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내 노트북 'Body' 폴더를 봤다…게임 폴더 하나에 '불법촬영범' 될 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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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내 노트북 'Body' 폴더를 봤다…게임 폴더 하나에 '불법촬영범' 될 뻔

2025. 11. 06 10:35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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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렌트 단속 나왔던 경찰, '심즈' 게임 폴더명에 '멈칫'…변호사들 "사건화 0%" vs "최악 대비해야" 의견 대립

토렌트 불법 다운로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은 A씨는 게임 파일 폴더 이름('body') 때문에 불법 촬영물 소지자로 오해받을까 봐 불안해 한다./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평범한 게임 폴더가 '불법 촬영물'로 오해받는 순간, 당신의 일상은 어떻게 무너지는가.


경찰이 다녀간 그날 밤, A씨는 자신의 노트북을 차마 켤 수 없었다. 즐겨찾기에 등록된 'body'라는 이름의 폴더 하나가 자신을 순식간에 '불법 촬영범'으로 만들 수 있다는 공포가 온몸을 휘감았다. 평범한 시민이 잠재적 범죄자로 전락할 수 있다는 아찔한 공포는 그렇게 시작됐다.


"Body, Cloth?"…경찰의 3초 침묵, 공포의 시작


사건은 지난 10월, 경찰관들이 A씨의 집 문을 두드리면서 시작됐다. 토렌트(파일 공유 프로그램)를 이용한 불법 다운로드 혐의였다. A씨의 동의를 얻어 노트북을 살펴보던 경찰의 시선이 한순간 멈췄다. 즐겨찾기에 등록된 두 개의 폴더, 'body'와 'cloth' 때문이었다.


A씨에게는 인기 게임 '심즈'의 캐릭터 신체나 의상 파일을 모아두는, 지극히 평범한 폴더였다. 하지만 경찰의 짧은 침묵 속에서 A씨의 머릿속은 하얗게 변했다. '혹시 불법 촬영물 폴더로 오해하는 건 아닐까?'


경찰이 돌아간 뒤, A씨의 불안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압수수색 영장을 들고 다시 찾아와 가족들 휴대폰까지 뒤지는 악몽을 꿨다"며 그는 법률 전문가들에게 도움을 청했다.


"걱정 마세요, 99%는 해프닝"…압수수색의 높은 벽


A씨의 사연에 대다수 법률 전문가는 '기우'라고 선을 그었다. 검사 출신 권민정 변호사는 "사건화될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 같다"고 단언했고, 경찰 수사팀장 출신 정봉광 변호사는 "현장에서 혐의점을 발견하지 못했다면 사후에 영장을 받기는 매우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는 우리 형사소송법이 강제수사인 압수수색을 매우 엄격하게 규정하기 때문이다. 법원은 '죄를 범했다고 의심할 만한 정황'(형사소송법 제215조)이 명확할 때만 영장을 발부한다. 변호사들은 "단순히 폴더 이름이 오해를 살 만하다는 이유만으로 영장이 발부되는 일은 없다"며 "경찰이 현장에서 문제 삼지 않았다면 그걸로 끝"이라고 입을 모았다.


"1%의 가능성에 대비하라"…'불안 마케팅'인가, '유능한 조력'인가


하지만 한쪽에서는 신중론도 제기됐다. 김지진 변호사는 "막연하게 괜찮을 것이라는 추상적 답변은 무책임하다"며 "단 1%라도 사건화될 가능성에 미리 대비하는 것이 변호사의 역할"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A씨에게 '내용확약서' 작성을 제안했다. 해당 폴더들이 게임 관련 파일임을 명시하고 이를 공증해두면, 만약의 경우 경찰 조사에서 자신의 결백을 입증할 강력한 증거가 될 수 있다는 취지다. 이는 의뢰인의 불안감을 이용한 '불안 마케팅'으로 비칠 소지도 있지만, 최악의 상황까지 염두에 둔 변호사의 직업적 관점이 반영된 조언이기도 하다.


진짜 문제는 '폴더' 아닌 '토렌트'…“방어는 그쪽에 집중해야”


결론적으로 A씨의 'body' 폴더 해프닝은 하룻밤의 악몽으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변호사들은 진짜 법적 문제는 다른 곳에 있다고 지적했다. 바로 경찰이 애초에 A씨 집을 찾아온 이유, '토렌트'다.


옥민석 변호사는 "'body' 폴더 걱정은 이제 그만하고, 토렌트 사건 방어에 집중해야 한다"고 핵심을 짚었다. 토렌트를 통해 저작권이 있는 영화나 드라마, 혹은 불법 음란물을 내려받고 유포했다면 이는 저작권법 위반 등으로 형사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A씨의 불안은 엉뚱한 곳을 향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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