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얼굴도 못 봤는데 재판 가라니”…'조사 패싱' 기소, 당신도 예외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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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얼굴도 못 봤는데 재판 가라니”…'조사 패싱' 기소, 당신도 예외 아니다

2025. 11. 04 10:38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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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수사만으로 재판 넘기는 '패스트트랙' 기소, 법적으론 문제없다지만…피의자 방어권 '흔들'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검찰이 피의자 조사 없이 경찰 기록만으로 기소하는 '조사 패싱'이 늘고 있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경찰 조사를 받고 검찰 연락을 기다리던 A씨는 검사 얼굴 한번 보지 못한 채 법원으로부터 재판에 나오라는 통지서를 받았다.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할 증거를 차곡차곡 모으고 있던 A씨의 손에 들린 것은 검찰의 출석 통보서가 아닌, 법원에서 날아온 '구공판(정식 재판 청구)' 통지서였다. 검사가 자신의 이야기는 단 한마디도 듣지 않고 자신을 재판에 넘겼다는 사실에 A씨는 망연자실했다.


"억울합니다" 증거 모으는 사이…날아온 재판 통지서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지난 6월 한 사건에 연루돼 경찰 조사를 마친 A씨. 한 달 뒤 검사실로부터 신원을 확인하는 전화 한 통을 받았다. 그는 곧 검찰 조사가 시작될 것이라 믿고, 자신의 무고함을 입증할 증거 자료들을 준비하며 검찰의 연락만을 애타게 기다렸다.


하지만 검찰은 그에게 추가 조사는커녕 의견을 물어보지도 않았다. 경찰 수사 기록만으로 그의 유죄를 확신한 검찰은 그대로 사건을 법원으로 넘겨버렸다. A씨는 "최소한의 반박할 기회조차 주지 않고 이런 식으로 재판을 여는 것이 과연 공정한가"라며 가슴을 쳤다.


"원래 그런 겁니다" 변호사들도 설명하는 '수사권 조정'의 나비효과


A씨의 사례는 과연 이례적인 일일까. 법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흔히 벌어지는 일"이라고 답한다. 과거에는 검찰이 경찰 수사 내용을 토대로 피의자를 다시 불러 조사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이제는 풍경이 완전히 달라졌다는 것이다.


법무법인 건영의 김수민 변호사는 "경찰 조사가 탄탄해 유죄 입증이 충분하다고 판단되면, 검찰이 별도 조사 없이 기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법률사무소 가호의 이진채 변호사 역시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요즘 그렇게 한다"고 확인했다. 경찰 수사만으로 기소하는 '패스트트랙'이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 잡은 셈이다.


법에는 '문제없다'…그러나 당신의 '방어권'은 안녕하신가


그렇다면 피의자를 직접 보지도 않고 재판에 넘기는 검사의 '조사 패싱' 기소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을까. 안타깝게도 현행 형사소송법상으로는 '그렇다'. 검사가 기소 전 반드시 피의자를 직접 조사해야 한다는 의무 조항은 어디에도 없기 때문이다.


JY법률사무소 이재용 변호사는 "검사가 반드시 피의자를 직접 조사해야 할 법적 의무는 없다"고 명확히 했다. 하지만 법 절차와 국민이 체감하는 '공정함' 사이의 괴리는 크다. 법무법인 쉴드의 이진훈 변호사는 "피의자에게 충분한 해명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은 방어권 보장 측면에서 아쉬운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검찰 단계는 끝났다, 이제는 '법정'에서 모든 것을 걸어라


일단 기소가 결정돼 재판이 열리게 되면, 사건을 다시 검찰 단계로 되돌릴 방법은 없다. 이제 A씨가 자신의 억울함을 풀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은 법정뿐이다. 변호사들은 이제부터라도 '재판 준비'에 모든 것을 쏟아부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법무법인 베테랑의 윤영석 변호사는 "이미 기소됐다면 법원의 공판 단계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률사무소 유(唯)의 박성현 변호사 역시 "공소장과 증거기록을 신속히 확보해 철저히 분석하고 공판을 대비해야 한다"며 변호인의 조력을 받아 체계적으로 방어권을 행사할 것을 주문했다.


수사권 조정이 바꾼 새로운 사법 환경 속에서, 자신의 권리를 지키기 위한 시민들의 더 빠르고 영민한 대처가 요구되는 시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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