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산 더 내놔" 아파트 현관 앞 50cm 흉기 매복… 누나는 왜 그를 용서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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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산 더 내놔" 아파트 현관 앞 50cm 흉기 매복… 누나는 왜 그를 용서했나

2025. 12. 01 12:48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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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산 배분 불만 품고 살인 예비

법원, 징역형 집행유예 선고 "죽여버리겠다" 협박 뒤 흉기 소지해 잠복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상속받은 유산을 더 나눠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50cm 길이의 흉기를 들고 친누나를 찾아가 살해하려 한 50대 남성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흉기를 소지하고 구체적인 범행 계획을 세운 중범죄임에도 법원이 그를 사회로 돌려보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돈 안 주면 죽인다"…청테이프 감고 정글도 든 동생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법 형사9단독 정제민 판사는 살인예비 및 폭력행위처벌법상 우범자 흉기 휴대 등 혐의로 기소된 A(52)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에게 보호관찰을 받을 것도 함께 명령했다.


사건의 발단은 2017년 부친의 사망 이후 이뤄진 상속 과정에서 시작됐다. 4남매 중 막내인 A씨는 당시 다른 형제들과 법정 상속분에 따라 토지와 아파트를 균등하게 나눠 받았다. 갈등은 A씨의 아내가 보이스피싱 사기를 당해 가계가 급격히 기울면서 불거졌다.


생계가 막막해진 A씨는 누나 B(63)씨와 매형에게 "과거 상속받은 아파트를 판 대금을 나에게 좀 더 나눠달라"고 요구했다. 이미 법적으로 종결된 상속 문제를 다시 거론하며 금전을 요구하자 B씨는 A씨의 연락을 피하기 시작했다.


대화가 단절되자 A씨의 분노는 극단으로 치달았다. 그는 B씨에게 "죽여버리겠다", "아파트 앞에서 기다리고 있겠다"는 협박성 음성 메시지를 수차례 남겼다. 급기야 지난 8월 18일 오후, A씨는 범행을 실행에 옮기기로 마음먹었다.


A씨는 범행 도구가 미끄러지지 않도록 오른손에 청테이프를 칭칭 감고, 날 길이만 50cm에 달하는 일명 '정글도'를 든 채 B씨가 거주하는 인천의 모 아파트 공동현관 앞으로 향했다. 살기 등등한 모습으로 누나를 기다리던 그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재판부 "살인 예비 죄책 무겁다"면서도 선처…왜?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은 친누나인 피해자를 살해할 목적으로 흉기를 준비하고 잠복해 그 죄책이 결코 가볍지 않다"며 "과거 폭력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실형 대신 집행유예를 선택했다. 정 판사는 "피고인이 범행을 모두 자백하고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있다"면서 "무엇보다 피해자인 누나와 원만히 합의해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어 "생계가 어려운 상황에서 형제자매에게 도움을 청했다가 거절당하자 순간적으로 화가 나 범행에 이른 경위에 다소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다"고 덧붙였다.


'살인예비죄'와 '합의'의 상관관계

이번 판결은 살인예비죄가 적용되었음에도 집행유예가 선고된 전형적인 사례로 꼽힌다. 법률 전문가들은 A씨가 실형을 면할 수 있었던 핵심 요인을 크게 두 가지로 분석한다.


첫째, '실행의 착수' 이전 단계에서의 종료다. A씨는 흉기를 들고 현장에 갔으나(예비), 실제 피해자를 마주치거나 휘두르는 행위(실행 착수)로 나아가기 전에 경찰에 체포됐다. 살인미수가 아닌 '예비' 단계에서 그쳤고, 결과적으로 피해자에게 직접적인 신체적 상해를 입히지 않았다는 점이 감형 요소로 작용했다. 통상적으로 유사 판례에서도 실행 전 자수하거나 체포된 경우, 우발적 범행임이 입증되면 집행유예가 선고되는 경향이 있다.


둘째, '피해자 의사'의 중요성이다. 살인예비죄는 반의사불벌죄(피해자가 원치 않으면 처벌하지 않는 죄)는 아니지만, 양형 단계에서 '피해자와의 합의'는 절대적인 영향력을 미친다. 재판부는 가족 간의 분쟁이라는 특수성과 피해자인 누나가 동생의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점을 들어 사회 내 교화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법조계 관계자는 "합의서에 부제소 특약(향후 민·형사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약속)이 포함된 경우, 이번 판결 확정으로 사건은 사실상 종결된다"며 "신체적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기에 예기치 못한 후유증에 따른 추가 소송 가능성도 희박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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