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한 상태인데 파혼했습니다⋯남자친구 직장에 내용증명 보내도 될까요?"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임신한 상태인데 파혼했습니다⋯남자친구 직장에 내용증명 보내도 될까요?"

2020. 12. 14 14:39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내용증명 보낼 수는 있지만⋯회사에 알리는 것은 명예훼손 될 수 있어

피해 보상 받으려면 파혼에 상대방 귀책 사유가 있어야

결혼을 약속했던 남자친구와의 이별을 겪은 A씨. 하지만 A씨는 임신한 상태다. 이에 A씨는 남자친구에게 책임을 묻고자 한다. /셔터스톡

"미안."


한 마디로 없던 관계가 됐다. 부모님의 반대에도 끝까지 함께하겠다던 그는 결국 자신을 떠났다. 아니, 자신과 뱃속의 아이를 떠났다.


남자친구를 믿고 아이를 지켰던 A씨는 배신감이 크다. 이에 남자친구의 회사로 내용증명을 보내려고 한다. 아니면 남자친구 직장에 직접 민원을 넣을까도 생각중이다.


A씨의 이러한 계획에 대해 변호사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전 남자친구의 회사로 민원 접수 및 내용증명 발송, 문제 없을까

변호사들은 A씨가 파혼 문제로 남자친구 회사에 민원을 접수하는 것은 말렸다.


'이광덕 변호사 사무소'의 이광덕 변호사는 "회사에 민원을 접수하는 행동은 명예훼손의 가능성이 있다"며 "권하지 않는다"고 했다.


A씨가 생각한 또 다른 방법인 내용증명에 대해서는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법무법인 효현의 박수진 변호사는 "내용증명을 통해 합의를 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고, 법무법인 해냄 조대진 변호사도 "내용증명으로 합의를 유도해보라"고 했다.


만약 합의가 되지 않는 경우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있다고 조 변호사는 말했다.


다만, 실효적인 방법은 아니라고 본 변호사들도 있다.

법률사무소 산성의 박현우 변호사는 "내용증명을 보낼 수는 있지만, 본인 의사 전달 정도의 효과만 있을 뿐"이라며 "이는 전화나 문자로도 가능한 부분이다"라고 말했다.


공동법률사무소 인도의 안병찬 변호사도 비슷한 의견이었다. 안 변호사는 "내용증명 보내는 것은 가능하지만 큰 실익은 없어 보인다"고 했다.


손해배상 받으려면 '귀책 사유' 입증 필요⋯아이 낳아 키우려면 인지 청구 소송 해야

내용증명 등의 방법으로 A씨가 전 남자친구와 합의를 하면 좋지만, 안 된다면 소송을 하는 방법밖에는 없다. 이를 위해 파혼의 '귀책사유'에 대한 입증이 필요하다고 변호사들은 말한다.


정현 법률사무소의 송인욱 변호사는 "손해배상을 청구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에게 귀책 사유가 있어야 한다"며 "혼인 파탄이 전 남자친구로부터 시작됐다는 내용 등을 증거로 남겨두라"고 조언했다.


민법 제804조에서는 약혼 당사자 한쪽에 아래의 8가지 중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유가 있다면, 상대편에서 약혼을 해제할 수 있도록 했다.


더불어 우리 법은 "과실 있는 상대방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당신 잘못으로 약혼이 해제됐으니, 책임을 지라는 취지다.

1. 약혼 후 자격정지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경우

2. 약혼 후 성년후견 개시나 한정후견 개시의 심판을 받은 경우

3. 성병, 불치의 정신병, 그 외 불치의 병질(病疾)이 있는 경우

4. 약혼 후 다른 사람과 약혼이나 혼인을 한 경우

5. 약혼 후 다른 사람과 간음한 경우

6. 약혼 후 1년 이상 생사가 불명한 경우

7. 정당한 이유 없이 혼인을 거절하거나 그 시기를 늦추는 경우

8. 그 밖에 중대한 사유가 있는 경우


약혼식을 따로 올리지 않았어도 상관없다. 대법원은 "약혼은 결혼을 하려는 둘 사이의 합의만 있으면 성립한다"며 "특별한 형식을 거칠 필요 없이 성립한다"고 판시했다.


A씨의 경우, 결혼을 하려고 했고 이를 바탕으로 아이를 가진 상태였으니 이에 해당할 확률이 높다. 덧붙여 정신적 피해에 대한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다.

이광덕 변호사는 "아이를 출산한다면 상대방에게 양육비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고도 했다. 이 경우 "전 남자친구를 상대로 인지 청구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고 했다.


'인지(認知)'는 혼인외의 출생자에 대해 생부 또는 생모가 자기의 자녀라고 인정함으로써 법률상의 친자관계를 발생시키는 행위를 말한다. 혼인 외의 관계에서 태어난 아이는 이 인지가 있어야 비로소 법적으로 부모와의 관계가 형성된다.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