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인 줄 알았는데 '소송 폭탄'…'하자 없다'던 매도인의 거짓말, 법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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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집인 줄 알았는데 '소송 폭탄'…'하자 없다'던 매도인의 거짓말, 법원은?

2025. 10. 30 15:22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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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 한 달 만에 발견된 심각한 하자, 알고 보니 아파트는 '소송 진행 중'. 매도인의 침묵에 대한 법적 책임을 두고 변호사들의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법원의 판단 기준을 심층 분석했다.

A씨는 '하자 없다'는 매도인 말을 믿고 집을 샀으나 심각한 결함과 소송을 뒤늦게 알게 됐다./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하자 없다'는 말만 믿었는데…'소송 걸린 집' 판 매도인의 책임은?


생애 첫 집의 꿈은 입주 한 달 만에 '악몽'으로 변했다. '하자 전혀 없다'는 매도인의 말만 믿고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지만, 창문마다 눈물처럼 흘러내리는 결로와 축축한 벽지는 거대한 비극의 서막에 불과했다.


믿었던 매도인의 배신…숨겨진 ‘하자 소송’

A씨는 매도인에게 항의했지만 “내가 살 땐 문제없었다”는 무책임한 답변만 돌아왔다. 답답한 마음에 아파트 입주민 커뮤니티와 관리사무소를 수소문하던 A씨는 더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됐다. A씨가 매수한 아파트는 건설사를 상대로 입주민 대다수가 참여한 ‘하자 보수’ 소송이 진행 중이었던 것이다.


1심에서 입주민들이 일부 승소해 세대당 150만~200만 원의 보상금을 받게 됐지만, 정작 A씨에게 집을 판 매도인은 이 소송에 참여하지 않았다. 당연히 A씨는 보상 대상에서 제외됐다.


소송에서 하자로 인정된 부분은 심각했다. 욕실과 발코니의 방수 두께가 기준에 미달했고, 타일은 제대로 붙어있지도 않았다. 창틀 주변은 단열재가 부실하게 채워져 있었고, 방화문마저 불량이었다.


A씨가 입주하며 새로 한 도배와 욕실 공사가 무색하게,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면 대공사가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매도인은 이 모든 사실을 완벽히 숨기고 집을 팔았던 것이다. A씨의 사연은 이제 법의 영역으로 넘어왔다. 과연 법원은 누구의 손을 들어줄까?


A씨의 사연을 들은 변호사들 사이에서도 책임의 화살을 어디로 돌릴지를 두고 치열한 '법리 전쟁'이 벌어졌다.


“집 판 사람에게 받아내라” vs “건설사와 직접 싸워라”…변호사들도 ‘갑론을박’

일부 변호사들은 매도인에게 직접 손해배상을 청구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김우중 변호사(법무법인 선)는 “매수인이 1심 판결문을 근거로 건설사에 직접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면서도 “보상금액(150만~200만 원)을 생각하면 소송비용이 더 클 수 있으니, 건설사와 직접 협상하는 편이 낫다”고 조언했다.


반면, 매도인의 ‘고지의무 위반’을 지적하며 적극적인 소송이 가능하다는 의견도 팽팽히 맞섰다. 이진훈 변호사(법무법인 쉴드)는 “하자 소송이 진행 중이라는 사실은 계약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정보”라며 “이를 숨긴 것은 명백한 정보 은폐이자 신의성실 원칙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심준섭 변호사(법무법인 심) 역시 “매도인의 기망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며 “소송 미참여로 받지 못한 보상금은 물론, 욕실 전체 철거 및 재시공 비용 등 실제 하자보수비용 전체를 청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법정의 저울은 어디로 기울까. 이 사건의 승패를 가를 열쇠는 단순한 '하자'가 아닌, 매도인의 '침묵'에 있다. 바로 계약상 신의를 저버린 행위, ‘고지의무(告知義務) 위반’이다.


법원은 누구 손 들어줄까…핵심 열쇠는 ‘알고도 입 닫았나’

이는 단순히 물건의 흠에 대한 책임을 묻는 ‘하자담보책임(민법 제580조)’과는 결이 다르다. 하자담보책임은 매수인이 몰랐던 하자를 발견했을 때 6개월 안에 책임을 묻는 제도지만, 고지의무 위반은 계약 자체에 영향을 줄 만한 중대한 사실을 ‘알고도 숨긴’ 매도인의 행위에 초점을 맞춘다. 즉, 물건의 흠을 넘어 계약상 신의를 저버린 행위로 보고 더 무거운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비슷한 사건에서 법원의 판단을 엿볼 수 있는 하급심 판례가 있다. 법원은 옥상 누수 사실을 숨기고 건물을 판 매도인에게 “수리를 요하는 하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도 고지하지 않았다”며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바 있다(대구지방법원 2020가단124409). A씨의 경우처럼 하자 소송이 진행 중이라는 사실은 매수인의 의사결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정보다. 따라서 매도인이 이를 알고도 숨겼다면 법적으로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


손해배상, ‘보상금’ 넘어 ‘수리비 전액’까지

그렇다면 A씨는 어디까지 배상받을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매도인이 소송에 참여했다면 받았을 보상금 150만~200만 원은 물론, 이를 훌쩍 뛰어넘는 실제 수리비용까지 청구할 수 있다고 본다. 하자로 인정된 부분을 완벽하게 수리하는 데 드는 비용, 즉 ‘완전한 상태로 만드는 데 필요한 비용’을 손해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A씨의 경우, 욕실 전체를 철거하고 방수 공사부터 다시 하는 비용, 창틀 주변 벽지를 뜯어내고 단열재를 채워 넣는 비용 등이 모두 포함될 수 있다. 다만, 정확한 비용 산정을 위해서는 법원이 지정하는 전문가의 감정이 필요할 수 있다. ‘하자 없다’는 한마디에 평생 모은 돈을 걸었던 A씨. 그의 기나긴 법적 다툼이 어떤 결론을 맺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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