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 연체한 적 있다"는 이유로 집주인의 계약갱신청구 거절, 법으로 보면?
"월세 연체한 적 있다"는 이유로 집주인의 계약갱신청구 거절, 법으로 보면?
세입자, 계약갱신청구권 행사했지만⋯집주인에게 거절당해
"세 차례 월세 연체했다⋯법에서 정한 거절 사유" 집주인의 주장
중요한 기준인 '2기의 차임액'은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납부일로부터 1~3일이 지난 시점에 월세를 지급했다는 이유로 계약갱신청구를 거절한 집주인. 정말, 이런 점이 계약갱신청구의 정당한 거절 사유가 될 수 있을까. /셔터스톡
세입자 A씨가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로 이사 온 지 벌써 4년이 지났다. 한 차례 월세 계약을 연장할 정도로 A씨는 이곳이 마음에 든다.
어느덧 A씨의 계약 만료일이 3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A씨는 이번에도 계약을 갱신하기로 마음먹고 집주인 B씨에게 이야기를 꺼냈다. 하지만 B씨는 A씨의 '계약갱신권' 청구를 단칼에 거절했다. A씨가 월세를 세 차례나 연체한 이력 때문이었다.
확인해보니, A씨는 월세 납부일로부터 1~3일이 지난 시점에 월세를 지급했다.
현재 집주인 B씨는 자신의 뜻을 바꾸지 않을 것 같다. 이에 A씨는 B씨가 갱신 거절의 근거로 든 '연체 이력'이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정한 '정당한 거절 사유'인지부터 따져보려고 한다. 정당한 사유가 아니라면 법을 근거로 다시 한번 갱신을 요구할 계획이다.
계약갱신청구권은 세입자가 계약한 집에 "계속 살겠다"고 할 수 있는 권리다.
집 계약기간이 만료하기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 이를 통보하면, 집주인은 정당한 사유 없이는 거절할 수 없다.
그런데, 주택임대차보호법이 규정한 집주인이 계약갱신을 거절할 수 있는 정당한 사유 중에는 '연체'와 관련된 내용이 있긴 하다. 해당 법률 제6조의 3(계약갱신 요구 등) 제1항 제1호는 "임차인(세입자)이 2기의 차임액에 해당하는 금액에 이르도록 차임을 연체한 사실이 있는 경우" 계약갱신을 거절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하지만 여기에 A씨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변호사들은 말했다. IBS법률사무소의 안정현 변호사는 "A씨가 '2기의 차임액에 해당하는 금액'에 이를 정도로 연체한 사실이 있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했다.
'2기의 차임액'이란 이런 의미다. 예를 들어 한 달 월세가 50만원이라고 하자. 이때 연체한 월세가 총 100만원(50만원*2)에 달했을 때가 2기의 차임액에 해당한다.
A씨의 경우 월세 내는 날짜로부터 3일 이내에는 모두 납부했다. 즉, 현재 A씨는 '2기의 차임액'에 해당하는 금액만큼 연체한 사실이 없다. 법무법인 인화의 김명수 변호사는 "월세를 1~3일 늦게 입금한 사례가 세 차례 있었다면 법에서 말하는 '월세 연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