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휴직 신청했더니 돌아온 해고 통보…'CCTV 감시'는 정당한가
육아휴직 신청했더니 돌아온 해고 통보…'CCTV 감시'는 정당한가
법조계 '명백한 불법' 한목소리…남녀고용평등법 위반, 부당해고 해당. 노동청 진정, 구제신청 등 법적 대응 절차는?

육아휴직을 신청한 직장인이 '근무태만'을 이유로 부당 해고 위기에 처했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법적으로 보장된 육아휴직을 신청했다가 '근무태만'을 이유로 해고 위기에 내몰린 한 직장인의 사연이 공분을 사고 있다.
육아휴직 요건을 모두 갖춘 직장인 A씨는 최근 회사에 육아휴직을 신청했다가 청천벽력 같은 답변을 들었다. 회사는 육아휴직을 허용할 수 없을뿐더러, 오히려 A씨를 해고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A씨가 노동부에 고발하겠다는 뜻을 내비치자 회사가 꺼내 든 '해고 카드'였다.
"CCTV로 보니 졸더라"…황당무계한 해고의 칼날
회사가 내세운 해고 사유는 '근무태만'이었다. 구체적으로 임원진이 출근하기 전 잠시 졸았던 점, 그리고 과거 회사 허가 하에 사용했던 무급휴가를 문제 삼았다. 회사는 A씨가 졸았다는 사실을 CCTV를 통해 확인했다고 밝혔다.
심지어 배려 차원에서 허용했던 무급휴가마저 '무단결근'으로 처리해 해고 사유로 삼겠다고 주장했다. A씨는 "노동자 감시 목적의 CCTV 활용은 불법으로 알고 있고, 증빙서류까지 내고 승인받은 휴가를 무단결근이라니 황당하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명백한 불법"…법조계의 일치된 경고
이 사연에 대해 법률 전문가들은 회사의 조치가 명백한 위법 행위라고 입을 모았다. 한 변호사는 "육아휴직 거부는 불법"이라며 "정당한 사유 없이 육아휴직을 거부하면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노동자 감시 목적 CCTV 사용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에 해당하며, 회사에서 허가한 무급휴가를 무단결근으로 처리하는 것도 부당하다"고 잘라 말했다. 법무법인 다움의 이성준 변호사 역시 "육아휴직 신청을 허용하지 않는 것은 형사처벌 대상"이라고 강조했다.
'육아휴직'은 시혜 아닌 권리, 법전이 답하다
현행법은 육아휴직을 노동자의 당연한 권리로 보장한다.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19조는 사업주가 요건을 갖춘 근로자의 육아휴직 신청을 의무적으로 허용하도록 규정한다. 이를 어길 시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특히 육아휴직을 이유로 해고 등 불리한 처우를 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이라는 더 무거운 처벌을 받게 된다. 회사가 주장하는 '졸음'이나 '무급휴가'가 사회 통념상 고용 관계를 이어갈 수 없을 정도의 '정당한 해고 사유'(근로기준법 제23조)로 인정받기도 극히 어렵다는 것이 법조계의 중론이다.
'3개월의 골든타임', 내 권리를 지키는 법
전문가들은 즉각적인 법적 대응을 주문했다. 우선 육아휴직 거부에 대해 관할 고용노동청에 진정을 제기할 수 있다. 만약 회사가 실제로 해고를 강행한다면, 그때부터 싸움은 시간과의 전쟁이 된다.
김경태 변호사는 "실제 해고가 이루어질 경우 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할 수 있으며, 이는 해고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 신청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노동위원회는 통상 2~3개월의 심리를 거쳐 부당해고 여부를 판단하며, 부당해고로 인정될 경우 원직복직 명령과 함께 해고 기간 동안의 임금 상당액을 지급받을 수 있다.
법률사무소 유(唯)의 박성현 변호사는 "육아휴직 요청 직후 이루어진 조치라면 보복성 해고로 간주될 가능성이 크다"며 적극적인 권리 주장을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