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고죄 역고소 대응 전략, '검찰 송치' 직후가 골든타임
무고죄 역고소 대응 전략, '검찰 송치' 직후가 골든타임
어제는 피해자, 오늘은 피의자… 98% 유죄율 뚫을 '골든타임'은 바로 지금, 변호사 20인이 밝힌 무죄 입증 전략

어제의 피해자가 졸지에 무고죄 피의자가 될 수 있다. 이 같은 역고소의 덫에 걸리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당신은 무고죄 피의자' 문자 한 통…피해자가 범죄자 되는 '역고소'의 덫
어느 날, 당신의 주머니 속 스마트폰이 '띠링' 울린다. 검찰청에서 보낸 문자 한 통. '귀하의 무고 피의사건이 검찰에 송치되었습니다.'
경찰 조사 한번 받은 적 없는데, 나는 졸지에 범죄 혐의를 받는 피의자가 되어 있었다. 피해를 호소하던 고소인이 순식간에 피의자로 신분이 뒤바뀌는 '역고소'의 덫에 걸린 것이다. 억울한 옥살이를 피할 생존법을 변호사 20인이 답했다.
"어제는 피해자, 오늘은 피의자"…'역고소'라는 이름의 부메랑
어떻게 이런 황당한 일이 벌어질까. 법률 전문가들은 "과거 다른 사람을 고소했던 사건과 연관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은다. 내가 제기한 고소 사건을 수사한 경찰이 '혐의없음' 결정을 내린 뒤, "고소 내용 자체가 거짓"이라며 직접 수사에 나서는 경우(인지수사)가 대표적이다. 고소를 당했던 상대방이 "허위 사실로 고통받았다"며 역으로 고소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무고죄는 타인을 형사처벌 받게 할 목적으로 허위 사실을 신고했을 때 성립하는 중범죄다. 법정형은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결코 가볍지 않다. 최근 법원이 무고 범죄를 '사법질서를 교란하는 중대 범죄'로 보고 엄격히 처벌하는 추세라는 점도 불안감을 키운다.
"98% 유죄율, 검찰 송치 통보가 마지막 기회인 이유"
갑작스러운 통보에 당황해 시간을 보내는 것은 최악의 선택이다. 변호사들은 "바로 지금이 대응의 골든타임"이라고 강조한다. 경찰이 혐의가 있다고 판단해 사건을 검찰로 넘긴(송치) 만큼, 검사가 법원에 재판을 청구(기소)할지 여부를 결정하기 전인 현 단계가 혐의를 벗을 가장 중요하고도 마지막 기회라는 것이다.
가장 먼저 할 일은 검찰청에 '사건 기록 열람·등사 신청'을 하는 것이다. 내가 어떤 혐의를 받고 있는지 정확히 알아야 방어 전략을 세울 수 있다.
조기현 변호사는 "일단 검사가 기소해 재판으로 넘어가면 무죄를 받기는 훨씬 더 어려워진다"며 "우리나라 형사재판의 유죄율은 98%에 육박한다"고 경고했다. 검찰 단계에서 '혐의가 없어 재판에 넘기지 않겠다'는 불기소 처분을 받아내는 것이 최우선 목표가 되어야 한다.
"무죄의 열쇠, '거짓인 줄 몰랐다'는 것을 어떻게 증명하나"
무고죄 혐의를 벗기 위한 핵심 열쇠는 '허위라는 인식'이 없었음을 증명하는 데 있다. 즉, 고소할 당시 신고 내용이 거짓이라는 점을 알면서도 상대를 처벌할 목적으로 고소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객관적 근거로 입증해야 한다.
법무법인 공명의 김준성 변호사는 "신고 내용이 나중에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고 해서 곧바로 무고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한다. 고소 당시에는 그 내용이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객관적인 정황이나 근거가 있었다면 무고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의미다.
대법원 역시 "신고 내용에 일부 객관적 진실에 반하는 내용이 포함됐더라도, 그것이 단지 정황을 과장하는 데 불과하다면 무고죄는 성립하지 않는다"고 본다. 고소의 근거가 됐던 문자 메시지, 통화 녹음, 증인 진술 등을 다시 한번 꼼꼼히 정리해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방어 논리를 구축해야 하는 이유다.
"'혼자 할 수 있다'는 착각, 변호인 의견서 한 장이 운명을 가른다"
이 모든 과정을 혼자 감당할 수 있을까? 대부분의 변호사는 '절대 금물'이라고 조언한다. 법무법인 태강의 정재영 변호사는 "무고죄는 혐의를 벗기 위해 법리적으로 탄탄한 방어 전략이 필요하다"며 "변호사를 선임해 검찰 조사 전부터 함께 대응하는 것이 가장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변호사는 수사 기록을 법리적으로 분석하고, 검찰 조사에 함께 들어가 불리한 진술을 막아주며, 조사에 앞서 '변호인 의견서(피의자의 입장을 정리해 검사에게 제출하는 서면)'를 통해 방어 논리를 선제적으로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억울한 혐의로 형사처벌은 물론, 상대방으로부터 거액의 손해배상 청구까지 당할 수 있는 만큼 초기 단계부터 전문가의 조력을 받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다.
법의 칼날은 때로 자신을 지키려던 이에게 가장 날카롭게 향한다. 갑작스레 피의자라는 낙인이 찍혔다면, 절망 대신 기록을, 감정 대신 법리를, 그리고 홀로 싸우겠다는 생각 대신 전문가의 조력을 붙잡아야 한다. 당신의 억울함을 증명할 시간은, 바로 지금부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