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기소유예, '검사의 꿈' 꺾이나…로스쿨생의 고민
성범죄 기소유예, '검사의 꿈' 꺾이나…로스쿨생의 고민
통매음 기소유예 전력, 로스쿨 입학·변호사 개업은 '이상 무'…검사·판사 임용엔 '현실적 장벽' 지적

성범죄 기소유예는 로스쿨 입학이나 변호사 자격 취득의 법적 결격사유는 아니지만, 5년간 남는 수사경력과 엄격한 신원조사 때문에 검사 임용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한때의 실수로 받은 성범죄 기소유예 처분, 법조인의 꿈을 향한 길에 지울 수 없는 족쇄가 될까?
2022년 6월, 한 청년이 통신매체이용음란죄(통매음)로 교육 이수 조건부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범죄 혐의는 인정되지만 검사가 한 번 기회를 주기로 한 결정이다.
그 후 성실히 살아온 그는 올 3월, 법조인의 꿈을 안고 로스쿨에 입학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과거의 기록이 미래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불안감이 그의 마음을 무겁게 짓누른다.
과연 그는 검사가 될 수 있을까. 그의 고민을 통해 법조인 임용의 현실을 들여다봤다.
로스쿨은 OK, 변호사도 OK…그러나 '검사'는 다르다
결론부터 말하면, 기소유예 처분은 로스쿨 입학이나 변호사시험 응시, 나아가 변호사 개업의 법적 결격사유가 아니다. 변호사시험법과 변호사법 어디에도 기소유예를 문제 삼는 조항은 없다.
법무법인 건영의 김수민 변호사는 "로스쿨 진학 이후 변호사가 되는 것에는 지장이 없을듯 하다"고 명확히 선을 그었다. 라미 법률사무소의 이희범 변호사 역시 "해당 사안은 국가공무원법상 결격사유에 해당하지 않으며 실제 인성평가에서도 문제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법적으로는 청년의 꿈을 가로막을 명분이 없는 셈이다.
하지만 법전 밖 현실의 벽은 높았다. 특히 국민의 인권을 다루는 검사나 판사의 길은 더욱 좁고 험난했다.
"현실적으로 어렵다"…지워지지 않는 5년의 기록
문제는 검사 임용 과정에서 이뤄지는 강도 높은 신원조사와 적격심사다. '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그의 통신매체이용음란죄 기소유예 기록은 5년간 수사경력자료에 남는다. 2027년 6월이 되어야 공식적으로 삭제되는 것이다.
변호사들은 이 기록이 검사 임용에 '현실적 장벽'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수민 변호사는 "검사 인사의 경우 직접적인 임용결격 사유로 작용하지는 않으나, 현실적으로는 임용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직언했다. 특히 해당 전력이 '성범죄'라는 점이 치명적이라고 덧붙였다.
법률사무소 장우의 이재성 변호사도 비슷한 의견을 냈다. 그는 "검사 지원 시 전과기록뿐만 아니라, 수사기관에서 피의자로 수사를 받은 사실이 있으면 이에 대해 소명하도록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결격사유는 아니더라도 반드시 해명해야 할 '주홍글씨'가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법조인에게 요구되는 높은 수준의 도덕성과 윤리 의식에 비춰볼 때, 성범죄 관련 기록은 임용 과정에서 부정적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기록 삭제돼도 안심 못 해…'성실한 삶'으로 증명해야
설령 5년이 지나 수사경력자료에서 기록이 삭제된다 해도 안심할 수는 없다. 검사·판사 임용 시 진행되는 신원조사는 매우 엄격해, 삭제된 기록이라도 다른 경로를 통해 확인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남은 길은 하나다. 과거의 잘못을 딛고, 앞으로의 삶을 통해 스스로를 증명해 보이는 것이다. 이희범 변호사는 "법조인을 꿈꾸고 있다면 지금부터 착실하고 성실히 살면 된다"고 조언했다.
만약 임용 과정에서 과거에 대해 소명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숨기기보다 솔직하게 설명하고 이후 성실하게 살아온 모습을 적극적으로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