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시장 참사 운전자 '모야모야병' 주장...사고 당일엔 '운전 지장 없다' 진술 번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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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 시장 참사 운전자 '모야모야병' 주장...사고 당일엔 '운전 지장 없다' 진술 번복

2025. 11. 18 16:49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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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m 질주 트럭 페달 블랙박스에 담긴 진실

사후 제기된 뇌질환 항변, 법원이 심신미약을 인정하는 결정적 요소 분석

부천 제일시장 트럭 돌진 사고 / 연합뉴스

지난 11월 13일 오전, 경기 부천시 오정구 제일시장에서 60대 운전자 A씨(67)가 운전하던 1t 트럭이 상점으로 돌진하는 참혹한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60대와 70대 여성 2명이 사망하고 10~70대 남녀 19명이 다치는 등 21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사상 혐의로 구속된 A씨는 전날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면서 "모야모야병이 너무 심하다", "뇌 질환으로 약물 치료 중이었으나 최근 가게 일로 바빠 치료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주장하며 자신의 뇌 질환을 사고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하지만 이 주장은 사고 당일 조사 과정에서의 진술과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점에서 큰 논란을 낳고 있다.


A씨는 사고 직후 경찰 조사에서 모야모야병과 관련한 질문에 "운전하는 데 전혀 지장이 없다"면서 "의사나 약사로부터 '운전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도 없다"고 명확히 답변한 바 있다.


모순된 진술 속 경찰의 보강 수사: 의료 자문의 핵심 쟁점

A씨가 뒤늦게 뇌 질환을 주장함에 따라, 경기남부경찰청은 A씨의 진료기록을 확보해 모야모야병이 운전에 영향을 줄 수 있는지 의사협회 등에 의료 자문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모야모야병은 뇌에 피를 공급하는 혈관이 점진적으로 좁아지는 희귀성 질환으로, 뇌출혈, 마비, 감각 이상, 발작 등 갑작스러운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경찰은 A씨의 차량이 탑승 직후 돌진했고, 사고 당시 브레이크가 아닌 가속 페달을 밟는 모습이 트럭 내 '페달 블랙박스'에 담긴 점 등을 토대로 질환이 사고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은 작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고 원인에 대한 의혹을 남기지 않기 위해 보강 조사를 결정한 것이다.


사후 질병 주장, '심신미약'으로 감형될 수 있나? 법적 인정 기준 긴급 분석

이번 사건의 법적 쟁점은 운전자 A씨의 모야모야병이 형법상 '심신미약' 상태에 해당하여 형이 감경될 수 있는지 여부다. 형법 제10조 제2항은 심신장애로 인해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자의 행위는 형을 감경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변호사들의 법률 분석에 따르면, 뇌 질환 보유자가 사후에 질병을 주장할 경우, 법원이 심신미약을 인정하는 기준은 매우 까다롭고 다음의 핵심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1. 의료감정의 중요성 및 한계

심신미약 인정에서 가장 중요한 객관적 증거는 의료감정 결과다. 전문가들은 A씨의 모야모야병이 사고 당시 운전 능력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는지 판단하기 위해 정신감정 결과, 의사의 진단서, 치료 이력 등을 면밀히 검토할 것이다.


다만, 의료 자문만으로는 사고 당시의 정확한 상태를 재현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존재한다. 즉, 질병 진단 자체가 심신미약을 자동적으로 인정하는 것은 아니다.


2. 사고 전후 행동의 일관성과 진술의 신빙성

가장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은 것은 A씨 진술의 불일치다. 사고 당일 "운전에 지장 없다"던 진술은 스스로 정상적인 판단능력이 있었음을 인정한 것이며, 이는 사후에 제기된 심신미약 주장과 정면으로 모순되어 주장의 신빙성을 크게 떨어뜨린다.


법원은 범행의 경위, 수단과 방법, 범행 전후의 행동 등 진술이 일관적인지를 핵심적으로 따진다.


3. 객관적 증거: 페달 블랙박스 영상

사고 당시 A씨가 브레이크가 아닌 가속 페달을 밟는 모습이 담긴 페달 블랙박스 영상은 심신미약 주장을 부정하는 결정적인 증거로 작용할 수 있다.


132m를 질주하며 피해자들과 시장 매대를 잇달아 들이받은 일련의 행동 패턴 역시 의도적인 행동 통제가 가능했음을 시사하는 증거로 해석될 여지가 크다. 이는 과거 급발진 주장 사례에서 "피고인이 제동페달을 밟았다는 주장은 믿을 수 없고, 오히려 가속페달을 제동페달로 착각하여 밟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던 판례의 태도와도 궤를 같이 한다.


4. 치료 이력의 평가

A씨가 "뇌 질환으로 약물 치료 중이었으나 최근 가게 일로 바빠 치료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주장한 점 또한 면밀히 평가될 요소다. 정기적인 치료를 받지 않았고, 의사나 약사로부터 운전 금지 권고를 받은 적이 없다는 진술은, 질환의 심각성이 운전에 영향을 미칠 정도가 아니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심신미약 인정 가능성은 낮아... 법원의 최종 판단에 귀추 주목

현재까지 드러난 진술의 불일치, 페달 블랙박스 영상과 같은 객관적 증거, 그리고 치료 이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운전자 A씨의 심신미약 주장이 법원에서 인정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분석된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가 질환을 호소함에 따라 의혹을 제기한 부분에 대해 보강 조사를 할 예정"이라며, "결과 회신과 별개로 경위 조사 및 송치 여부 결정 등은 절차대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법원은 앞으로 진행될 의료감정 결과와 객관적인 증거를 바탕으로 A씨의 심신미약 여부를 최종적으로 판단할 것이다.


죄의 성립 자체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더라도, 형의 감경 여부를 결정하는 심신미약 주장과 이에 대한 법원의 엄격한 판단 기준은 이번 사건의 최종 결과를 가늠하는 중대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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