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아들, 부모·형 살해... 조용한 시골마을 뒤흔든 '핏빛 비극'
30대 아들, 부모·형 살해... 조용한 시골마을 뒤흔든 '핏빛 비극'
경찰, '형과의 갈등' 범행 동기 추정
주민들 "교류 없어 몰랐다" 충격

부모와 형 일가족 3명이 살해된 경기 김포 한 주택 앞에 11일 폴리스라인이 쳐져 있다. 경기 김포경찰서는 살인 혐의로 30대 A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11일 밝혔다. A씨는 전날 오전 김포시 한 단독주택에서 60∼70대 부모와 30대 형 등 일가족 3명을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 김포의 한적한 농촌 마을에서 30대 아들이 부모와 형을 흉기로 살해하는 참극이 벌어져 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평온했던 마을을 하루아침에 공포로 물들인 비극의 전말은 지인의 신고 전화 한 통에서 시작됐다.
"집 앞에 핏자국이..." 신고 한 통에 드러난 비극
경기 김포경찰서는 11일, 자신의 60~70대 부모와 30대 형을 흉기로 숨지게 한 혐의(살인)로 A씨를 긴급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의 출동 벨을 울린 것은 피해자 지인의 다급한 목소리였다. "집 앞에 핏자국이 있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이미 숨을 거둔 일가족 3명을 발견했다. 시신은 사후 강직이 진행된 상태로, 범행이 상당 시간 전에 일어났음을 짐작게 했다.
외딴집, 단절된 이웃... 수십 년간 '그림자 가족'
사건이 발생한 단독주택은 마을 이면도로에서 비포장길을 따라 30m가량 들어간 외진 곳에 있었다. 이웃과 담을 맞대고 사는 일반적인 농촌 풍경과 달리, 이들 가족은 수십 년간 '그림자'처럼 지내왔다. 마을 주민들은 A씨의 부모가 오래전부터 이곳에 살았지만, 아들들은 초등학생 시절 이후 거의 본 적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마을 이장은 "해당 가족은 마을회관 행사에도 참여한 적이 없고, 집이 워낙 외진 곳에 있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들의 고립된 삶이 비극의 배경이 된 것 아니냐는 안타까움이 나오는 대목이다.
"며칠 전 함께 산책했는데..." 마지막 평온 깬 갈등의 불씨
끔찍한 사건과 달리,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이들에게선 평온한 모습이 목격됐다. 한 80대 주민은 "A씨 어머니가 인근 식당에서 일하는 모습은 종종 봤다"며 "며칠 전에도 A씨와 어머니가 함께 산책하는 모습을 봤는데 이런 일이 벌어질 줄은 상상도 못 했다"고 말을 잇지 못했다. 이 마지막 평온을 깬 것은 뿌리 깊은 가족 갈등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A씨가 평소 형과 심한 갈등을 겪어왔으며, 이 문제가 참극의 도화선이 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범행 동기를 집중적으로 추궁하고 있다.
혈흔 낭자한 현장... 경찰, 구속영장 신청 방침
경찰은 사건 현장에 폴리스라인을 설치하고 정밀 감식을 벌였다. 침대와 방바닥 곳곳에 남은 혈흔은 당시의 긴박하고 참혹했던 상황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마당에는 가족 소유로 추정되는 차량 3대와 직접 가꾼 듯한 상추, 토마토 텃밭이 남아 있어 평범했던 일상이 한순간에 무너졌음을 보여주며 비극성을 더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시신 부검을 의뢰해 정확한 사인을 규명하는 한편, A씨에 대한 추가 조사를 거쳐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