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질신문 거부' 변호사들도 엇갈린 답변, 진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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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질신문 거부' 변호사들도 엇갈린 답변, 진실은?

2026. 05. 07 11:17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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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침입 혐의, 증거 없을 때 당신이 알아야 할 모든 것

증거 없는 주거 침입 사건에서 경찰의 대질 신문 통보 시 피의자가 거부할 수 있는 지에 대해 의견은 엇갈리나, 법적 강제 근거는 없다. / AI 생성 이미지

"현관에 발을 들였다"와 "문 앞에 서 있었다"는 주장만 남은 주거침입 사건. CCTV도 목격자도 없는 상황에서 경찰은 '대질신문'을 통보했다.


고소인은 변호사와 함께 온다는데, 홀로 맞서야 하는 피고소인의 머릿속은 복잡하다. 이 조사를 거부할 수 있을까?


놀랍게도 법률 전문가들마저 '거부 가능'과 '의무 협조'로 의견이 나뉘었다. 엇갈린 조언 속에 피의자가 알아야 할 법적 진실과 최선의 대응책을 짚어본다.


증거 없는 진실게임, "마주 앉으라"는 경찰


주거침입 혐의로 조사를 받게 된 A씨의 상황은 간단치 않다. 고소인은 "A씨가 현관 안으로 발을 들였고, 나가라는 요구에 즉각 응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반면 A씨는 "현관문 앞에서 언쟁만 했을 뿐, 침입한 사실이 없고 바로 자리를 떴다"고 항변한다.


목격자나 CCTV 같은 객관적 증거가 전무해, 수사기관은 진술의 신빙성을 확인하기 위해 두 사람을 마주 앉히는 '대질신문'을 결정했다.


A씨의 진짜 고민은 상대방이 변호사와 동행한다는 사실이다. 법적 지식이 없는 자신이 홀로 대응하다가 불리한 상황에 놓일까 두렵다.


이 숨 막히는 대면 조사를 피할 방법은 없는지, A씨는 간절한 마음으로 변호사들에게 자문을 구했다.


'변호사 동석'은 OK, 그러나 '대질 거부권'엔 의견 충돌


우선, 고소인만 변호사와 함께 출석하는 것이 가능한지에 대해서는 모든 변호사가 이견 없이 "가능하다"고 답했다.


법무법인 알파의 전재영 변호사는 "고소인만 변호사와 함께 조사에 참여하시는 것도 가능합니다"라며 "피고소인측에서 고소인이 변호사와 함께 조사받는것을 거부할 권한은 없습니다"라고 명확히 했다. 한쪽만 변호인의 조력을 받는 것은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핵심 쟁점인 '대질신문 거부 가능 여부'에 이르자, 전문가들의 의견은 둘로 갈렸다. 한쪽에서는 수사 협조 의무를, 다른 쪽에서는 피의자의 권리를 내세우며 팽팽하게 맞섰다.


"거부 불가" vs "거부 가능", 엇갈리는 전문가 조언


먼저 '협조 의무'를 강조하는 측은 대질신문이 수사기관의 적법한 절차임을 강조했다. 김경태 변호사는 "대질신문은 수사기관의 적법한 절차이므로 피고소인이 임의로 거부할 수는 없습니다"라고 단언했다.


한진철 변호사 역시 "양측 진술이 엇갈려 대질이 필요한 상황으로 보이므로 특별한 사정 없으면 피고소인도 대질조사에 협조하여야 합니다"라고 했다.


반면, 피의자의 '거부할 권리'를 인정한 변호사들의 입장도 명확했다. 서아람 변호사는 "대질신문은 둘 중 누구라도 거부할 수 있고, 그 경우 따로따로 조사가 진행됩니다"라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동인의 이철호 변호사 또한 대질조사에 반드시 응할 의무는 없다고 전제하며 "혐의를 받는 사람은 진술을 거부할 권리가 있을 뿐, 자신의 결백을 밝힐 의무는 없기 때문입니다"라고 그 근거를 덧붙였다.


법 조항과 판례가 말하는 '진짜 현실'


법률가들의 의견이 엇갈리는 이 상황을 법은 어떻게 규정하고 있을까? 현행 형사소송법 제245조는 수사기관이 '대질하게 할 수 있다'고 정한다.


이는 대질신문이 수사기관의 '재량'일 뿐, 반드시 거쳐야 할 '의무' 절차는 아니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피의자나 고소인에게 대질을 강제할 법적 근거는 없는 셈이다.


실제 판결도 이를 뒷받침한다. 춘천지법 원주지원은 2021년 한 주거침입 사건에서, 피해자가 대질신문을 거부한 상태에서 피해자의 진술 외에는 유죄를 입증할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대질신문 불발 자체가 아닌, 그로 인해 '진술의 신빙성을 담보할 수 없는 상황'이 판결의 중요 근거가 된 것이다.


결국 대질신문에 응할지 여부는 피의자의 전략적 선택에 달렸다.


법무법인 베테랑 윤영석 변호사는 "하지만 대질신문 과정에서 유리한 사실이 드러날 수도 있으니 득실을 잘 따져서 대질신문에 응할지 판단하시는 것이 좋습니다"라고 조언했다.


다만 어떤 선택을 하든, 홀로 경찰 조사를 받는 것은 매우 위험할 수 있다는 점을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지적한다.


서아람 변호사는 "경찰 조사에는 혼자 가시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라며 "강압신문과 유도신문에 의해 굳이 인정할 필요가 없는 본인에게 불리한 부분들까지 다 인정하게 될 위험도 있습니다"라고 강력히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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