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빌려 간 사람이 돈 대신 본인 집을 가져가라고 하는데…
돈 빌려 간 사람이 돈 대신 본인 집을 가져가라고 하는데…
당사자 간 합의로 대물변제할 수 있어
주택의 시세와 권리관계 잘 분석해야 나중에 문제 안 돼

채무자가 돈 대신 본인 집을 가져가라는데, 문제가 없을까?/셔터스톡
A씨가 지인에게 1억 6,000만 원을 빌려주었는데, 상환일이 다가오자 채무자가 돈 대신 집을 가져가라고 한다. 현금으로 상환할 능력이 없다는 것이다.
그 집의 시세는 3억 원에 조금 못 미친다고 했다.
이에 A씨는 혼란스럽다. 그게 가능한 일인지 모르겠다. 채무자가 사기를 치려고 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기도 한다.
이런 상황에서 A씨가 취할 수 있는 최선이 무엇인지, 변호사에게 자문했다.
변호사들은 빌려준 돈 대신 부동산 등 물건을 받는 대물변제의 방법도 있다고 말한다. 상대방의 제안이 불가능한 얘기는 아니라는 것이다.
법무법인 동서남북 고일영 변호사는 “변제 방법은 당사자 사이의 합의로 정할 수 있으니, 상대방이 가지고 있는 집으로 변제받아도 된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수안 이재용 변호사는 “대물변제에 합의하고, 그 합의에 따라 소유권이전등기를 하면 된다”고 했다.
그러나 대물변제받으려면 사전에 따져봐야 할 것이 많아 보인다.
법률사무소 다감 오현종 변호사는 “일단 등기부등본을 발급받아 소유권자와 근저당 등을 확인하고, 상대방의 진의를 파악해 보는 게 좋겠다”고 조언한다.
고일영 변호사는 “특히 상대방이 주겠다는 주택의 시세와 권리관계를 잘 분석해야 나중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이와 관련해 이재용 변호사는 “당해 부동산에 선순위 담보권이나 우선변제권 있는 임차인, 국세 체납액 등이 있는지도 꼼꼼히 따져봐서 1억 6,000만 원의 변제에 충분한 물건인지도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당해 부동산에 설정된 담보권과 우선변제권, 체납액 등을 제하고도 그 가액이 채권액을 넘어선다면, A씨가 차액을 정산해주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돈 대신 집으로 대물 변제받기 위해서는 이 밖에도 신경을 써야 할 것이 많아 보인다.
고일영 변호사는 “상대방이 재산보다 채무가 많은 상태에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부동산을 대물변제 등으로 처분하는 경우, 추후 다른 채권자가 사해행위 취소 소송을 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또 이재용 변호사는 “채무의 변제기 도래 전에 대물변제 약정을 하고 소유권이전등기를 한다면 가등기담보법의 적용을 받게 되어, A씨가 청산의무 등 동 법에 따른 의무 및 제한을 받게 됨을 주의해야 한다”고 말한다.
다른 방식의 채권 추심을 제안하는 변호사도 있다. 법률사무소 태희 김경태 변호사는 “이런 상황에서는 상대방이 돈을 빌릴 당시에 갚을 의사나 능력이 있었는지 확인 후, 형사고소를 통해 합의금을 받는 쪽으로 추심방안을 세워볼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사기 여부와 관련해 수앤인 합동법률사무소 박수진 변호사는 “채무자가 사기를 치는지 아닌지는 집의 명의를 이전해 주는지 안 해 주는지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