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에서 이직 제안을 받자…회사 내부 자료 1800여건 몰래 저장한 직장인의 최후
경쟁사에서 이직 제안을 받자…회사 내부 자료 1800여건 몰래 저장한 직장인의 최후
개인 컴퓨터에 비공개 내부 자료 내려받아
"대학원 과제 활용하려고 그랬다" 주장했지만
재판부 "유출 정보, 전달됐을 가능성 배제할 수 없다"

경쟁사에서 이직 제안을 받은 뒤, 근무 하던 회사의 내부 자료에 손을 댄 30대에게 1심 재판부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경쟁사에서 이직 제안을 받은 뒤, 근무 중인 회사의 내부 자료에 손을 댄 30대가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19단독 이원중 부장판사는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부정경쟁방지법) 위반 및 형법상 업무상 배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최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사건은 지난해 4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한 회계법인 연구개발(R&D)부서에서 일하던 A씨는 경쟁사인 삼정회계법인으로부터 이직 제안을 받았다. 이후 A씨는 회사의 비공개 내부 자료를 몰래 자신의 컴퓨터에 저장했다. 해당 자료는 4년간 회사 고객 현안을 상담한 자료 1880건과 회사 업무와 관련된 아이디어 등이었다.
A씨는 위와 같은 행동으로 재판을 받게 됐다. 부정경쟁방지법은 부정한 이익을 얻을 목적으로 영업비밀을 제3자에게 누설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제18조 제2항). 또한 형법은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사람이 그 임무를 위배해 재산상 이득을 취하거나, 회사에 손해를 끼쳤을 경우 업무상 배임죄로 처벌한다(제356조).
재판 과정에서 A씨는 "대학원 박사과정 과제 작성에 활용하기 위해 자료를 개인용 PC에 옮겼을 뿐 부정한 이익을 취득할 목적은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또한 문제 된 자료는 삭제했고, 삼정회계법인 측에 넘기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A씨의 업무상 비밀 누설 등 혐의를 유죄로 판단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A씨의 주장에 이해되지 않는 정황이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우선 재판부는 A씨가 회사 내부 조사에서는 '대학원 논문 작성을 위해 자료를 내려받았다'는 점을 언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삼정회계법인으로부터 이직 제의를 받고 수락하는 과정에서 양측이 단기간 내에 연락을 자주 주고받았고, 이때 A씨가 개인 노트북 등에 재직 중인 회사의 내부 자료를 내려받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유출 정보가 다른 곳으로 전달·이동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다만, 해당 자료가 실제 삼정회계법인에 넘어갔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A씨가 피해 회사의 포렌식 요청과 수사기관의 임의제출 요구 등을 모두 거부했기 때문이다. 피해 회사는 A씨를 상대로 '전직 금지 가처분' 신청을 했고, A씨는 내년 5월 31일까지 이직이 금지된 상태다.
한편, A씨는 1심 선고 결과에 불복하며 항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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