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만 뱉은 사람, 침 뱉고 주먹까지 휘두른 사람…'쌍방폭행'이라 똑같이 처벌된다고?
침만 뱉은 사람, 침 뱉고 주먹까지 휘두른 사람…'쌍방폭행'이라 똑같이 처벌된다고?

운전 중 다른 차 운전자와 시비가 붙은 A씨. 자신은 전혀 주먹을 쓰지 않았는데, 상대방은 쌍방폭행이라고 주장한다. /게티이미지코리아·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운전 중 다른 차 운전자와 시비가 붙은 A씨. 감정이 격해진 때, 상대방이 A씨를 향해 침을 뱉었다. 격분한 A씨 역시 상대방 B씨에게 침을 뱉었는데, B씨는 그대로 A씨를 향해 주먹을 날렸다. 소란에 경찰이 출동했고, 그대로 상황이 끝이났다. 이 과정은 A씨 차량 블랙박스에 고스란히 찍혔다.
A씨는 B씨의 폭행으로 전치 3주 진단을 받았다. 이를 바탕으로 B씨 고소하려는데, B씨는 "어차피 쌍방폭행이고, 똑같이 처벌될 것"이라며 당당하다. 자신은 전혀 주먹을 쓰지 않았는데, 이 경우도 B씨의 말처럼 '쌍방폭행'이 되는 걸까.
A씨의 이야기를 들은 변호사들은 상대방의 말처럼 '쌍방폭행'에 해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똑같이 처벌되는 건 아니라고 말했다. 이유는 A씨가 받은 진단서 때문이다.
'변호사오상민법률사무소'의 오상민 변호사는 "A씨는 '단순폭행'에 해당하고, 상대방은 '상해죄' 등에 해당해 그 혐의와 처벌 정도는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사기관에서 '쌍방폭행'으로 본다면, 변호인의 도움을 받아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을 조언했다.
폭행죄는 다른 사람의 신체를 폭행하면 성립하는 범죄로,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징역이다 (형법 제260조). 이때의 폭행은 '다른 사람에게 육체적⋅정신적 고통을 주는 유형력 행사의 일체'를 말하는데, 이것이 꼭 물리적인 힘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물을 뿌리거나 침을 뱉는 행위 등도 폭행에 해당한다. 이 때문에 A씨 역시 폭행 혐의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하지만 B씨의 행동은 폭행이 아닌 상해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 상해죄는 신체의 완전성을 훼손하거나 생리적 기능에 장애를 초래할 때 성립한다.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이다(형법 제257조).
처벌 수위도 다르지만, 상황도 A씨가 훨씬 유리하다. 폭행의 경우, 반의사불벌죄에 해당해 합의를 하면 처벌되지 않는다. 하지만 상해의 경우, 반의사불벌죄가 아니라 합의를 해도 처벌이 된다. 법률사무소 청향의 정석영 변호사는 "A씨는 합의를 하면 사건 자체를 종결할 수 있지만, 상대방은 합의하더라도 처분 감경만 기대할 수 있을 뿐 사건 자체를 없던 일로 만들 수는 없다"고 말했다.
만약 합의가 안 되더라도, A씨의 처벌은 그리 높지 않을 거라는 게 변호사들의 분석이다. '변호사 김은성 법률사무소'의 김은성 변호사는 "서로 합의하지 않는다면 △B씨가 먼저 얼굴에 침 뱉는 등 폭행을 한 점 △A씨가 이에 대응하며 침을 뱉은 점 △B씨가 다시 주먹으로 때린 점 등을 고려될 것"이라고 다. 이어 김은성 변호사는 "A씨에게는 기소유예나 벌금형, B씨는 그보다 높은 형이 나올 거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