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앞에서 욕설했는데, 왜 죄가 안 되죠?"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아이 앞에서 욕설했는데, 왜 죄가 안 되죠?"

2026. 04. 10 12:33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학부모 전화 폭언, 형사고소와 민사소송의 갈림길

A씨가 자녀 문제로 다른 학부모에게서 폭언과 협박이 담긴 전화를 받았다. / AI 생성 이미지

"네 아이를 쫓아가겠다"는 살벌한 협박이 전화선을 타고 날아들었다. 수화기 너머, 이 모든 폭언을 가해자의 자녀가 듣고 있는 황당한 상황. 경찰은 '직접 피해'가 없다며 고개를 저었지만, 부모의 속은 타들어 간다.


자녀 문제로 촉발된 학부모 간 갈등이 모욕죄, 협박죄, 그리고 민사소송이라는 복잡한 법의 미로에 들어섰다. 전문가들의 냉철한 진단을 통해 현실적인 해법을 모색해 본다.


"쫓아가겠다" 전화기 너머 울린 경고, 곁에선 아이가 듣고 있었다


학부모 A씨는 최근 자녀 문제로 다른 학부모 B씨와 통화하다가 날벼락 같은 폭언을 들어야 했다. B씨는 A씨와 그 자녀를 향해 차마 입에 담기 힘든 욕설과 인신모독을 퍼부었고, "찾아가겠다", "학교 못 다니게 하겠다"는 협박성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심지어 B씨는 친구를 통해 A씨의 딸에게 "쫓아가겠다"는 말을 전하기까지 했다.


황당한 것은 B씨의 폭언이 이어지는 동안, 바로 옆에서 B씨의 자녀가 모든 상황을 듣고 어머니를 말렸다는 점이다. A씨는 즉시 117 학교폭력 신고센터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아이에게 직접적인 해가 가해지지 않아 형사고소는 어렵다"는 답을 들었다.


하지만 A씨는 민사소송만은 반드시 진행해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이다.


모욕죄의 벽 '공연성', 가족이 들으면 처벌 어렵다?


법률 전문가들은 A씨의 분노에 공감하면서도, B씨를 '모욕죄'로 처벌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모욕죄가 성립하려면 '공연성(公然性)', 즉 불특정 다수가 인식할 수 있는 상태에서 모욕 행위가 이뤄져야 한다. 일대일 전화 통화는 이 요건을 충족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B씨의 자녀가 옆에서 들은 사실은 공연성을 입증할 단서가 될 수 있을까? 다수 변호사들은 고개를 저었다.


법률사무소 오율의 전경석 변호사는 "보통 법원에서는 가족관계 등의 특수관계에 있으면 전파 가능성이 없다고 하여서 공연성을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가족은 비밀을 지킬 가능성이 높다고 보아, 그들이 들은 내용은 외부에 전파될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다만 뉴로이어 법률사무소 김수열 변호사는 "A씨가 폭언을 들었고 이를 말리려 했다는 점에서 제3자로서의 공연성이 인정될 가능성은 있습니다"라면서도 "그러나 이는 구체적인 상황과 증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라고 덧붙여, 가능성은 희박하고 입증이 매우 까다로움을 시사했다.


형사고소의 다른 길 '협박죄', 가장 확실한 무기는 '민사소송'


모욕죄의 문턱이 높다고 해서 모든 길이 막힌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형사적으로는 '협박죄'를, 이와 별개로 '민사소송'을 적극적으로 검토하라고 조언한다.


법무법인 도모 김상훈 변호사는 "상대방의 위협적 발언이 구체적인 해악을 고지한 것으로 해석된다면 협박죄의 성립을 충분히 다퉈 볼 수 있는 사안입니다"라고 강조했다. 단순 욕설이 아닌 '쫓아가겠다'와 같은 구체적인 위협 행위가 공포심을 유발했다는 점을 법적으로 문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가장 현실적이고 강력한 대응책은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다. 법률사무소 한강 고용준 변호사는 "반복된 욕설과 인격 모독, 허위 사실 언급은 위자료 청구로 이어질 가능성이 충분합니다"라고 말했다.


형사 처벌 여부와 관계없이 B씨의 불법행위로 인해 A씨가 입은 정신적 고통을 배상받는 절차다. 이때 승패를 가를 결정적 증거는 바로 '통화 녹취록'이다.


김상훈 변호사는 "현재 가지고 계신 통화 녹취록은 민사 소송에서 매우 강력한 입증 자료가 됩니다"라며, 녹취록이 상대방의 불법 행위를 입증하고 위자료 액수를 정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