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명 단톡방 '사이버 불링', 지켜본 아이들도 처벌될까?
30명 단톡방 '사이버 불링', 지켜본 아이들도 처벌될까?
욕설·사진유포 주도자는 명백한 범죄, 단순 참여자는 '방조' 입증이 관건

사이버 폭력 가해자는 형사 처벌 대상이지만, 침묵으로 동조한 방관자도 학교 폭력 심의에서 책임을 물을 수 있다. / AI 생성 이미지
30명이 모인 단체 채팅방이 한 학생을 향한 욕설, 사진 유포, 폭력 협박이 난무하는 '사이버 지옥'으로 변했다. 피해 학생의 부모는 가해자뿐 아니라 침묵으로 동조한 모두에게 책임을 묻고 싶다고 호소한다.
법의 심판대 위에서 적극적인 가해자와 침묵한 '방관자'의 책임은 어떻게 갈릴까? 법률 전문가들의 자문과 판례를 통해 처벌의 경계와 피해자 구제를 위한 현실적 대응 방안을 심층 분석했다.
욕설·사진유포·폭력협박…'적극 가담자'는 빼도박도 못할 범죄
“지난 토요일 30명 정도 되는 단체톡방에서 한 여자아이에 대한 욕부터 사진 유포 등등… 만나서 폭력을 휘두르겠다는 내용까지 대화가 진행되었습니다.” 한 학부모가 법률 상담 플랫폼에 올린 글은 참담한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대화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욕설을 하거나 사진을 유포하고 폭력을 예고한 학생들의 행위는 명백한 학교폭력이자 형사처벌 대상 범죄라는 데 전문가들의 의견은 일치한다.
김경태 변호사는 “적극적으로 가해 행위에 가담한 학생들(사진 유포, 욕설, 협박 등)은 명백한 처벌 대상이 됩니다”라고 단언했다. 캡틴법률사무소의 박상호 변호사 역시 “단체톡방에서 개인에게 욕을 하거나, 사진을 유포하거나, 폭력을 행사하겠다는 발언을 한 정황 등은 모욕 및 명예훼손,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특수협박미수 등으로 평가될 수 있는 사안입니다”라고 분석했다.
법률 분석에 따르면, 30명이 참여한 단체 카톡방은 판례상 명예훼손이나 모욕죄의 성립 요건인 '공연성'이 명백히 인정되며, 유포된 사진의 내용에 따라서는 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까지 추가될 수 있다.
침묵한 29명, '방관'도 죄가 될까?…엇갈리는 학폭위와 형사처벌
이번 사안의 핵심 쟁점은 가해 행위에 직접 참여하지 않고 대화방에 머물기만 한 '방관자'들의 처벌 가능성이다. 이에 대해 다수 변호사들은 형사처벌은 어렵다는 원칙을 먼저 제시했다.
법무법인 선승의 안영림 변호사는 “단순히 같은 방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방조 혐의가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라고 선을 그었고, 법무법인 이엘의 민경철 변호사 역시 “카톡방에 있었던 것만으로는 처벌할 수 없습니다”라며 형사 범죄 성립의 어려움을 설명했다.
하지만 학교폭력의 영역으로 넘어오면 해석은 달라질 여지가 있다. 학교폭력예방법은 형법보다 방관 행위를 폭넓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최성현 변호사는 “다만, 단순히 채팅방에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는 방조죄가 성립하기 어렵고, 해당 상황을 인지하고도 의도적으로 방관했다는 점이 입증되어야 합니다”라고 설명하며 입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한 권민수 변호사는 더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했다. 그는 단순히 방에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가해자로 인정되기는 어렵지만, ▲적극적으로 동조하거나 가해행위를 부추긴 경우 ▲단순한 가해행위에 호응한 경우 ▲당초 대화방을 만들고 초대할 당시 피해학생을 가해할 의사합치하에 자발적으로 참여한 경우 등에는 책임을 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결국 형사처벌과 별개로, 학교폭력 심의 과정에서는 방관의 구체적인 정황에 따라 책임 유무가 갈릴 수 있다는 의미다.
“엄청난 우울감과 불안감”…피해자 구제를 위한 법적 대응 절차
"피해 학생이 엄청난 우울감과 불안감을 호소하며 다음에 또 일어날 일들을 두려워하고 있습니다”라는 점에서, 가장 시급한 것은 피해 구제와 추가 피해 방지로 지목된다.
법률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증거 확보'가 최우선이라고 강조한다. 날짜, 시간, 참여자 목록이 모두 나오도록 단체 카톡방의 전체 대화 내용을 캡처하고, 유포된 사진 원본을 확보해야 한다.
이후 학교폭력 전담기구나 117 학교폭력 신고센터에 신고할 수 있으며, 사안의 심각성에 따라 경찰에 직접 고소하는 것도 가능하다.
학교폭력예방법 제16조에 따라 피해 학생은 심리상담 및 조언, 치료, 학급 교체 등의 보호조치를 받을 수 있다. 특히 유포된 사진은 같은 법 제16조의4에 근거해 교육부에 삭제 지원을 요청하거나 여성가족부 산하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센터'를 통해 전문적인 삭제 지원을 받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