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지하철 욕설녀 잡았다가 폭행 피의자로…합의금 요구에 어떻게 대응하나
출근길 지하철 욕설녀 잡았다가 폭행 피의자로…합의금 요구에 어떻게 대응하나
도망가는 여성 붙잡았더니 피의자 신세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출근길 지하철에서 자신을 밀치고 욕설을 한 여성을 붙잡았다가 되레 폭행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게 된 한 남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여성은 합의금으로 120만 원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
억울함을 호소하는 남성은 정당한 행동이었다고 맞서고 있지만, 수사관은 합의를 종용하고 있어 법적 딜레마에 빠졌다. 변호사들은 섣부른 대응보다 법리적 쟁점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신고하려고 잡았을 뿐인데"…120만원 합의금 요구한 여성
사건은 출근길 혼잡한 지하철에서 시작됐다. A씨는 자신을 위협적으로 밀치고 가는 여성을 향해 "아 왜저래"라고 혼잣말을 했다. 그러자 여성은 "반말하냐"며 욕설을 퍼부었다.
A씨가 경찰에 신고하겠다며 따라오라고 하자, 여성은 계단에서 다시 욕을 하며 도망치려 했다. 급한 마음에 A씨는 여성의 패딩 옷깃을 잡아 도망가지 못하게 막았다.
이후 경찰에 신고가 접수됐고, 오히려 A씨가 폭행 피의자로 조사를 받게 된 것이다. 여성은 합의금으로 120만 원을 요구했고, 3개월 가까이 조정이 이어졌다.
A씨는 “합의금이 과하기도하고, 억울한 부분 있어 경찰 조사 한 번 받아보고 싶은 취지”라고 밝혔지만, 새로 바뀐 담당 형사는 합의를 권유해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경찰은 왜 합의를 권할까?
변호사들은 경찰이 합의를 권하는 이유가 '사건 특성'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윈앤파트너스 법률사무소 한장헌 변호사는 "초범·경미 사건은 합의 시 불송치나 기소유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제이디종합법률사무소 전종득 변호사 역시 "단순폭행은 반의사불벌 성격이어서, 피해자가 처벌불원 의사를 표시하면 절차가 크게 정리된다"라며 수사기관이 실무적 편의를 위해 합의를 권하는 경우가 흔하다고 덧붙였다.
A씨의 행위가 과연 범죄에 해당할까? 전종득 변호사는 "지하철에서 상대방의 욕설(모욕) 직후 현장이탈을 막기 위해 옷깃을 약 30초 잡은 사안에서 형법 제20조 정당행위로 위법성 조각(무죄)을 인정한 사례가 있다"고 언급했다.
상대방의 욕설 직후 현장 이탈을 막기 위해 옷깃을 잡은 행위가 목적의 정당성, 수단의 상당성 등을 갖췄다면 범죄가 아니라고 볼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다만 그는 "제지 시간·방법이 과하면 폭행뿐 아니라 감금 등으로 번질 리스크가 있어 최소한·단시간·즉시 신고를 일관되게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신중한 접근을 조언했다.
"돈 없다는데 재산조회?", "내 진술, 상대가 볼까?"
A씨는 조사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여러 불안감을 토로했다. 합의금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했을 때 수사기관이 재산을 조회하지는 않을까?
이에 대해 변호사들은 입을 모아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답했다.
법무법인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는 "일반적인 폭행 사건 수사 단계에서 수사기관이 피의자의 재산을 조회하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고 말했다.
자신의 진술이 상대방에게 알려져 합의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걱정도 나왔다.
이에 대해 법무법인 창세 손권 변호사는 "사건이 진행되면 피해자 측에서도 기록 열람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경우가 있다"라면서도 "따라서 상대방을 자극할 수 있는 표현보다는 당시 상황과 경위를 중심으로 사실관계를 설명하는 방식이 일반적으로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평소 법 잘 지켰다" 주장은 양형에 도움 될까
A씨는 과거 다른 사람의 불법 행위를 고발해 처벌받게 한 경험을 언급하며, 자신이 평소 법질서를 지키는 시민이라는 점을 어필하는 것이 도움이 될지 궁금해했다.
그러나 변호사들은 대체로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장헌 변호사는 "과거에 다른 사람을 고발했다는 내용은 형량 판단에 큰 도움은 되지 않으며, 오히려 사건 경위·우발성·반성 태도 중심으로 진술하는 것이 보통 더 유리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전종득 변호사는 "평소 성실한 시민 주장은 직접적인 무죄/무혐의 포인트는 아니고, 동기·목적의 정당성 및 처분·양형의 참작 사정으로는 의미가 있다"라는 의견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