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원 훔친 취준생의 눈물…'상습절도' 꼬리표에 공무원 꿈 '흔들'
만원 훔친 취준생의 눈물…'상습절도' 꼬리표에 공무원 꿈 '흔들'
세 번의 좀도둑질, 1만1천원에 발목 잡힌 공무원의 꿈... 법조계 "기소유예만이 살 길"

공무원 시험 준비생이 1만1천원 상당의 물품을 상습 절도해 입건될 위기에 처했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단돈 1만1천원 훔친 취준생, '상습절도' 혐의로 공무원 꿈 좌절 위기
경찰의 전화 한 통에 공무원 수험생 A씨의 세상이 무너져 내렸다. 대형 생활용품점에서 세 차례 물건을 훔친 사실이 드러나면서, 단돈 1만1천원 때문에 그토록 바라던 공무원의 꿈이 송두리째 흔들릴 위기에 처했다. 무심코 저지른 좀도둑질이 '상습절도'라는 무거운 법적 굴레로 돌아온 것이다.
5천원으로 시작된 악몽, 꼬리 잡힌 세 번의 손버릇
사건의 시작은 지난 10일, A씨가 한 생활용품점에서 5천원짜리 물품을 훔치면서부터였다. 며칠 뒤 경찰 연락을 받고 조사에 임한 A씨는 잘못을 순순히 인정했다. 경찰은 점장이 합의 의사를 밝혔고 사안이 경미해 즉결심판으로 처리될 수 있다며 그를 안심시켰다.
하지만 경찰 조사는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경찰이 점장과 통화하는 사이, 나흘 뒤인 14일에도 물건을 훔친 사실이 추가로 접수된 것이다. 스스로 행적을 되짚어본 A씨는 17일에도 같은 가게에서 절도를 저지른 사실을 기억해냈고, 이를 모두 털어놨다. 일주일 사이 세 차례, 총 피해액은 1만1천원이었다. A씨는 "정말 왜 그랬을까 후회만 된다. 전과가 남을까 무섭다"며 참담한 심경을 토로했다.
단순 절도 vs 상습 절도, 운명을 가를 검찰의 시선
A씨를 가장 두렵게 하는 것은 '상습절도' 혐의다. 형법 제332조는 상습적으로 절도를 저지른 경우, 기본 형량의 2분의 1까지 가중 처벌하도록 규정한다. 법조계에서는 통상 단기간에 3회 이상 반복된 범죄에 대해 상습성을 인정하는 경향이 짙다.
법무법인 대한중앙의 조기현 변호사는 "단기간에 동일 업체에서 3회 절도를 범했으므로 상습절도 혐의가 적용될 가능성이 높은 사안"이라고 분석했다. 비록 피해액은 소액이지만, 짧은 기간 반복된 범행은 '절도 습벽(버릇)'의 발현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단순 절도라면 즉결심판이나 가벼운 벌금형으로 끝날 수 있지만, 상습성이 인정되면 정식 기소되어 재판을 받을 가능성이 커진다.
기소유예가 유일한 길
절망적인 상황이지만 법률 전문가들은 아직 길이 있다고 조언한다. 해법의 첫 단추는 피해자인 점장과의 '합의'다. 절도죄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아도 수사가 진행되지만,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과 피해자의 용서는 검찰의 처분이나 법원의 양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김경태 법률사무소의 김경태 변호사는 "점장님과의 원만한 합의가 최우선 과제"라며 "진심 어린 사과와 함께 구체적인 반성문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변호사들이 제시하는 최상의 시나리오는 '기소유예' 처분이다. 기소유예는 혐의는 인정되지만 여러 사정을 참작해 검사가 재판에 넘기지 않는 결정으로, 전과 기록이 남지 않는다. 이를 위해선 피해자와의 합의서, 진심이 담긴 반성문, 재발 방지 노력 등을 담은 의견서를 제출하며 선처를 호소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공무원 시험 이대로 끝인가, 전과 기록의 무게
A씨가 이토록 전과를 두려워하는 이유는 공무원의 꿈 때문이다. 국가공무원법은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을 경우 공무원으로 임용될 수 없다고 규정한다. 벌금형 자체는 결격 사유가 아니지만, 면접 과정에서 범죄 이력 조회가 이루어질 경우 치명적인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절도와 같은 범죄는 공직자가 갖춰야 할 도덕성과 신뢰성에 큰 흠결이 된다.
라미 법률사무소의 이희범 변호사는 "공무원을 생각 중이라면 지금부터 변호인의 조력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순간의 잘못된 선택이 인생의 목표를 가로막는 덫이 된 상황. A씨가 법이 허용하는 최대한의 선처를 받아 다시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있을지는 그의 진심 어린 반성과 적극적인 법적 대응에 달리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