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 살인 양민준 신상공개..."우발적 범행 주장 통할까"
층간소음 살인 양민준 신상공개..."우발적 범행 주장 통할까"
관리사무소로 피신한 70대 이웃 끝까지 추격해 범행
"차량 돌진 후 2차 가해, 확정적 고의 입증하는 결정적 정황"

양민준 /연합뉴스
경찰이 층간소음 갈등 끝에 윗집 주민을 살해한 피의자 양민준(47)의 신상정보를 11일 전격 공개했다. 충남경찰청은 이날 신상정보 공개심의위원회를 열고 양 씨의 이름, 나이, 얼굴 사진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신상공개 결정은 피의자가 별도의 이의를 제기하지 않음에 따라 유예기간 없이 당일 집행됐다. 양 씨의 정보는 충남경찰청 홈페이지를 통해 내달 9일까지 게시된다.
심의위원회는 이번 결정의 배경으로 ▲범행 수단의 잔인성 ▲중대한 피해 발생 ▲충분한 증거 확보 ▲공공의 이익 등을 꼽았다. 특히 단순한 이웃 간 다툼을 넘어, 흉기와 차량을 이용해 피해자를 끝까지 추격하여 살해한 범행 과정이 신상공개의 결정적 사유가 된 것으로 보인다.
관리사무소 철문도 막지 못한 '살의'... 차량 돌진해 2차 가해
사건의 전말은 경찰 조사 결과 더욱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지난 4일 오후 2시 30분경, 천안시 서북구의 한 아파트에서 양민준은 층간소음 문제로 위층 거주자인 70대 A씨와 말다툼을 벌이다 흉기를 휘둘렀다.
주목할 점은 1차 범행 직후의 상황이다. 흉기에 찔린 A씨는 급히 아파트 관리사무소로 몸을 피했고, 관리사무소 측은 출입문을 잠가 양 씨의 접근을 차단했다.
그러나 양 씨는 범행을 멈추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승용차를 몰고 관리사무소 입구로 돌진해 잠긴 문을 파괴했다. 이후 차에서 내려 문이 부서진 틈으로 진입, A씨에게 다가가 재차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피해자를 살해하겠다는 명확한 목적 없이는 설명하기 힘든 행동으로, 수사기관이 범행의 잔인성을 높게 판단한 핵심 근거가 되었다.
'우발적 범행' 주장 통할까... 법리적 쟁점은 '고의성' 입증
법률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에서 양 씨가 '우발적 범행'을 주장하더라도 법원에서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분석한다.
형법상 살인죄(제250조)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살인의 고의'가 입증되어야 한다. 대법원 판례는 범행의 동기, 흉기의 사용 방법, 공격 부위와 반복성, 범행 전후의 정황 등을 종합하여 고의성을 판단한다.
양 씨의 경우, 1차 공격 후 도주하는 피해자를 '차량'이라는 위험한 물건을 이용해 추격했다는 점이 핵심이다. 관리사무소 문을 부수고 들어가 확인 사살에 가까운 2차 공격을 감행한 행위는 살인의 '확정적 고의'가 있었음을 보여주는 강력한 증거다. 단순히 화를 참지 못해 우발적으로 흉기를 휘두른 것과는 법적 평가가 완전히 달라지는 대목이다.
층간소음이 면죄부 될 수 없어... 법원 양형 기준 엄격
최근 법원은 층간소음 살인 사건에 대해 엄중한 처벌을 내리는 추세다.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은 층간소음 문제로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피고인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으며(2024고합29), 서울고등법원 역시 고령의 피해자를 살해한 사건에서 징역 17년의 중형을 선고한 바 있다(2023노461).
'중대범죄신상공개법'에 따라 신상이 공개된 양민준은 현재 구속 상태이며, 경찰은 12일 사건을 검찰로 송치할 예정이다. 층간소음이라는 일상적 갈등이 차량 돌진과 살인이라는 극단적 범죄로 이어진 이번 사건에 대해, 사법부가 어떤 판단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