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해냐 치사냐' 형량 가를 핵심… 모텔 신생아 사망 친모 '고의성' 쟁점
'살해냐 치사냐' 형량 가를 핵심… 모텔 신생아 사망 친모 '고의성' 쟁점
친모 "임신 몰랐다" 주장에 경찰 산부인과 진료기록 확보
영아살해죄 폐지로 아동학대살해 적용 검토

'아동학대살해 혐의' 20대 친모 구속 /연합뉴스
모텔 객실에서 갓 태어난 아기를 화장실 변기에 방치해 숨지게 한 20대 친모가 경찰에 구속됐다.
사건을 맡은 서울남부지법(김지현 영장전담 부장판사)은 14일 아동학대살해 혐의를 받는 김모씨에 대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진행한 뒤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출산 수 시간 뒤 119 신고… "임신 몰랐다" 주장에 산부인과 기록 확보
김씨는 지난 2월 말 서울 양천구의 한 모텔에서 아이를 출산한 뒤 적절한 구호 조치 없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는다. 출산 당일 김씨가 직접 119에 신고했으나, 이미 몇 시간이 지난 상태였다.
출동한 소방대원은 객실 화장실 변기에서 숨진 신생아를 발견했으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사인이 익사로 추정된다는 소견을 경찰에 전달했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김씨는 임신 사실을 몰랐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그러나 경찰은 김씨가 출산 전 산부인과 진료를 받은 기록을 확보했다. 이를 바탕으로 보완수사를 진행한 경찰은 지난 11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확보된 산부인과 진료기록은 김씨의 주장을 배척하고 범행의 고의성을 판단하는 핵심 증거로 작용할 전망이다.
살해 고의성 입증이 핵심 쟁점… 미필적 고의 인정 여부가 양형 가른다
이번 사건의 주요 법리적 쟁점은 아동학대살해죄의 성립 여부와 살해의 고의성 입증이다.
2023년 8월부로 영아살해죄가 폐지됨에 따라, 본 사안에는 아동학대살해죄 또는 아동학대치사죄가 적용된다.
법리적으로는 출산 후 수 시간이 지나서야 119에 신고한 점과 사인이 익사로 추정되는 점 등을 종합할 때, 신생아의 사망 가능성을 예견한 미필적 고의가 인정될 여지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산부인과 기록을 통해 임신 주수나 출산 예정일 등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점이 증명된다면 살해의 고의가 인정될 확률이 높다. 반면 고의성이 완전히 부정될 경우에는 아동학대치사죄가 적용된다.
아동학대살해죄가 인정될 경우 양형기준상 기본 권고형은 징역 17년에서 22년이다.
다만 판례의 기준에 비추어 볼 때, 갑작스러운 출산으로 인한 극도의 혼란 상태 등 미필적 고의에 의한 범행으로 인정될 경우 감경영역이 적용되어 처벌 수위가 낮아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반대로 국과수의 '익사' 소견을 바탕으로 단순 방치가 아닌 작위에 의한 살해 및 확정적 고의가 인정된다면 중형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해석된다.
향후 수사 및 공판 과정에서 산부인과 진료기록의 구체적 내용과 범행 당일의 정황 증거가 처벌 수위를 결정지을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