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육비 안 올려주면 애 못 봐" 남편에 통보한 아내…변호사가 말리는 이유
"양육비 안 올려주면 애 못 봐" 남편에 통보한 아내…변호사가 말리는 이유
전남편 양육비 증액 거부에 면접교섭 차단 예고
변호사 "오히려 양육권 뺏길 수도"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중학생 아들의 양육비 증액을 거부한 전남편에게 면접교섭 차단을 통보한 아내. 하지만 이같은 감정적 대응은 오히려 법정에서 양육권을 뺏기는 자충수가 될 수 있다.
5년 전 협의이혼을 한 A씨. 연애 시절부터 플랜 C까지 세워두던 철두철미한 남편은 '코로나19'라는 거대한 파도에 식당을 폐업하며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됐다.
최악으로 치달은 부부 관계는 결국 이혼으로 끝이 났다. 당시 7살이던 아들의 친권과 양육권은 A씨가 가져왔고, 양육비는 월 50만 원으로 합의했다.
시간이 흘러 아들은 중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다. 물가는 올랐고 월 50만 원으로는 학원비조차 감당하기 버거운 상황이다. A씨는 전남편에게 양육비 증액을 요구했지만, 돌아온 건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라"는 거절뿐이었다.
자기 자식의 미래에 무관심한 전남편의 태도에 격분한 A씨는 "양육비를 올려주지 않으면 면접교섭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마침 재혼을 앞둔 A씨는 이참에 아이의 성을 새아빠의 것으로 바꾸고, 권리만 챙기려는 전남편의 자리를 완전히 지워버리겠다는 결심도 섰다.
돈 안 준다고 애 못 보게 하면… 양육자 변경될 수도
하지만 법률 전문가들은 A씨의 섣부른 통보가 최악의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5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 출연한 이준헌 변호사(법무법인 신세계로)는 면접교섭 거부에 대해 "거부하시면 안 된다"고 단언했다. 전남편이 양육비 자체를 끊겠다는 것이 아니라, 정해진 50만 원을 계속 지급하겠다고 하는 이상 합의 내용을 이행하는 것이므로 법적 문제는 없다는 것이다.
이 변호사는 "양육비와 면접교섭은 대가적인 관계가 아니기 때문에, 양육비를 아예 지급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면접교섭 의무 불이행의 정당한 이유가 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이유로 면접교섭을 해주지 않으신다면 상대방이 면접교섭 이행명령을 신청할 수 있고, 잘못하면 친권자, 양육자가 변경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부족한 양육비는 '증액 신청'으로 해결해야
그렇다면 턱없이 부족해진 양육비는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감정싸움이 아닌 합법적인 양육비 증액 신청 제도를 활용해야 한다.
이 변호사는 "양육비나 면접교섭과 같이 자녀의 복리를 위한 부분은 변경할 사유가 존재하면 바꿀 수 있다"며 "자녀의 교육비가 증가했다거나, 상대방의 소득이 증가하거나 물가가 상승했을 때 증액을 신청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A씨의 경우 양육비를 정한 지 5년이 지났고 자녀가 중학교 진학을 앞두고 있으므로, 교육비 증가를 이유로 법원에 증액을 요청하면 된다.
반대로 남편 측에서 사업 실패 등을 이유로 감액을 요구할 수도 있을까. 법원은 자녀의 양육을 1차적 부양의무로 보기 때문에 단순히 소득이 일시적으로 줄었다고 해서 양육비를 쉽게 깎아주지 않는다. 파산이나 영구적 실직 등 실질적인 재정 악화가 명확히 증명되어야만 감액이 가능하다.
재혼 후 성본 변경 가능하지만… '친양자 입양'의 치명적 함정
A씨가 고민 중인 재혼 후 성본 변경 절차는 친부인 전남편이 거부하더라도 법원 허가를 통해 가능하다. 아이가 새 가정에 적응하는 데 있어 성이 달라 겪는 정체성 혼란 등 불이익이 크다고 법원이 판단할 경우, 자녀의 복리를 위해 성본 변경을 허락한다.
다만 치명적인 함정이 숨어있다. 성을 바꾼다고 해서 새아빠의 법적 친자가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완벽한 친자식으로 호적에 올리려면 '친양자 입양'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준헌 변호사는 "친양자 입양을 할 경우 친부와의 관계가 단절되기 때문에, 친부의 양육비 지급 의무가 소멸하므로 더 이상 양육비를 요청하실 수 없다"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