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수하면 기소유예, 버티면 무죄?” AVMOV 유료 결제자의 운명은
“자수하면 기소유예, 버티면 무죄?” AVMOV 유료 결제자의 운명은
경찰, 불법 성착취물 사이트 'AVMOV' 서버 압수
유료 회원 수사 임박에 법조계 의견 '분분'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경찰의 압수수색 영장이 집으로 날아올까. 성인물 사이트 AVMOV에 유료 결제한 A씨의 평온했던 일상은 공포로 변했다. 그는 자신이 내려받은 영상이 합의된 연출물이라 믿었지만, ‘N번방’ 사건을 수사했던 경기남부경찰청이 서버를 압수했다는 소식에 잠 못 이루고 있다.
A씨처럼 불안에 떠는 이용자들을 향해 변호사들은 극명하게 엇갈린 조언을 내놓고 있다.
“제2의 N번방 되나”…경찰 칼끝, 유료 결제자 정조준
사건의 발단은 경찰이 AVMOV의 핵심 서버를 확보하면서부터다. 법무법인 제이케이 이완석 변호사는 “경찰이 다운로드 기록 61만 5천여 건, 댓글 24만 8천여 건, 유료 회원 결제 내역 전체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는 사이트 이용자들의 활동 내역 대부분이 경찰의 손에 들어갔음을 의미한다.특히 수사기관은 단순 시청자가 아닌, 돈을 지불한 ‘유료 결제자’를 핵심 수사 대상으로 보고 있다.

뉴로이어 법률사무소 최동준 변호사 역시 "디지털 성범죄 수사에서 서버 결제 데이터는 부인하기 어려운 '디지털 지문'과 같으며, 이는 단순 시청을 넘어선 적극적 가담으로 해석될 여지가 크다"고 덧붙였다.
법무법인 정향 김연수 변호사는 “포인트 사용은 단순 호기심이 아닌, 대가를 지불해 불법촬영물을 소비하려는 명백한 고의로 판단된다”며 “‘구매’로 해석돼 혐의 부인이 매우 어렵다”고 지적했다. 법무법인 하신 김정중 변호사 역시 “제2의 n번방 사건이 될 것”이라며 “코인을 통한 유료 결제자들은 빨리 변호인의 조력을 받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지금 당장 자수하라” vs “긁어 부스럼 만들지 마라”
수사망이 좁혀오자 법률 상담 게시판은 불붙었다. 변호사들의 의견은 ‘선제적 자수’와 ‘신중한 관망’으로 첨예하게 갈렸다. ‘자수파’ 변호사들은 처벌 최소화를 위한 최선의 전략이라고 주장한다. 법률사무소 필승 김준환 변호사는 “AVMOV 사건은 언론에서 N번방 사건보다 죄질이 좋지 않다고 보도돼 단순 구매자라도 처벌 수위가 매우 높을 것”이라며 “경찰 연락 전 변호사와 함께 자수해 기소유예 처분을 목표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무법인 리버티 김지진 변호사도 “기소유예를 목표로 사건 대응 하는 것이 실무상 가장 현명하다”며 불안에 떠는 의뢰인들을 적극 돕고 있다고 밝혔다. 자수가 형을 감경받을 수 있는 유리한 정상이라는 판단이다.
반면 ‘관망파’ 변호사들은 섣부른 자수가 오히려 화를 부를 수 있다고 반박한다. 법률사무소 파운더스 이주헌 변호사는 “현재 단계에서 굳이 자수하여 평온한 일상을 깨뜨릴 필요는 없다”며 “수사기관이 모든 결제자를 100% 입건한다고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만약 조사가 시작되면 ‘연출된 영상으로 오인했다’는 논리로 고의성을 부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이동규 변호사는 한발 더 나아가 “사건화될 가능성이 전혀 없는 바 걱정은 완전한 기우”라며 “쓸데없이 겁을 주는 변호사 말은 믿지 않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다”고 단언하기까지 했다.
처벌의 핵심 열쇠, ‘불법 촬영물’ 인지 여부와 ‘고의성’
변호사들의 의견이 갈리는 근본적인 이유는 A씨의 행위가 처벌 대상인지 법리적으로 다툴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성폭력처벌법상 불법촬영물 소지·시청죄가 성립하려면 영상이 ‘촬영 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촬영된 것이어야 하고, 시청자가 그 사실을 ‘알면서도(고의성)’ 봐야 한다. 특히 법원은 '불법 촬영물일 가능성을 인식하고도 다운로드했다면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고 폭넓게 판단하는 추세다.
A씨는 “당사자들이 동의하고 찍은 줄 알았다”고 주장하는 만큼, 영상의 실제 성격과 A씨의 ‘고의’ 여부가 처벌을 가를 핵심 쟁점이 된다. 이완석 변호사는 영상의 종류에 따라 ▲일반 성인물(처벌 규정 없음) ▲불법 촬영물(3년 이하 징역) ▲아동청소년 성착취물(1년 이상 징역)로 처벌 수위가 극명하게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결국 A씨가 다운로드한 영상 3편이 무엇이었느냐에 따라 그의 운명이 결정되는 셈이다.
결론은 하나, “섣불리 움직이지 말고 전문가와 상담부터”
자수와 관망. 양측의 주장이 팽팽하지만, 대부분의 변호사가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원칙이 있다. 바로 ‘섣불리 행동하지 말고 법률 전문가와 먼저 상담하라’는 것이다. 반포 법률사무소 김윤환 변호사는 “만약 수사기관으로부터 연락을 받게 되는 경우에는 당황하여 즉시 답변하지 말고, 먼저 변호사와 충분히 상담을 거쳐 사안에 맞는 대응 방향을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초기 대응이 사건 전체의 결과를 좌우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경찰의 칼날이 목전에 다가온 상황, A씨와 같은 처지에 놓인 수많은 이용자들은 인생을 건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결국 AVMOV 사태는 한 개인의 법적 처벌 문제를 넘어,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우리 사회의 안일한 인식이 어떤 결과를 낳는지 보여주는 서늘한 경고등이다.
