 앞둔 A씨가 무보험 교통사고를 내, 군사재판과 징계라는 거대한 파도를 맞게 됐다./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무보험 운전 후 합의금 200만원 거부…형사처벌·징계 ‘이중고’에 전역 연기 가능성까지
딱 1시간만 참았더라면…. 전역일만 손꼽아 기다리던 병장 A씨의 사회 복귀 시계가 멈춰 설 위기에 처했다. 말년 휴가 마지막 날, 부모님 차를 몰다 낸 오토바이 접촉사고가 모든 것의 시작이었다.
일일 보험 효력이 개시되기 불과 1시간 전이었다. 피해자가 요구한 형사 합의금 200만원을 "부당하다"며 거부한 그의 안일한 판단은, 군사재판과 징계라는 거대한 파도를 불렀다.
"벌금 200이면 끝날 줄 알았다"...'군인 신분'이 부른 나비효과
"차라리 벌금 내고 말지." A씨의 단순한 예상과 달리 사건은 단순 벌금으로 끝나지 않는다. 그의 신분이 '군인'이기 때문이다. 피해자가 경찰에 사고를 정식 접수하는 순간, A씨는 민간인이 아닌 군사경찰의 조사를 받는 피의자가 된다. 사건은 관할 군사법원으로 넘겨진다.
종합보험이라는 '방패'가 있었다면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에 따라 형사처벌을 피할 수 있었지만, 무보험 상태였던 그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 결국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위반이라는 명백한 범죄 혐의를 벗을 길은 피해자와의 합의뿐이다.
형사처벌과 군대징계, 피할 길 없는 '두 자루의 칼'
A씨가 마주한 것은 '두 자루의 칼'이다. 군사법원에서 받는 형사처벌이 그 첫 번째 칼이라면, 소속 부대에서 내려지는 징계는 두 번째 칼이다. 군사경찰의 수사 개시 사실은 즉시 소속 부대 지휘관에게 통보되고, 이는 별도의 징계 절차로 이어진다. 형사재판과 부대 징계라는 두 개의 절차를 동시에 감당해야 하는 것이다.
김영오 변호사(법무법인 중산)는 "소속 부대에서는 별도로 징계 처벌을 한다"며 "병사 징계 중 군기교육대를 가게 되면 교육일수만큼 전역이 늦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역을 불과 한 달 남긴 A씨에겐 벌금형 전과 기록은 물론, 전역일 연기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이 될 수 있다.
"200만원이 비싸다고?" 변호사들이 '오히려 싸다'고 말하는 이유
A씨가 '부당하다'고 여긴 합의금 200만원은 정말 과도한 금액일까. 법률 전문가들은 고개를 젓는다. 오히려 형사처벌과 군 징계라는 '두 자루의 칼'을 피하는 비용으로는 '합리적' 수준이라고 입을 모은다.
김묘연 변호사(법률사무소 집현전)는 "2주 진단에 형사합의금 200만원은 합리적인 금액"이라며 "조속한 합의로 원만하게 사건을 종결시킬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안병찬 변호사(법률사무소 인도) 역시 "금액이 과다해 보이지 않기에 합의하고 처벌불원서(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표시)를 받아두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피해자의 용서가 담긴 합의서야말로, A씨가 폭풍을 피할 유일한 '방패'인 셈이다.
결국 A씨의 선택은 200만원과 '전과 기록 및 징계'라는 무거운 추를 저울질하는 상황이 됐다. 전역을 앞둔 한순간의 방심과 안일한 판단이, 사회로 나가는 첫발에 지워지지 않을 족쇄를 채울 수 있다는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