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하고 오라더니"…'사실혼' 직장 동료 믿었다가 상간 소송 당한 여성의 절규
"이혼하고 오라더니"…'사실혼' 직장 동료 믿었다가 상간 소송 당한 여성의 절규
"속았다는 증거가 핵심…남성에게 구상권 청구도 가능" 법률 전문가들 조언

"이혼하고 오면 결혼하자"는 직장 동료의 말을 믿고 가정을 정리한 A씨가 그의 사실혼 배우자로부터 상간녀 소송을 당했다. /셔터스톡
"이혼하고 오면 결혼하자"는 직장 동료의 말을 믿고 가정을 정리한 여성이, 도리어 그의 사실혼 배우자로부터 상간녀로 지목돼 소송을 당하는 기막힌 상황에 처했다.
A씨는 "상대방이 '사실혼은 끝난 관계'라고 해 이혼까지 했는데, 이제 와서 나를 가해자로 모는 것은 너무 억울하다"며 법률 전문가들에게 조언을 구했다.
'이혼하면 결혼' 속삭이던 동료의 배신…돌아온 건 상간 소송
법적으로 유부녀였던 A씨는 같은 직장에 다니던 B씨와 가까워졌다. 당시 B씨는 사실혼 관계의 배우자가 있었지만, A씨에게 "혼인신고도 안 했고, 집을 나가기만 하면 되는, 이미 끝난 사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발 더 나아가 A씨에게 "당신이 이혼하면 같이 살며 결혼하자"고 적극적으로 요구했다.
B씨의 말을 굳게 믿은 A씨는 결국 남편과 이혼했다. 하지만 B씨의 약속은 거짓이었다. 그는 사실혼 관계를 전혀 정리하지 않았고, A씨를 속여왔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배신감에 휩싸인 A씨는 B씨와 관계를 정리하고, B씨의 사실혼 배우자에게 모든 진실을 털어놓았다.
그러나 A씨를 기다린 것은 연인의 따뜻한 품이 아닌, 차가운 소장(訴狀)이었다. B씨의 사실혼 배우자가 "A씨 때문에 가정이 파탄 났다"며 상간 행위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한순간에 '피해자'에서 '가해자'로 전락한 A씨가 법정에서 '상간녀'라는 주홍글씨를 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법률 전문가들은 이 싸움의 성패가 단 하나의 질문에 달려있다고 입을 모은다. 바로 "A씨가 B씨의 사실혼 관계가 현재진행형임을 알면서도 만났는가?" 하는 점이다. 우리 법원은 상대방이 유부남·유부녀임을 '알고도' 만났을 때, 즉 '고의성'이 있을 때만 불법행위 책임을 묻기 때문이다.
'알고 만났나'가 유무죄 가른다…'속았다'는 증거가 핵심
변호사들은 A씨가 상간 소송의 책임을 피하거나 최소화하기 위해선 '고의성'이 없었음을 증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상간 소송은 상대방이 혼인 관계에 있음을 알면서도 부정한 행위를 했을 때 성립하는 불법행위이기 때문이다.
법률사무소 문의 조치홍 변호사는 "상간소송에서 중요한 요소는 A귀씨 상대방의 사실혼 관계를 알고도 관계를 지속했는지 여부"라며 "상대방이 '끝난 관계'라고 말한 증거(문자, 녹음 등)를 제출해 고의나 악의가 없었음을 주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윈앤파트너스 법률사무소 한장헌 변호사 역시 "불법행위가 성립되기 위해서는 고의 또는 과실이라는 귀책사유가 필요하다"며 "A씨의 경우 그와 같은 귀책사유가 없다고 볼 수 있으므로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다퉈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반면, 무작정 혐의를 부인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오엔 법률사무소 백서준 변호사는 "사실혼 관계가 완전히 끝났다고 하지 않고, 곧 정리한다고 말한 경우라면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될 수 있다"면서 "이때는 무작정 부인하면 배상 액수만 올라가므로, 최대한 감액을 구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나 역시 피해자…거짓말한 남성에게 '구상권'으로 반격 가능
전문가들은 A씨가 이번 소송에서 배상 판결을 받더라도, 모든 비극의 원인을 제공한 남성 B씨에게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바로 '구상권(대신 갚은 돈을 청구할 권리)' 행사다.
법무법인(유한) 한별 김전수 변호사는 "상대방이 A씨에게 이혼을 종용하는 등 적극적으로 기망한 정황이 있다면, A씨가 오히려 상대방을 기망에 의한 손해배상청구(민법 제750조)로 맞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즉, B씨의 거짓말로 인해 이혼까지 하게 되면서 입은 정신적, 경제적 피해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A씨는 B씨의 사실혼 배우자가 제기한 소송에 대해 '속았을 뿐 고의가 없었다'는 점을 입증해 책임에서 벗어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삼아야 한다. 설령 일부 책임이 인정되더라도, B씨를 상대로 구상금 청구 소송을 제기해 피해를 최소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한 남성의 거짓말이 세 사람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며 법정 다툼으로 번진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