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은 다 성격 차이로 이혼한다는데…아, 그건 '협의 이혼'에만 해당하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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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은 다 성격 차이로 이혼한다는데…아, 그건 '협의 이혼'에만 해당하는 말입니다

2021. 06. 29 15:07 작성2021. 06. 29 15:12 수정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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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격 차이'로 협의 이혼은 가능해도, 재판상 이혼 사유에는 해당 안 돼

장기간 별거했더라도 그 사실만으론 불가⋯혼인 관계 지속 불가능한지가 쟁점

'성격 차이' 때문에 더는 못 살겠다는 말과 함께 떠난 남편. A씨는 이혼할 생각이 없지만, 남편은 소송을 해서라도 헤어지겠다고 한다. A씨는 이렇게 일방적으로도 이혼이 되는 건지 변호사들에게 물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남편이 집을 나갔다. '성격 차이' 때문에 더는 못 살겠다는 게 마지막 인사였다. 생각해볼 겨를도 주어지지 않았다. 그렇게 부부가 떨어져 산 지도 어느덧 1년. 아내 A씨는 줄곧 "다시 잘해보자"고 했지만 남편은 요지부동이다.


A씨는 이혼할 생각이 없지만, 남편은 소송을 해서라도 헤어지겠다고 한다. A씨가 이혼을 안 해주더라도 따로 떨어져 사는 기간이 길면 자연스레 법원도 이혼을 받아들여 줄 거라고 했다.


A씨는 이렇게 일방적으로도 이혼이 되는 건지 변호사들에게 물었다.


단순히 '성격 차이'만으로는 재판상 이혼 어려워

A씨 사연을 들은 변호사들은 한 마디로 이 사태를 정리했다. '성격 차이'만을 이유로 법원에서 이혼할 수는 없다는 것. 그간 많은 사람들이 같은 이유로 이혼을 해왔다는데, 왜 변호사들은 "아니다"라고 말하는 것일까?


법무법인 미리내의 오창훈 변호사는 "협의 이혼이 안 되면, 민법에 따라 소송을 통해서만 이혼이 가능하다"면서 "다만 A씨 남편이 주장하는 '성격 차이'는 민법이 정한 이혼 원인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우리 민법 제840조는 재판상 이혼 원인을 아래 6가지로 규정하고 있다. 여기 해당하지 않는 이유로는 재판을 통한 이혼을 할 수 없다.


① 배우자의 부정행위

② 악의적인 유기

③ 배우자 또는 직계존속의 심히 부당한 대우

④ 직계존속에 대한 배우자의 심히 부당한 대우

⑤ 배우자의 생사가 3년 이상 분명하지 않은 때

⑥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


오창훈 변호사는 "부부간 성격 차이가 민법 제840조 제6호에 따른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에 해당하는지가 관건"이라며 "대부분은 인정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에스알 고순례 변호사도 "단순 성격 차이만으로는 재판상 이혼이 어려울 수 있다"며 "만일 자녀가 있다면 더욱 그렇다"고 덧붙였다.


더욱이 우리 법원은 이혼 문제를 파탄주의가 아닌 유책주의로 풀어가고 있다. 부부 중 누군가 책임을 질 만한 행동을 했어야만(유책주의), 재판을 통해 이혼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러니 한쪽이 "성격이 안 맞는다"며 이혼을 청구하더라도, 상대방에게 별다른 유책사유가 없는 이상 이혼하기 어렵다.


별거 기간이 길다 = 이혼 사유? 실제로는 아니다

또한 변호사들은 A씨 남편의 주장처럼 "별거 기간이 길다"는 것만으로는 이혼 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대법원은 "배우자 상호가 별거에 들어간 사정만으로는, 부부관계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파탄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변호사 김수경 법률사무소'의 김수경 변호사는 "무작정 길게 별거한다고 해서 이혼이 되는 게 아니다"고 했다.


법률사무소 민(일산)의 정성열 변호사는 오히려 "남편이 성격 차이를 이유로 별거를 시작한 것이라면, 남편에게 유책성이 인정될 것"이라고 했다. "이런 경우 남편이 이혼 청구를 하더라도 기각될 가능성이 크다"고 정 변호사는 봤다.


단, 예외적인 경우도 있다. 지난 2015년 서울가정법원은 혼외자까지 출산한 유책배우자가 청구한 이혼 소송을 받아들였다. 이 경우, 법원은 부부가 25년 이상 별거하면서 사실상 일체의 교류를 단절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로 인정했다. 별거 기간이 길어서가 아닌, 혼인의 실체가 완전히 해소되고 부부가 각자 독립적인 생활을 한 점이 고려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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