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휙' 얼굴로 날아든 등산스틱 피하려다가 사람을 쳤다, 그 사람의 코뼈가 부러졌다
'휙' 얼굴로 날아든 등산스틱 피하려다가 사람을 쳤다, 그 사람의 코뼈가 부러졌다

눈앞으로 다가오는 등산스틱을 피하고자 고개를 젖혔다가 뒷사람과 부딪힌 A씨. 이 과정에서 생긴 부상은 A씨가 혼자 책임져야만 하는 걸까? /게티이미지코리아
아침 출근 시간. 빽빽하게 찬 버스에서 내릴 준비를 하던 A씨. 그 순간 눈앞으로 등산용 스틱이 찌르듯이 다가왔다. 깜짝 놀란 A씨는 반사적으로 고개를 뒤로 젖혔다.
'아악.' A씨가 지른 비명이 아니었다. 뒷사람이 낸 소리였다. 순간적으로 젖힌 A씨의 머리가 뒷사람의 안면을 강타했다.
이 사고의 원인은 앞에 서 있던 할아버지. 바닥에 두었던 등산 가방을 휘두르며 메는 과정에서 가방에 꽂혀있던 등산용 스틱이 A씨의 얼굴로 향했던 것이다.
다행히 A씨의 눈은 무사했다. 아래턱을 긁히긴 했지만 큰 상처는 아니었다. 하지만 뒷사람은 A씨와 부딪히며 코뼈가 골절됐다. 수술까지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하지만, 등산스틱을 피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그래도 A씨가 이 상황에 대한 모든 책임을 져야 할까.
A씨는 "눈으로 날아오는 등산스틱을 피할 수밖에 없었다"며 "황당하고 억울하다"고 말한다. 변호사들은 "A씨만의 책임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공동법률사무소 인도의 안병찬 변호사는 "A씨와 앞 할아버지가 공동불법행위가 성립되는 사안"이라고 했다.
우리 민법 760조는 여러 명이 공동의 불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에는 연대해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우리 법원은 공동불법행위의 성립에 대해 다소 느슨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공동불법행위자 상호 간에 의사의 공통이나 공동의 인식까지는 필요 없고, 각 행위에 관련한 공동성이 있으면 된다"고 밝혔다.
법률사무소 승인의 오승일 변호사는 "피해자의 경우 A씨에 의해 부상을 입었지만, A씨의 행동이 앞에 서 있던 노인의 행동이 원인이 된 것"이라며 "앞 노인에게 배상을 요구하고 피해자와 3자 합의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공동불법행위책임에 따라 피해자에게 함께 책임을 지는 것과는 별개로, 앞 노인과 A씨 중에 누가 더 책임이 더 클까.
변호사들은 A씨가 등산스틱을 다른 방법으로 피할 수 있었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오승일 변호사는 "만약 A씨가 등산스틱을 손으로 막을 수 있다거나 머리를 숙여 피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면 과실이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안병찬 변호사도 같은 취지에서 "쉽게 피할 수 있는 경우에 따라 과실 비율이 달라진다"면서 "CCTV 등 증거를 통해 할아버지의 과실이 크다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