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 쓴 거 맞죠?" 경찰 전화에 멘붕…익명으로 쓴 글, 날 어떻게 찾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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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 쓴 거 맞죠?" 경찰 전화에 멘붕…익명으로 쓴 글, 날 어떻게 찾았지?

2025. 11. 04 13:44 작성
박국근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gg.park@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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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들 “플랫폼 협조 없어도 제3자 제보로 신원 특정 가능”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익명 SNS에 올린 글 하나로 사이버 명예훼손 혐의를 받게 된 A씨. 경찰이라고 밝힌 수사관은 A씨의 SNS 아이디를 정확히 언급하며 “이 글을 작성한 게 맞느냐”고 물었다. 익명으로 쓴 글이었기에 A씨는 당혹감을 감출 수 없었다.


경찰은 A씨의 이름과 휴대전화 번호를 추적해 연락했다고 설명했다. A씨는 평소 자신을 알던 제3자가 개인정보를 경찰에 넘긴 것은 아닌지 강한 의심을 품고 있다. A씨는 “SNS 본사에 공문을 보내 회신을 받는 정식 절차를 거친 것 같지 않다”며 “이런 식의 피의자 특정이 가능한 것이냐”고 토로했다.


SNS 본사 협조 없는 신원 특정, 위법 수사 아닌가?

A씨의 가장 큰 의문은 수사 절차의 정당성이다. 해외에 서버를 둔 SNS 사업자의 협조 없이 어떻게 경찰이 자신을 특정할 수 있었냐는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변호사 다수는 "가능하다"고 봤다. 수사기관이 피의자를 특정하는 경로는 다양하기 때문이다.


한장헌 변호사(윈앤파트너스 법률사무소)는 “반드시 본사로 공문을 보내야만 신원을 특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제3자의 진술, 피해자 측이 확보한 증거, 제보자료 등 다양한 경로로 피의자를 특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지영 변호사(법무법인 명륜) 역시 “제3자가 신원정보를 제공했고 이를 통해 경찰이 연락했다면 적법한 수사과정에 해당한다”고 봤다. 즉, 경찰이 국내 통신사에 대한 통신자료 제공요청만으로 신원을 확인했거나, 고소인 또는 참고인이 제출한 자료에 이미 A씨의 신상 정보가 포함돼 있었다면 위법수사로 보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이동규 변호사(법무법인 대한중앙)는 “형사소송법상 위법수집증거 배제 원칙은 영장 없는 강제수사 등에 적용되는 것”이라며 “현재 단계에서 절차 위법성을 문제 삼기보다 혐의 자체에 대한 방어권 행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경찰 조사 눈앞…첫 단추 어떻게 꿰어야 하나

절차적 문제를 다투기 어렵다면, 이제 시선은 피고소인 조사 자체로 향한다. 변호사들은 첫 조사의 중요성을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이 단계의 진술이 사건의 방향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할 일은 ‘고소장 정보공개청구’다. 김태환 변호사(노바 법률사무소)는 “고소장을 살펴봐야 정확한 경위를 알 수 있다”며 “정보공개청구 후 경찰 조사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내가 정확히 어떤 글, 어떤 내용으로 고소당했는지 파악하는 것이 방어의 시작이라는 의미다.


조사에 임하는 태도도 중요하다. 임승빈 변호사(법률사무소 명중)는 “수사관에게 전화로 구체적인 답변을 하는 것은 피하고, 출석해서 진술하겠다고 말해야 한다”며 “사실대로 말하면 되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은 금물”이라고 경고했다. 섣불리 혐의를 인정하거나 감정적으로 대응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경복 변호사(법무법인 클래식)는 “게시글의 작성 경위, 내용의 진실 여부, 공익 목적 유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방어 논리를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즉, 해당 글이 비방할 목적이 없었고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었음을 입증하는 것이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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