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킹 피의자의 '모범생 스펙', 선처의 열쇠 될까?
스토킹 피의자의 '모범생 스펙', 선처의 열쇠 될까?
변호인 의견서에 '빛나는 과거' 담는 전략, 전문가들의 평가는?

형사사건 피의자가 긍정적 이력으로 선처를 구하는 전략은 혐의 인정 여부에 따라 효과가 다르다. / AI 생성 이미지
스토킹 혐의로 경찰 조사를 앞둔 피의자가 '장학금을 받고 사회에 기여한 모범 시민'임을 내세우면 선처를 받을 수 있을까?
형사사건 피의자들이 처벌 수위를 낮추고자 변호인 의견서에 자신의 화려한 이력과 긍정적 배경을 담는 전략을 고민하는 가운데, 법률 전문가들은 혐의 인정 여부에 따라 그 효과가 극명하게 갈린다고 조언한다. 의견서 작성 비용부터 효과적인 활용법까지, 변호사들이 직접 답했다.
'장학금·봉사활동'…의견서에 스펙 나열, 효과 있나?
스토킹 혐의로 고소당해 경찰 조사를 앞둔 A씨. 그는 변호사에게 의견서 작성만 맡기면서 한 가지 궁금증을 털어놨다. "피의자 가정환경, 사회에 이바지한 부분, 또는 대학생활 시절 장학금을 받았거나 학업이 우수한 경우, 직업 등등 이러한 장점(?) 요소들을 의견서에 적는 경우도 있나요?"
A씨의 질문에 변호사들은 "그렇다"고 입을 모았다. 이는 수사기관이나 법원에 선처를 호소할 때 흔히 사용되는 '양형(형벌의 정도를 정함) 변론'의 일환이다.
법률사무소 조이의 윤관열 변호사는 "피의자의 가정환경, 사회에 기여한 부분, 학업이나 직업의 성과 등 긍정적인 요소를 포함하는 것은 감형이나 선처를 호소할 때 유용하다"며 "특히 재범 가능성이 낮다는 점을 강조하고, 사건의 재발 방지를 위한 반성 의지 등을 표현하면 설득력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유한)LKB평산의 강광민 변호사 역시 피의자의 배경, 사회적 기여, 학업 및 직업적 성과 등이 의견서에 포함될 수 있으며, 이는 사건의 경중을 판단하거나 선처를 요청하는 데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피의자가 평소 성실한 사회 구성원이었음을 부각해 재범 위험이 낮다는 점을 어필하는 전략이다.
"무작정 나열은 금물"…혐의 인정 여부가 관건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스펙' 나열이 모든 상황에서 효과적인 것은 아니라고 경고한다. 핵심은 '혐의 인정 여부'다.
법무법인 일신 강남분사무소의 최동원 변호사는 "사건을 어떤 방향으로 진행하느냐에 따라 의견서의 내용 또한 달라진다"고 강조했다. 혐의를 인정하고 선처를 구할 경우 "질문에서 얘기한 내용들이 전부 들어가야 할 것이고, 그외에도 상담을 통해 확인되는 감형 사유들을 양형자료와 함께 적극적으로 제출해야 합니다"라고 조언했다.
반면 무혐의를 주장할 땐 양형 자료보다 법리적 주장이 우선돼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강광민 변호사도 긍정적인 요소를 무작정 나열하기보다는 사건과 관련성을 부각시켜야 효과가 있다며, "단순히 긍정적인 점을 나열하기보다 사건 경위와 피의자의 입장을 정확히 전달하면서, 논리적으로 잘 정리된 의견서가 필요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예컨대 직업적 성취도를 바탕으로 "사회에 기여한 바가 크며, 이러한 삶의 배경을 고려할 때 재범 가능성이 현저히 낮다"는 점을 설득력 있게 제시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법무법인(유한)LKB평산의 정다미 변호사는 "다만 완전히 모두 인정하고 양형만 다투는지 아니면 혐의 중에 억울해서 부인할 부분이 있는지는 상담을 받아보고, 법리적으로 승소 확률을 따져 정하시기 바랍니다"라며 전략적 접근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경찰·검찰 단계마다 비용 '별도'… "의견서만으론 한계"
변호인 의견서 작성 비용은 통상 경찰 조사 단계와 검찰 기소 단계에서 각각 별도로 책정된다. 법률사무소 새율의 최성현 변호사는 "각 단계별 의견서 비용은 사건의 복잡성과 필요한 법리 검토 정도에 따라 책정되며, 일반적으로 30만원에서 100만원 선에서 결정됩니다"라고 전했다.
김경태 법률사무소의 김경태 변호사는 "보통 경찰 단계 의견서는 대략 백만 원에서 이백만 원 선, 검찰 단계는 이백만 원에서 삼백만 원 선에서 결정되나, 구체적인 금액은 사건의 성격과 규모에 따라 조정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많은 변호사들이 로톡 정책상 구체적인 비용 기재가 어렵다며 개별 문의를 당부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변호사 선임 없이 의견서 작성만 의뢰하는 것의 한계를 지적하기도 했다. 법무법인 선의 이지원 변호사는 "사정이 있으시겠지만, 아직 경찰조사 전이라면 수사과정 전반에 변호인을 선임하여 경찰조사도 함께 준비하시기를 권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특히, 경찰조사 시 답변은 피의자신문조서로 기록되는데, 철저한 준비 없이 혼자 조사에 임할 경우 작은 실수 하나가 크게 불리한 일을 만들 수 있어 조심하셔야 합니다"라고 경고하며 철저한 사전 대비를 강조했다.
변호사 김일권 법률사무소의 김일권 변호사 역시 스토킹 범죄에 경험 많은 변호사와 함께 경찰 조사에 참석해 진술하고 의견서를 제출해야 무혐의 결정을 받을 수 있다고 조언하며 조사 동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