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관이 사라졌다”…통매음 고소 후 ‘유령’된 담당자, 해결책은?
“수사관이 사라졌다”…통매음 고소 후 ‘유령’된 담당자, 해결책은?
통신매체이용음란죄로 대량 고소당한 피의자, 한 달째 담당 수사관과 연락 두절 호소…법률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실질적인 연락 방법과 법적 대응 전략

통매음 혐의로 고소당한 A씨가 사건을 맡은 담당 수사관에게 며칠 째 전화를 걸었지만, 연락이 되지 않아 애를 태우고 있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경찰 조사를 받은 지 한 달, 내 사건을 맡은 수사관은 전화를 받지 않는다. 형사사법포털에도 감감무소식인 내 사건, 어떻게 진행 상황을 확인할 수 있을까?
통신매체이용음란죄(통매음) 혐의로 대량 고소를 당해 한 달 전 경찰 조사를 마친 A씨. 그는 요즘 타는 속을 애써 진정시키며 매일같이 스마트폰 통화 기록만 뒤적이고 있다.
자신의 사건을 맡은 담당 수사관에게 며칠째 전화를 걸었지만, 수화기 너머에선 아무런 응답이 없기 때문이다. 형사사법포털(KICS)에도 사건이 등록되지 않아 A씨의 불안감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수사관님, 어디 계세요?"…답 없는 전화에 애타는 피의자
A씨처럼 수사관과 연락이 닿지 않아 발을 동동 구르는 이들을 위해 법률 전문가들은 다양한 해법을 제시했다. 가장 먼저 시도할 수 있는 것은 담당 수사관의 개인 휴대전화만 고집하지 않는 것이다.
법무법인 신의 박지영 변호사는 "해당 수사관이 휴무(비번)여서 연락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며 "해당 부서 및 담당 수사관의 업무폰으로 지속적인 연락을 취해보라"고 조언했다. 경찰관의 교대 근무 특성을 고려한 현실적인 제안이다.
만약 부서 전화마저 받지 않는다면, 경찰서 내 다른 창구를 활용해야 한다. 법무법인 선승 안영림 변호사는 "해당 경찰서 수사지원팀에 전화하여 담당 수사관이 누구인지 정확히 확인하고 언제 출근하는지 문의한 뒤 직통 번호를 알아내 다시 통화를 시도해보라"고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했다.
법률사무소 조이의 윤관열 변호사 역시 "경찰서 대표전화로 연락해 'OO 사건 담당 수사관과 연락이 닿지 않는데 확인이 가능하겠는가?'라고 요청하면 부재나 출장 여부 등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날 조사한 경찰관은 누구?"…'촉탁 조사'의 함정
전문가들은 A씨가 간과했을지 모를 중요한 지점을 짚었다. 바로 A씨를 직접 조사한 경찰관이 사건의 진짜 담당자가 아닐 수 있다는 사실이다. A씨는 거주지가 멀어 자신의 지역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았는데, 이는 '촉탁 조사'일 가능성이 높다.
촉탁 조사란 사건을 담당하는 원(原) 관할 경찰서가 다른 지역에 사는 피의자나 참고인의 조사를 그 지역 경찰서에 위탁하는 절차다. 이 경우 조사를 진행한 지역 경찰관은 사건의 구체적인 내용이나 진행 상황을 알지 못한다.
안영림 변호사는 "A씨의 거주지 관할 수사관은 촉탁 조사만 의뢰받은 상황이므로 그 수사관에게 물어봐도 답변을 들을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법률사무소 유(唯)의 박성현 변호사도 "사건 담당 수사관에게 확인해보는 것이 정확하다"고 강조했다. 결국 A씨는 자신을 고소한 사건이 접수된 원 관할 경찰서가 어디인지부터 파악하고, 그곳의 담당자와 접촉해야 하는 셈이다.
연락 두절 길어지면 '수사관 교체' 카드도
모든 방법을 동원해도 기약 없이 연락이 두절된 상태가 이어진다면 최후의 수단을 고려해볼 수 있다. 바로 '담당 수사관 교체 요청'이다.
윤관열 변호사는 "장기간 연락이 닿지 않거나 사건 진행이 지연되는 경우, 경찰서 민원실에 정식으로 '담당 수사관 변경 요청'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사건 진행 상황을 아는 것이 피의자의 정당한 권리라는 점에 근거한다.
실제로 '경찰수사규칙' 제11조는 사법경찰관이 수사 진행 상황을 사건 관계인에게 적절히 통지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막연히 기다리기보다 경찰서 민원실이나 청문감사관실, 혹은 경찰청 민원콜센터(182)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고 상황을 파악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다수의 변호사들은 통매음 대량 고소 사건의 경우 법리적으로 다툴 부분이 많아 무혐의나 기소유예 처분도 가능하다며, 초기 단계부터 변호인의 조력을 받아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수사관과의 '숨바꼭질'에 지쳐 시간을 허비하기보다, 정확한 소통 창구를 찾고 법적 전략을 세우는 것이 현명한 해결책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