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 수감 6개월이면 자동 이혼?”…변호사 18명의 답은 'NO'
“배우자 수감 6개월이면 자동 이혼?”…변호사 18명의 답은 'NO'
형사사건으로 구속된 배우자와의 이혼을 고민하는 질문에 법률 전문가들 한목소리로 “자동 이혼 제도는 없다”고 일축. 이혼 소송 제기 시 불이익 우려에 대해서도 선을 그으며, 양육권·재산분할의 법적 기준을 명확히 제시했다.

배우자가 6개월간 수감되면 자동 이혼된다는 소문은 법적 근거 없는 도시전설이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감옥 간 배우자, 6개월 뒤 자동 이혼’은 도시전설…법원 가야 끝나는 혼인
“형사사건으로 구속된 배우자와 이혼이 가능한가요?”
한 온라인 법률 상담 플랫폼에 올라온 이 질문은 수많은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배우자가 구속된 지 3개월, ‘수감 6개월이면 자동 이혼이 된다’는 소문을 듣고 희망과 불안 속에 전문가의 문을 두드린 것이다.
이 절박한 질문에 18명의 변호사가 내놓은 답변은 단호하고 명쾌했다.
'6개월 수감 시 자동 이혼'?…변호사들 “근거 없는 낭설”
결론부터 말해 ‘자동 이혼’은 존재하지 않는다. 노경희 변호사는 “말씀하신 내용대로라면 ‘자동이혼’ 제도는 존재하지 않는다”며 “당사자 간 원만히 합의하는 ‘협의이혼’ 또는 상대방에게 소송을 제기하는 ‘재판상 이혼’을 통해 혼인관계를 정리해야 한다”고 잘라 말했다. 이는 질문에 답한 모든 변호사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박수진 변호사는 세간의 오해에 대해 “귀책이 많은 사람이 소장을 받아보고도 대응하지 않아 일방적인 판결로 이혼이 되니, 자신이 아무것도 안 했는데 이혼되었다고 생각해 자동이혼이라고 표현하는 경우가 있으나 자동으로 이혼되는 경우는 없다”고 설명했다. 법률사무소 인도의 안병찬 변호사 역시 “처음 들어보는 내용”이라며 해당 소문의 출처에 의문을 표했다. 법적 근거가 전무한 ‘도시전설’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판사가 안 좋게 볼까” 걱정은 금물…“혼인 파탄 책임이 핵심”
질문자는 배우자가 구속되자마자 소송을 내면 판사가 자신을 나쁘게 보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털어놨다.
이에 대해 변호사들은 ‘기우’라고 입을 모았다. 법률사무소 니케 이상준 변호사는 “유책사유는 배우자에게 있기 때문에 유책배우자를 상대로 이혼 소송을 제기했다고 하여 이를 안 좋게 보는 판사는 없다”며 “걱정 말고 이혼 소송을 제기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법원의 판단 기준은 소송 제기 시점이 아닌, 혼인 관계가 회복 불가능할 정도로 파탄에 이르렀는지 여부다. 법률사무소 선진 황으뜸 변호사는 “구속된 배우자에게 혼인 파탄의 귀책사유(잘못이 있는 책임)가 있는지만 중점적으로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즉, 배우자의 범죄 행위와 구속이 혼인을 더 이상 이어갈 수 없는 중대한 사유(민법 제840조 제6호)가 되는지가 재판의 핵심 쟁점이라는 의미다.
양육권은 주양육자에게, 재산분할은 ‘기여도’ 따라
이혼을 결심했을 때 가장 현실적인 문제인 자녀와 재산은 어떻게 될까. 변호사들은 양육권과 재산분할이 이혼의 책임 소재와는 다른 잣대로 결정된다고 설명했다.
양육권의 경우, 법원은 자녀의 복리를 최우선으로 고려한다. 이상준 변호사는 “배우자는 현재 구속된 상태기 때문에 양육이 불가능하다”며 “지금 이혼 소송을 제기한다면 질문자 님께서 양육자로 지정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내다봤다.
재산분할은 ‘누가 잘못했는가’가 아닌 ‘누가 얼마나 기여했는가’의 문제다. 법률사무소 가호 이진채 변호사는 “재산분할은 혼인기간 동안 공동형성재산에 대한 경제적인 기여도를 검토하여 결정한다”고 밝혔다. 즉, 부부가 함께 사는 동안 이룬 재산을 각자의 기여도에 따라 나누는 절차이므로, 배우자의 구속 사실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다만, 클리어 법률사무소 김동훈 변호사는 “의뢰인의 재산권이 침해되지 않도록 은행거래내역 조회, 가압류 등 필요한 모든 법적 조치를 취해드린다”며 재산 보호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결론적으로 배우자의 구속은 이혼을 결심하게 된 중대한 계기가 될 수는 있지만, 그 자체로 법률 관계를 자동으로 종료시키지는 못한다. 이혼을 원한다면 반드시 협의나 소송이라는 법적 절차를 거쳐야만 한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더 이상 희망이 없는 관계를 정리하기 위해 법원의 문을 두드리는 것을 어느 누구도, 심지어 판사조차도 나쁘게 보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