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 없는 노래방 성추행, '피해자 진술'만으로 유죄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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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TV 없는 노래방 성추행, '피해자 진술'만으로 유죄 가능할까

2025. 09. 10 09:46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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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뻘인데…' 직장 상사 성추행

CCTV 없어도 처벌 가능할까?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나이 차이며 딸 뻘한테 술 먹이고 노래방 데려간 것 하며 너무 역겨워요." 직장 상사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A씨의 악몽은 평소 알고 지내던 센터장과의 술자리에서 시작됐다.


A씨는 직접적인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도 가해자의 실형 처벌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


평소 술을 잘 마시지 못한다고 수차례 말했지만, 센터장은 계속해서 술을 권했다.


결국 맥주 5캔을 마신 A씨는 판단력이 흐려졌고, 센터장을 따라 노래방에 가게 됐다. A씨의 기억에 따르면, 노래방에 들어간 지 불과 10분 만에 끔찍한 일이 벌어졌다.


"그때 느낀 공포감을 생각하면 진짜… 너무 심란하고 힘들어요."


문제는 사건이 벌어진 노래방 내부에 CCTV가 없어 직접적인 추행 장면이 녹화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A씨는 합의금은 한 푼도 받을 생각이 없다며, 오직 가해자가 법의 심판을 받아 유죄 판결을 받기만을 원하고 있다.


"CCTV 없는데 처벌 정말 불가능한가요?"

직접적인 증거가 없다는 사실에 A씨는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지만, 법률 전문가들은 성범죄 사건의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모두로 법률사무소 한대섭 변호사는 "성범죄 사건은 은밀하게 이루어지는 특성상 직접 증거가 없는 경우가 훨씬 많다"며 "재판부는 여러 간접적인 증거, 즉 정황증거(사건의 주변 사실을 증명해 범죄 사실을 추정하게 하는 증거)들을 통해 유죄를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이 사건에서 가장 중요한 증거는 바로 A씨의 진술이다. 법률사무소 필승의 김준환 변호사는 "강제추행죄는 CCTV 등 객관적인 증거가 없는 경우가 많으므로 피해자의 구체적이고 일관된 진술이 신빙성이 있다면 진술만으로도 처벌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강조했다.


A씨가 가진 '정황증거'는 결코 가볍지 않다.


▲사건 직후 친구와 매니저에게 피해 사실을 알린 점 ▲울면서 패닉 상태로 집에 가지 못하는 모습이 담긴 외부 CCTV 영상 ▲가해자가 30분 동안 1분 간격으로 계속 전화를 건 기록 등이 모두 A씨 진술의 신빙성을 뒷받침하는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


법무법인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는 "이런 정황들을 법원이 종합하여 피해자의 진술 신빙성을 평가한다"며 "특히 피해자가 사건 직후 보인 행동과 일관된 진술은 증거능력이 강하게 인정된다"고 말했다.


"술 취해 기억 안 난다? 감형 사유 안 될 수도"

가해자 측은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주장할 가능성이 높다. A씨는 "남자가 아무리 그래도 맥주 5캔 먹고 인사불성 되진 않잖아요?"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전문가들은 '음주 심신미약' 주장이 법정에서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법률사무소 장우 이재성 변호사는 "가해자가 술에 취해 기억나지 않는다고 주장하더라도, 법원에서는 이를 이유로 책임을 면해주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며 "오히려 범행을 부인하는 태도는 불리한 양형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가해자가 사건 직후 보인 행동은 오히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자백'과 같다는 해석도 나온다. 한대섭 변호사는 "가해자가 '실수한 걸 깨닫고 사과하려고 30분 동안 1분 간격으로 전화했다'고 한 행동은, 본인이 무언가 잘못했음을 명확히 인지하고 있었다는 증거"라고 꼬집었다.


"합의 없는 실형 선고, 피해자에게 불리할까?"

A씨의 가장 큰 목표는 '합의 없는 실형 선고'다. 그는 "합의금 절대 받을 생각 전혀 없다"며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법률 전문가들은 합의를 거부하는 것이 피해자에게 전혀 불리하지 않으며, 오히려 가해자의 처벌 수위를 높이는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김기윤 법률사무소의 김기윤 변호사는 "성범죄 사건에서의 합의는 ‘가해자’ 측이 요청하고 매달려야 할 문제지 피해자가 먼저 언급하거나 받아들여야 할 의무는 전혀 없다"며 "피해자가 강하게 처벌을 원하고 있다는 점은 형량 판단에서 중요하게 고려될 수 있다"고 밝혔다.


법률사무소 정승의 정우승 변호사 역시 "합의 없이는 가해자가 실형 가능성을 더 크게 부담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다만 실형 선고 여부를 단정하기는 이르다.


법무법인 선승 안영림 변호사는 "피해 정도가 중하지 않은 강제추행 사건이라면 합의하지 않더라도 실형은 어려울 수 있다"는 신중한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결국 실형 여부는 가해자의 전과, 범행의 구체적인 내용, 반성 정도, 그리고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등을 재판부가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하게 된다.


결론적으로 A씨의 싸움은 '증거 없음'과의 싸움이 아니다.


자신의 일관된 진술과 그를 뒷받침하는 여러 정황증거의 '신빙성'을 법정에서 인정받기 위한 싸움이다. 그 길은 고되고 외로울 수 있지만, 법은 A씨에게 가해자의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분명한 길을 열어두고 있다.


A씨의 용기 있는 목소리가 법의 저울을 어떻게 움직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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