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일한 기록 없애라" 김범석의 지시... 처벌 피하려 '대표 사퇴' 카드 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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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일한 기록 없애라" 김범석의 지시... 처벌 피하려 '대표 사퇴' 카드 썼나?

2025. 12. 19 18:03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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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된 은폐 정황 사실일 경우 '실형' 불가피

법조계 "증거인멸교사죄 성립 가능성"

김범석 쿠팡 의장 /연합뉴스

쿠팡의 창업주인 김범석 의장이 과거 노동자 사망 사건과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과정에서 조직적인 증거 인멸을 지시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법적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공개된 내부 자료에 따르면, 김 의장은 사건의 책임을 축소하기 위해 구체적인 지침을 내린 정황이 포착되었으며, 이는 향후 형사 처벌의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기록 남지 않게 확실히 하라"... 노동자 사망 후 이어진 '비정한' 대화

지난 2020년 10월, 쿠팡 칠곡물류센터에서 심야 근무를 하던 고 장덕준 씨가 퇴근 직후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최근 보도된 당시 김범석 한국 법인 대표와 관계자들의 메신저 대화에 따르면, 김 의장은 고인의 과로를 입증할 수 있는 기록을 삭제하거나 축소하도록 지시한 정황이 드러났다.


김 의장은 "그가 열심히 일했다는 기록이 남지 않도록 확실히 하라"며 사내 영상 관리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 의장은 "그들은 시간제 노동자일 뿐 성과로 돈을 받는 게 아니다"라며 노동 강도를 폄하하는 발언을 남겼고, '물 마시기', '화장실 대기' 등 고인의 휴식 시간만을 분초 단위로 정리한 엑셀 파일까지 생성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국회 국정감사를 앞두고 기업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조직적 대응으로 풀이된다.


치밀하게 준비된 'CEO 교체'... 중대재해법 회피용 시나리오 의혹

김 의장은 사건 발생 두 달 뒤인 2020년 12월 한국 법인 대표이사직을 사임했으며, 이듬해에는 의장직까지 내려놓았다. 당시 쿠팡은 '글로벌 경영 전념'을 이유로 내세웠으나, 내부에서는 이미 2018년부터 사법 리스크를 피하기 위한 '대표직 승계 계획'이 수립되어 있었던 정황이 제기됐다.


당시 경영진 간 문자 메시지에는 "해결책은 김범석을 미국 본사 CEO로 임명하고 다른 사람을 대표로 만드는 것"이라는 내용이 담겼으며, 김앤장 법률사무소 출신의 강한승 변호사가 구체적인 후임자로 언급됐다. 실제로 강 변호사가 대표이사로 취임하며 김 의장의 직책상 책임을 대신하게 되었다.


또한 사내 조직도에서 김 의장의 이름을 지우거나 숨기려 했던 시도까지 드러나며, 법적 책임을 피하려는 의도적인 '탈출'이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공정위 조사 전 '이메일 392개 삭제'... 범죄가 된 방어권 행사

조직적인 자료 폐기는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과정에서도 반복된 것으로 보인다. 2019년 LG생활건강이 쿠팡의 갑질 의혹을 제소하자, 쿠팡 측은 공정위의 현장 조사를 전후해 대대적인 파일 삭제를 감행했다.


내부 문서에 따르면, 정보보안팀은 법률팀의 요청에 따라 공정위 조사와 직결된 '가격 매칭 현황' 등 핵심 자료가 담긴 이메일 392개를 일괄 삭제했다. 이 과정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 등 핵심 임원들이 조직적으로 개입한 정황이 포착되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행위가 정당한 방어권을 넘어선 사법 방해 행위에 해당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법조계 "타인 시킨 증거인멸은 유죄... 징역형 선고 가능성 높아"

법률 전문가들은 보도된 내용이 사실로 입증될 경우, 김 의장에게 증거인멸교사죄(형법 제155조 제1항)가 적용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분석한다. 판례는 피고인이 자신의 형사 사건 증거를 직접 인멸하는 것은 처벌하지 않으나, 타인을 교사해 인멸하게 한 경우에는 엄격히 처벌한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3. 2. 17. 선고 2021고단249 판결).


노동자 사망과 관련해서는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및 업무상과실치사죄가 성립할 수 있다. 분초 단위로 근로자를 감시하며 노동 강도를 조절한 정황은 안전보건조치 의무 위반의 근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울산지방법원 2021. 1. 14. 선고 2020고단3089 판결). 또한, 대표이사직 사임에도 불구하고 김 의장이 실질적으로 사업을 지배·운영해왔다면 중대재해처벌법상의 경영책임자로서 책임을 완전히 면하기 어려울 수 있다.


양형 기준에 따르면 조직적이고 반복적인 증거 인멸은 가중 처벌 대상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직원들에게 범죄를 교사하고 사법 정의를 훼손한 점이 인정된다면, 가중영역인 징역 1년 6개월에서 3년 내외의 실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서울서부지방법원 2024. 2. 14. 선고 2023고합74 판결).


쿠팡 측 “조직적 은폐 의혹 사실무근… 전직 임원의 일방적 주장”

이 같은 의혹에 대해 쿠팡은 지난 17일 국회 청문회 답변을 통해 전면 부인했다. 해럴드 로저스 쿠팡 임시 대표는 “은폐 지시 및 증거 인멸 의혹은 과거 심각한 비위 행위로 해고된 임원의 일방적이고 허위인 주장”이라며 제보의 신뢰성에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또한 쿠팡 측은 “당사는 강력한 법률 준수(컴플라이언스) 정책을 운영하고 있으며, 모든 데이터와 사내 기록은 글로벌 기준에 따라 적법하게 관리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번 사태와 관련해 규제 기관의 조사에 성실히 협조하고 있으며, 확인되는 피해에 대해서는 실효성 있는 보상안을 마련해 책임을 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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