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피눈물, 아들에게 준 4천만원…손주들이 '꿀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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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의 피눈물, 아들에게 준 4천만원…손주들이 '꿀꺽'

2026. 05. 12 18:02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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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거 있냐" 버티는 상속인들…법조계 "이 방법이면 승소"

할머니가 전셋집 경매 배당금 4천만원을 아들에게 현금으로 줘 집을 마련했으나, 아들 사후 그의 자녀들이 집을 팔고 돈을 주지 않아 곤경에 처했다. / AI 생성 이미지

전셋집 경매로 겨우 되찾은 4천만 원을 아들에게 현금으로 건네주며 새 보금자리를 꿈꿨던 할머니. 아들은 그 돈에 자신의 돈을 보태 집을 샀지만, 갑작스러운 죽음 뒤 그의 자녀들이 집을 팔아 돈을 모두 가져갔다.


계좌이체 내역 하나 없는 절망적 상황에 법률 전문가들은 "직접 증거가 없어도 '간접 증거'와 '법원 명령'을 통해 할머니의 피 같은 돈을 되찾을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전셋집 배당금 4천만원, 사흘 만에 아들의 집으로


사건은 2021년 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A씨의 외할머니는 살던 전셋집이 경매에 넘어가면서 배당금 4천만 원을 현금으로 손에 쥐었다.


이 돈은 은행 계좌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외삼촌(당시 이혼 상태)의 통장으로 들어갔다. 불과 사흘 뒤인 1월 15일, 외삼촌은 이 돈에 자신의 돈 600만 원을 보태 총 4600만 원에 집을 샀고, 외할머니는 그 집에 거주하기 시작했다.


평온은 외삼촌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깨졌다. 외삼촌이 사망하자 상속 순위에 따라 전처와의 사이에서 낳은 자녀들이 집을 상속받았다. 이들은 집값이 6100만 원으로 오르자 집을 팔아 매매대금 전액을 수령했다.


A씨 측이 외할머니의 돈 4천만 원을 돌려달라고 요구했지만, 상속인들은 "돈이 오간 증거가 없다"며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A씨는 "외할머니 돈이 외삼촌 계좌로 간 건 확실합니다"라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증거 있나?" 사라진 현금 행방, 법원이 열쇠


이 사건의 가장 큰 걸림돌은 돈이 '현금'으로 전달돼 직접적인 이체 내역이 없다는 점이다. 은행마저 현금 이체 전표가 폐기되어 없다는 입장이어서 A씨 가족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하지만 법률 전문가들은 아직 포기할 단계가 아니라고 강조한다.


법무법인(유한) 엘케이비평산의 정진열 변호사는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외할머니의 4,000만 원이 실제로 외삼촌 계좌로 유입되었음을 입증하는 것입니다"라고 진단했다.


그는 직접 증거가 없어도 방법은 있다고 말한다. 정 변호사는 "소송을 제기하면 법원을 통해 해당 은행에 외삼촌 계좌의 2021년 1월 입출금 내역 제출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라며 "상대방이 임의로 확인해주지 않아도 법원 명령으로 강제 조회가 가능합니다"라고 설명했다.


결국 소송을 통해 닫힌 증거의 문을 열어야 한다는 의미다.


"집값 상승분은 포기, 원금 4천만원은 회수 가능"


그렇다면 할머니는 집값 상승분까지 포함한 6100만 원을 전부 돌려받을 수 있을까? 안타깝게도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다수의 변호사들은 외할머니가 외삼촌에게 부동산 명의를 맡긴 '계약명의신탁' 관계로 보고, 이 경우 부동산 자체가 아닌 제공했던 '매수 자금'을 부당이득으로 반환 청구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모두로 법률사무소 한대섭 변호사는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이런 경우 명의신탁자인 외할머니는 부동산 자체가 아니라 제공했던 매수 자금에 대해서만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라며 "즉 현재 처분된 집값인 6,100만원이 아닌 매수 자금 4,000만원과 법정 이자를 반환하라는 민사 소송을 상속인들을 상대로 진행하셔야 합니다"라고 명확히 했다.


결국 승소를 위해서는 ▲외할머니가 4천만원을 배당받았다는 '경매 배당표' ▲배당일(1월 12일)과 주택 매수일(1월 15일)의 '시간적 근접성' ▲외삼촌 계좌에서 집주인에게 돈이 이체된 내역 ▲외할머니가 해당 주택에 계속 거주했다는 사실 등을 종합해 현금 4천만원의 행방을 논리적으로 증명하는 것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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