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라운딩의 악몽, 경찰 신분 암시한 200만 원 합의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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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라운딩의 악몽, 경찰 신분 암시한 200만 원 합의 압박

2026. 03. 19 10:16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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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디 사인 믿고 친 공에 과실치상 고소 협박…법조계 “처벌 가능성 낮아”

생애 첫 골프 라운딩에 나선 초보 골퍼가 캐디 지시에 따라 친 공이 다른 이용객을 맞추는 사고가 발생했다. / AI 생성 이미지

생애 첫 골프 라운딩에 나선 초보 골퍼가 날벼락을 맞았다. 캐디의 지시에 따라 친 공이 다른 홀에 있던 이용객을 맞추는 사고가 발생한 것.


처음엔 괜찮다던 피해자는 며칠 뒤 돌변해 자신의 직업이 경찰임을 암시하며 200만 원의 거액 합의금을 요구하고 나섰다. 법률 전문가들은 “형사처벌 가능성은 낮으며, 과도한 합의금 요구에 응할 의무가 없다”고 입을 모았다.


“괜찮다”더니 돌변…경찰 신분 암시하며 200만원 압박


첫 정규홀 라운딩의 설렘은 악몽으로 바뀌었다. 비기너 골퍼 A씨는 8번 홀에서 캐디의 “쳐도 된다”는 사인을 받고 스윙을 했다. 하지만 공은 예상과 달리 슬라이스가 나면서 시야에 보이지 않던 5번 홀로 날아갔다.


캐디가 다급히 “포어!”라고 외쳤지만, 5번 홀에 있던 B씨가 가슴에 공을 맞고 말았다. 겁에 질린 A씨는 눈물을 쏟으며 사과했고, 현장에 나온 경기과 직원의 중재로 직접 연락처를 교환하는 대신 골프장을 통해 소통하기로 했다.


다음 날, 경기과 직원은 B씨가 골절은 아니며, A씨가 너무 걱정하니 직접 괜찮다고 말해 주고 싶어 한다며 연락처를 건넸다. A씨가 전화를 걸어 거듭 사과하자 B씨는 겨울 점퍼를 입고 있어 멍은 들었지만 괜찮았다고 답했다.


하지만 불과 4일 뒤, B씨는 돌연 입원 후 퇴원했다면서 개인 합의를 보자고 요구했다. 놀란 A씨가 경기과에 문의하자, 경기과 직원은 B씨와 통화 후 그가 개인 합의를 안 해 주면 과실치상으로 형사고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골프장 배상책임보험으로 병원비 40만 원과 위로금 10만 원이 논의되는 와중에 B씨가 A씨 개인에게 요구한 금액은 200만 원이었다. 지인을 통해 B씨가 경찰관이라는 사실까지 알게 된 A씨는 극심한 압박감에 시달리고 있다.


캐디 지시 따른 스윙, ‘과실치상’ 처벌 가능성은?


법률 전문가들은 A씨가 형법 제266조의 과실치상죄로 처벌받을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한다. 골프장 타구 사고에서 형사책임의 핵심은 ‘예견 가능성’과 ‘주의의무 위반’인데, A씨의 경우 이를 위반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형사전문 조승연 변호사는 “사고 당시 캐디의 타구 신호에 따라 샷을 했고, 공이 휘어지는 순간 즉시 '포어'를 외쳐 주의의무를 다했다는 점, 그리고 지형상 피해자가 있는 홀이 보이지 않아 사고를 예견하기 어려웠다는 점은 무죄를 다투거나 과실 비중을 낮출 수 있는 근거가 됩니다”라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명륜 오지영 변호사 역시 “A씨는 캐디의 확인과 타구 지시를 따랐으므로 개인의 과실이 크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오히려 안전관리 책임은 캐디와 골프장 측에 상당 부분 귀속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라고 강조했다.


실제 법원 판례도 물리적으로 볼 수 없는 곳에서 발생한 사고에 대해 경기자의 예견 가능성을 쉽게 인정하지 않는 추세다.


200만 원 합의금, 법적 근거 있나? “응할 의무 없어”


B씨가 요구한 200만 원 합의금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은 ‘과도하다’고 선을 그었다. 법무법인 도모 고준용 변호사는 “상대방의 200만 원 요구는 법적 근거가 희박한 과도한 액수입니다. 골프장 배상책임보험을 통한 정당한 보상 범위를 넘어서는 무리한 합의에 응할 의무는 없습니다”라고 단언했다.


특히 골프장 보험으로 이미 보상 절차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개인에게 추가 합의를 요구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지적이다. 법무법인 명륜 오지영 변호사는 “골프장 보험 처리와 별개로 A씨가 추가 합의금을 지급할 법적 의무는 없습니다”라며 “상대방이 형사고소를 하겠다는 말로 합의금을 압박하는 것은 오히려 공갈에 해당할 수 있는 행위이므로, 위축되실 필요가 없습니다”라고 꼬집었다.


결국, 법적 근거가 부족한 합의 요구에 심리적으로 위축돼 섣불리 응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상대가 경찰관이면? “공정성 위해 다른 경찰서로 이관”


A씨를 가장 불안하게 만드는 것은 상대방 B씨가 경찰관이라는 점이다. 만약 고소가 이뤄지면 B씨가 근무하는 경찰서에서 불공정한 조사를 받게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하지만 이 역시 기우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경찰수사규칙 제10조는 수사의 공정성을 잃을 염려가 있는 경우 사건을 회피하도록 규정한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이동규 변호사는 “상대가 경찰이라도 본인 근무 경찰서에서 직접 수사하는 경우는 거의 없고, 이해충돌 문제로 다른 경찰서로 배당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 부분은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라고 안심시켰다.


법률사무소 파운더스 송미루 변호사 또한 “사건이 접수되더라도 공정성을 위해 인접 경찰서로 이송 신청이 가능하므로 조사의 불이익을 우려하지 않으셔도 됩니다”라고 덧붙였다. 상대방의 신분 때문에 조사의 공정성이 훼손될 가능성은 제도적으로 차단되어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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