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로 직진인데 내 과실 40%?" 억울한 차주의 소송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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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로 직진인데 내 과실 40%?" 억울한 차주의 소송 고민

2026. 06. 25 11:07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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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 없는 교차로 '대로 우선' 원칙 들이받은 보험사... 변호사들 "소송 실익부터 따져야"

신호 없는 교차로 사고에서 대로 주행 중 40% 과실 통보를 받은 운전자의 경우, 소송은 가능하나 비용 문제로 실익이 없을 수 있다. / AI 생성 이미지

신호 없는 교차로에서 나는 더 넓은 도로인 '대로'를 달리고 있었을 뿐인데, 내 과실이 40%라는 통보를 받았다면?


렌터카 공제조합의 답답한 태도에 분통을 터뜨리며 분쟁심의 절차를 건너뛰고 바로 민사소송을 고민하는 운전자의 사연이다.


법률 전문가들은 "소송은 가능하지만,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질 수 있다"며 '소송 실익'을 먼저 계산하라고 한 목소리로 조언했다. 승패의 열쇠는 결국 블랙박스 영상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시속 30km 직진했을 뿐인데…" 날벼락 같은 과실 40%


사연의 주인공 A씨는 최근 억울함에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신호등이 없는 교차로에서 왕복 2차선 도로(대로)를 시속 30km 정도로 주행하던 중, 편도 1차선 도로(소로)에서 나온 차량과 부딪히는 사고를 당했다.


A씨는 도로교통법 제26조 2항의 '대로 차량 우선권'을 근거로 상대방 과실이 훨씬 크다고 확신했지만, 보험사(렌트카 공제조합)가 제시한 과실비율은 A씨 35~40%, 상대방 60~65%였다.


A씨는 "너무 답답한 태도와 반응에 분쟁심의위원회 절차를 무시하고 민사소송으로 진행이 가능한지, 실익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법원도 '대로 우선' 인정…그러나 '무과실'은 없는 이유


변호사들은 A씨의 주장에 일리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도로교통법 제26조 제2항은 교통정리가 없는 교차로에서 넓은 도로의 차량에 우선권을 부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훈희 변호사는 "상대방 도로가 명백한 소로이고 상대방의 무리한 진입이 확인된다면, 현재 35~40% 과실은 다소 높게 평가된 것 아니냐는 주장을 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대로 차량이라도 '무과실'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임호균 변호사는 "무신호 교차로에서는 양 차량 모두 서행 및 전방좌우 주시의무가 있으므로, 대로 차량이라고 해서 무과실 또는 현저히 낮은 과실이 당연히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실제로 신호 없는 교차로 사고에서 보험사들은 통상 20:80, 30:70, 40:60 범위에서 과실을 협의하는 경우가 많다.


'분심위' 건너뛰고 소송? "가능하지만, 배보다 배꼽이 클 수도"


답답한 마음에 A씨가 가장 궁금해한 '분심위 패싱' 후 민사소송 직행 가능성에 대해 변호사들은 "가능하다"고 답했다. 고준용 변호사는 "분심위를 거치지 않고 바로 민사소송을 제기하는 것 역시 가능하다"며 이를 운전자의 선택권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모든 변호사가 뒤이어 '소송의 실익'을 강조했다. 민사소송을 진행하면 수백만 원 이상의 변호사 비용이 발생하는데, 과실비율이 10~20%로 조정되어 돌려받는 금액(수리비 등)이 이보다 적다면 오히려 경제적으로 손해라는 것이다.


국진호 변호사는 "민사소송은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요될 수 있으며, 실익을 따져보셔야 한다"고 조언했다. 결국 과실비율 조정으로 얻는 이익과 소송 비용을 저울질하는 냉정한 계산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모든 논쟁의 종결자…승패는 '블랙박스'에 달렸다


그렇다면 소송의 승패와 실익을 가를 결정적 증거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만장일치로 '블랙박스 영상'을 꼽았다.


한병철 변호사는 "과실 판단은 주로 블랙박스를 기준으로 선진입 여부, 속도, 시야 확보 가능성, 충돌 위치 등을 종합해 결정된다"고 강조했다. 보험 담당자의 태도나 운전자의 억울한 감정과는 무관하게, 법원은 영상에 기록된 객관적 자료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결국 변호사들은 A씨에게 현실적인 대응 순서를 제안했다. 이숭완 변호사는 "우선 블랙박스 영상 등 자료를 확보한 상태에서 분쟁심의 결과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며 "이후에도 과실비율 차이가 크고 손해액 규모가 상당하다면 민사소송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억울한 마음에 앞서 소송부터 제기하기보다는, 분심위 절차를 통해 1차 판단을 받아본 뒤 손해액과 소송 비용을 계산해보고 최종적으로 소송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전략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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